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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중재 안통하나…이스라엘, 헤즈볼라 반발에 레바논 맹폭

연합뉴스입력
헤즈볼라 "굴욕적 항복안"…네타냐후, 군사작전 지속 방침 휴전 좌초 위기…레바논엔 피란민 100만명 넘어 재앙 우려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연기가 피어오르는 레바논 남부 나바티예의 마을[AFP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미국이 중재한 이스라엘과 레바논 정부 간의 휴전 합의안을 레바논 내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거부한 지 하루 만에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를 맹폭하며 군사작전을 확대했다.

헤즈볼라도 이스라엘군을 향해 로켓과 드론 공격을 이어가면서 휴전안이 사실상 좌초 위기에 놓였다는 관측이 나온다.

5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IDF)이 이날 레바논 남부 9개 마을에 강제 대피령을 내린 뒤 대대적인 공습을 감행하면서 최소 6명이 숨지고 수천명의 주민이 또다시 피란길에 올랐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지난 일주일 동안 레바논 내 헤즈볼라 목표물 650곳 이상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이날 공습은 헤즈볼라 수장인 나임 카셈 사무총장이 미국 중재 휴전안을 "레바논의 굴복을 강요하는 굴욕적인 시도이자 사실상의 항복 문서"라며 강력히 거부한 직후 단행됐다.

지난 3일 미국의 중재 하에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합의한 이 휴전안은 헤즈볼라가 먼저 공격을 중단하고 이스라엘-레바논 국경 전선에서 철수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하지만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의 점령지 철수가 동반되지 않는 일방적 조건이라며 배수진을 쳤다.

이란의 지원을 등에 업은 헤즈볼라는 레바논에서 정치적·군사적으로 영향력이 큰 '국가 내 국가'로 여겨진다. 헤즈볼라는 레바논의 정규군이 아니기 때문에 미국이 중재한 협상의 당사자는 아니다.

헤즈볼라와 가까운 나비 베리 레바논 의회 의장 역시 "이번 합의안은 일방적인 조건들로 구성된 함정"이라며 무조건적인 동시 철수만을 지지하겠다고 가세했다.

휴전 이행 합의한 레바논·이스라엘·미국 대표들[AFP=연합뉴스]

전투가 격화하면서 이스라엘군은 지난달 말 장악한 레바논 남부의 보포르를 교두보로 삼아 남부 최대 요충지인 나바티에를 향해 깊숙이 진격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최소 2천500명의 피란민이 머물던 산악 마을 안쿤까지 폭격이 이뤄져 인근 대도시로 향하는 도로가 피랄 차량으로 극심한 정체를 빚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전쟁 발발 이후 레바논 내 피란민은 이미 100만명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헤즈볼라 역시 레바논 남부에서 이스라엘을 겨냥한 로켓, 드론 공격을 이어가 헤즈볼라 대원 125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충돌이 가열되면서 교착 상태에 빠진 미국과 이란 간의 종전 협상도 위기를 맞은 것으로 평가된다.

레바논 사태는 호르무즈 해협,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문제와 함께 종전 협상의 최대 변수로 급부상한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란 전쟁을 끝내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지만, 이란 정부는 이스라엘이 레바논 공격을 멈추지 않으면 모든 종전 협상을 중단하겠다고 압박하고 있다.

조셉 아운 레바논 대통령 역시 "이란은 미국과의 (종전) 협상에서 우리를 협상카드로 사용하고 있다"며 "이는 용납할 수 없다"고 이란 정권을 맹비난했다.

이스라엘 매체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역시 "헤즈볼라가 반대하고 있는 만큼 현재 승인할 합의 자체가 없다"며 내각 승인 절차를 미룬 채 군사 작전을 지속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조셉 아운 레바논 대통령[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ksw08@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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