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애 거절' 10대 인플루언서 총격살해…파키스탄 20대 사형선고

(자카르타=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이슬람 국가인 파키스탄에서 10대 여성 인플루언서에게 계속 구애했다가 거절당하자 총을 쏴 살해한 20대 현지인에게 사형이 선고됐다.
20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법원은 살인 혐의로 기소된 우마르 하야트(22)에게 사형과 함께 벌금 7천200달러(약 1천만원)를 선고했다.
하야트는 지난해 6월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인플루언서인 사나 유사프(사망 당시 17세)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하야트는 유사프에게 구애했지만 계속 거절당하자 그의 집에 찾아가 총을 쏜 것으로 조사됐다.
의대생으로 알려진 유사프는 평소 소셜미디어(SNS) 틱톡에 음식이나 패션 관련 영상을 주로 올렸고, 팔로워 80만명을 보유한 인플루언서였다.
그는 또 파키스탄에서 여전히 금기시되는 주제인 연애나 여성 인권과 관련한 콘텐츠를 SNS에 올리기도 했다.
지난해 유사프의 피살 소식이 알려진 뒤 그가 숨지기 며칠 전 17번째 생일을 맞아 케이크의 촛불을 끄는 SNS 영상에는 수많은 추모 댓글이 달렸다.
또 그의 친구들을 포함한 여성 인권 운동가들은 이슬라마바드에서 가해자 엄벌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 누리꾼은 "이슬람의 명예를 실추했으니 당연한 벌"이라며 피해자를 비난했다.
애초 하야트는 살인을 자백했다가 이후 진술을 번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의 아버지는 선고 공판이 끝난 뒤 법정 밖에서 취재진에 "이번 판결은 피고인과 같은 범죄를 저지르는 모든 이들에게 교훈이 될 것"이라며 "결코 반복돼서는 안 되는 사건"이라고 말했다.
파키스탄은 극도로 보수적인 데다 가부장적 문화가 지배적이어서 여성을 폭행하거나 살해하는 사건이 종종 일어난다.
2021년에도 이슬라마바드에서 고위 외교관의 딸인 20대 여성이 어릴 때부터 친구로 지낸 남성으로부터 끔찍하게 살해됐고, 여성 인권을 존중하라는 시위와 촛불 집회가 전국 대도시에서 일어났다.
이 남성도 청혼했다가 거절당하자 범행을 저질렀으며 이듬해 법정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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