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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레에다 히로카즈 "AI 발전 속 인간성에 대한 질문 던져야"

연합뉴스입력
칸영화제서 '상자 속의 양' 공개…아들 잃은 부부와 휴머노이드 로봇 이야기 8번째 경쟁부문 진출작…국내 개봉 앞두고 내달 4일 내한
칸영화제 경쟁작 '상자 속의 양' 기자회견[EPA=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칸=연합뉴스) 정래원 기자 = "인공지능(AI) 관련 기술의 발전 속에서 우리는 스스로 '무엇이 인간성을 규정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제79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신작 '상자 속의 양'으로 프랑스 칸을 찾은 일본의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17일(현지시간) 열린 기자회견에서 영화의 주제 의식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상자 속의 양'은 어린 아들을 잃은 젊은 부부가 아들의 외형과 똑같이 생기고 아들의 기억까지 이식한 휴머노이드(인간의 외모를 지닌 로봇)를 새 가족으로 삼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고레에다 감독은 죽은 사람의 모습을 되살리기 위한 AI 연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뒤 '상자 속의 양'을 구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에서 AI 기술을 통해 죽은 사람들의 모습을 다시 재현하는 사업이 진행 중이라는 걸 알게 됐다"며 생성형 AI 기술 등을 활용해 망자의 모습이나 목소리를 재현시키는 사례를 언급했다.

이어 "사랑하는 이들을 떠나보낸 사람들이 망자와 소통하고 다시 연결할 수도 있게 된 것"이라며 "죽은 사람의 기억을 산 자들이 조작하는 것에 윤리적·도덕적 문제가 없을까 하는 생각에도 이르게 됐다"고 떠올렸다.

칸영화제 경쟁작 '상자 속의 양' 레드카펫[REUTERS=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영화는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으로 상실을 겪는 이들이 망자의 기억을 심은 휴머노이드와 어느 정도의 깊이로 교감할 수 있을지 질문을 던진다.

또 대안 가족과 휴머노이드를 결합해 관계와 돌봄에 대한 다양한 가능성을 제시한다.

고레에다 감독은 "영화 속 부부는 기술이 아들을 잃은 슬픔을 극복하도록 도와줄 거라고 믿는다"며 "아들의 기억을 심은 휴머노이드는 부부에게 일상으로 돌아갈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다"고 설명했다.

엄마인 오토네 역을 맡은 일본의 대표 배우 아야세 하루카는 "영화 속 오토네는 아들을 잃고 시간이 멈춘 듯이 살고, 감정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며 "하지만 휴머노이드와 감정을 교류하면서 어려움을 극복하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들처럼 생긴 휴머노이드는 사실 진짜 아들이 아니고, 진짜 사람도 아니지만 이런 AI는 우리의 관계에 대해 질문하게 만든다"며 영화의 의미를 소개했다.

영화 '상자 속의 양' 포스터[미디어캐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상자 속의 양'은 고레에다 감독의 8번째 칸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작이다.

고레에다 감독은 2013년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로 칸영화제 심사위원상을 받았고, 2018년에는 '어느 가족'으로 황금종려상을 품에 안았다. '괴물'은 2023년 퀴어종려상과 각본상을 나란히 차지했다.

'상자 속의 양'은 국내에서는 다음 달 10일 개봉한다.

고레에다 감독과 '상자 속의 양'의 아역 배우 구와키 리무는 다음 달 4일 내한해 공식 기자회견을 하고, 5일까지 무대 인사와 관객과의 대화(GV)를 통해 한국 관객들을 만난다.

o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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