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8,000] '이젠 조정 vs 지속 상승'…상반된 지표에 향배 주목(종합)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 코스피가 장중 전인미답의 8,000선에 오르면서 추가 상승을 기대감과 단기 조정 예상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시장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는 투자자예탁금 및 빚투(빚을 내 투자)와 추가 상승을 경계하는 공매도가 동시에 고공 행진으로 우상향을 그리며 역대 최고 수준을 갈아치울 태세다.
15일 금융투자협회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137조4천174억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고였던 지난 7일(136조9천890억원)을 넘어 다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투자자예탁금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 계좌에 맡겨 둔 돈이다. 대개 증시가 상승 국면일 때 증가하는데 증시 상승을 기대하는 자금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3월 초 130조원을 넘어선 이후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의 여파로 지난달 6일에는 107조4천674억원까지 감소했다.
그러나 이후 점차 회복세를 나타내 두 달여 만인 지난 6일 130조원을 다시 넘어섰다. 코스피가 사상 처음 7,000선을 돌파한 날이었다.
최근에는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투자자예탁금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 6일과 7일에는 전장 대비 각각 약 6조원이 불어나기도 했다.
'빚투' 지표인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같은 날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36조2천677억원으로, 지난달 29일 기록했던 역대 최고치(36조683억원)를 갈아치웠다.
늘어나는 신용 거래에 일부 증권사들이 신용거래융자 신규 거래를 일시 중단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만, 잔고는 계속해서 우상향을 그리고 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린 뒤 갚지 않은 금액으로, 통상 주가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자가 많을수록 늘어난다.
반면, 주식 대차거래 잔고는 지난 14일 182조4천304억원을 기록했다. 사상 처음 180조원을 넘었던 지난 6일(180조6천284억원)을 넘어선 데 이어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 11일 182조9천967억원에 근접하며 상승하고 있다.
대차거래는 주식을 장기 보유하는 기관 투자자 등이 다른 투자자에게 일정한 수수료를 받고 주식을 빌려주는 거래로, 통상 공매도의 선행 지표로 여겨진다.
공매도는 대차거래를 이용해 미리 주식을 빌려 판 뒤 주가가 실제로 하락하면 싼값에 되사서 갚는 거래를 일컫는다.
주가 하락을 기대하는 투자자가 많을수록 공매도는 늘어나는 경향을 보이는데, 공매도 증가는 국내 증시의 하락에 베팅하는 움직임이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다.
이처럼 투자자예탁금 및 신용거래융자 잔고와 공매도의 상반된 두 지표가 나란히 역대 최대 수준으로 추가 상승 기대와 조정에 대한 전망이 공존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는 한국 증시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재평가와 함께 국내 유가증권시장 시총의 45% 안팎을 차지하는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역대급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여전히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고 관측한다.
실제 국내외 증권사에서는 올해 코스피 목표치를 이제 9,000을 넘어 10,000선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조정 전망은 코스피가 1년간 숨 가쁘게 급등하면서 이제 '쉬어가기'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코스피는 1년여 전인 4월 초에는 2,300선 아래까지 내려갔다가 불과 1년여 만에 8,000선을 돌파하는 등 그야말로 가파르게 치솟았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코스피는 8,000선을 터치한 이후 내림세로 전환한 후 6% 이상 수직 낙하했다. 8,000선이었던 코스피는 7,500선마저 내주며 7,493.18로 내려앉았다.
지금까지 보면 공매도가 별 힘을 쓰지 못했다. 그동안에도 투자자예탁금 및 빚투와 함께 대차거래 잔고도 늘어났지만, 상승 지표가 하락 지표를 압도하면서 지수를 지속적으로 끌어올렸다.
그러나 이날 지수 급락에서 보듯이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으로 추가 상승에 대한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해야 하고, 조정시 낙폭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주가 하락시에는 공매도가 힘을 받고 빚투로 인한 반대매매가 낙폭을 키우면서 증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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