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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 홀로서라는 신호"…주독미군 감축 발표에 놀란 유럽

연합뉴스입력
EU 외교수장 "나토 유럽 축 강화 위해 더 노력해야" 노르웨이 총리 "유럽, 자체 안보에 더 책임지는 쪽 향할 것"
지난해 6월 네덜란드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브뤼셀=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미국이 독일 주둔 미군을 감축하기로 했다는 깜짝 결정을 내놓자 유럽 지도자들은 놀라움을 표현하면서도, 이번 일은 유럽이 스스로의 안보를 책임져야 한다는 새로운 신호라는 공통된 인식을 드러냈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4일(현지시간) 아르메니아 예레반에서 개막한 제8차 유럽정치공동체(EPC) 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주독 미군 5천명을 감축할 것이라는 미 국방부의 발표는 "놀라운 일"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이는 동시에 유럽이 "나토의 유럽 축을 실질적으로 강화하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칼라스 대표는 "미군의 유럽 철수 논의는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이번 발표는 뜻밖의 시점에 이뤄졌다"며 "이는 우리가 나토의 유럽 축을 강화하고,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칼라스 대표는 그러면서도 유럽에 주둔하는 미군은 "유럽의 이익뿐 아니라 미국의 이익도 보호하기 위해 이곳에 존재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의 언쟁 직후에 이뤄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번 주독 미군 감축 결정이 메르츠 총리에 대한 복수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머릿속을 들여다볼 수는 없다"면서 그가 직접 설명해야 할 문제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중동 전쟁의 출구 전략이 없으며, 미국 전체가 이란으로부터 굴욕을 당하고 있다는 메르츠 총리의 강도 높은 비판을 접한 직후 주독 미군 5천명 감축과 유럽연합(EU)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인상을 전격 발표한 바 있다.

유럽정치공동체(EPC) 정상회의 참석차 아르메니아 예레반에 모인 유럽 지도자들[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요나스 가르 스퇴르 노르웨이 총리도 회의장에 도착한 직후 주독 미군 감축에 대한 질문에 "과장해서 볼 필요는 없다"면서 "유럽이 자체 안보에 더 큰 책임을 지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스퇴르 총리는 "(감축 미군) 수치가 극적인 것은 아니라고 본다"면서 다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틀 안에서 조화롭게 처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앨리슨 하트 나토 대변인은 "독일 내 미군 병력 배치와 관련해 미국이 내린 결정의 세부 사항을 이해하기 위해 미국과 소통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날 열리는 EPC 정상회의에는 EU 27개국을 비롯해 영국, 노르웨이, 튀르키예 등 총 40여개국 정상이 모여 독일 주둔 미군 감축 문제와 장기화하는 중동 전쟁과 그에 따른 경제적 영향, 우크라이나 전쟁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진다.

이번 회의에는 5년째 러시아에 맞서고 있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참석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캐나다의 마크 카니 총리도 비(非) 유럽국 정상으로는 처음 참여한다.

'유럽연합(EU)+알파(α) 정상회의'로 불리는 EPC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해인 2022년 10월 범유럽 차원의 소통과 협력 강화를 위해 출범했다.

ykhyun1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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