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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in제주] '악성' 준공 후 미분양 2천세대 넘어…제주 건설 경기 한파

연합뉴스입력
제주 한라산 중턱에서 바라본 제주시 도심[연합뉴스 자료사진]

(제주=연합뉴스) 백나용 기자 = 꽁꽁 얼어붙은 제주 건설 경기가 좀처럼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1일 국토교통부 주택통계에 따르면 완공된 아파트 등이 팔리지 않아 빈 채로 남은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지난 2월 말 기준 2천213세대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2천30세대로 2천세대를 돌파한 제주지역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지난 1월 2천102세대를 기록한 데 이어 한 달 새 또다시 111세대(5%)가 증가했다.

준공 전 미분양을 포함한 제주지역 전체 미분양 사례도 지난 2월 기준 2천711세대로 전월(2천606세대)과 비교해 105세대(4%) 늘었다.

지역별 미분양 비율은 제주시·서귀포시 동(洞)지역 36.6%(991세대), 읍면 63.4%(1천720세대)로 읍면지역이 높다.

미분양 주택은 대형 개발 수요가 몰렸던 애월읍과 대정읍, 안덕면과 한경면 4곳에서만 전체의 절반이 넘는 1천536세대가 몰렸다.

미분양 주택은 제주시 애월읍 555세대, 대정읍 543세대, 안덕면 231세대, 한경면 207세대, 조천읍 184세대 등이다.

미분양률이 50% 이상인 아파트 단지 미분양 세대수는 1천708세대로, 분양가는 7억 이상 4개 단지(1천56세대), 5억원 이상∼7억원 미만 5개 단지(339세대), 5억 미만 5개 단지(313세대) 등으로 조사됐다.

파격 할인 중인 제주지역 아파트[촬영 고성식]

실제 지난해 12월 완공된 제주시 애월읍 425세대 규모 아파트 단지는 단 1세대만 분양되면서 미분양 물량이 통째로 공매에 넘어가기도 했다.

이 아파트 단지는 공매에서도 연속 유찰돼 공매가격이 1천억원 넘게 떨어지자 최근 공매를 철회했다.

지난해 준공된 애월읍의 또 다른 아파트 단지는 대규모 미분양으로 '파격 할인 6억원대→4억원대'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할인 판매에 나서기도 했다.

이 같은 부동산 시장 한파 속 4년 새 제주지역 건설공사 수주 실적도 1조6천억원 이상 감소했다. 실적이 크게 악화하면서 건설업체 폐업도 잇따르고 있다.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지역 건설공사 수주 실적은 2022년 2조2천677억원에서 2023년 1조6천306억원, 2024년 1조2천767억원, 지난해 5천904억원으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2022년과 지난해 수주 실적을 비교하면 74%(1조6천773억원)나 감소했다.

건설 수요가 줄면서 최근 3년간(2023∼2025년) 건설업체 237곳(종합건설업 51곳·전문건설업 186곳)이 문을 닫았다.

제주지역 건설업계 관계자는 "몇 년 전부터 침체 신호가 있었지만, 자금 회수와 계약 때문에 공사를 중단시킬 수 없었던 업체들이 결국 준공을 밀어붙였고, 미분양 주택이 쌓이기 시작했다"며 "그 과정에서 건설업체들이 하나둘 부도가 났다. 현재 살아남은 업체들은 소규모 재건축이나 리모델링, 관급공사 수주로 연명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제주도는 장기 경기 불황과 인구 유출, 고금리에 따른 투자 수요 감소, 원자재와 인건비 상승 등으로 건설 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제주도는 준공 후 미분양 세금 감면뿐 아니라 무주택자와 제주 이주자가 미분양 주택을 구입하거나 실거주할 때 세제 감면과 금융 우대, 이사 지원 등 계획을 마련하며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dragon.m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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