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사회

변호사시험 합격발표 앞두고 변협 "감축" vs 로스쿨 "확대"(종합)

연합뉴스입력
변협 "올해 합격자 1천500명 이하 돼야"…로스쿨협 "합격률 80%까지 올려야" 사시 없어지고 로스쿨 단일체제 됐지만 법조인 수 놓고선 실무·학계 시각 차
"묻지마 변호사 대량배출 즉시 중단"(과천=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대한변호사협회 관계자들이 6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앞에서 집회를 열고 '변호사 배출 수 감축'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4.6 kjhpress@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도흔 기자 = 올해 제15회 변호사시험(변시) 합격자 발표를 앞두고 적정 합격자 수를 둘러싼 대한변호사협회(변협)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사이 신경전이 심화되고 있다.

변협은 연간 합격자 수를 1천명 이하로 감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로스쿨협의회는 응시자 대비 합격률을 80%까지 올려야 한다는 반박 입장이다.

실무가 단체인 변협은 6일 법무부 앞에서 변호사 배출 감소를 촉구하는 집회를 연 반면, 양성기관인 로스쿨협의회는 오히려 합격률을 높여 합격자를 늘려달라는 주장을 내놓았다.

사법시험 제도가 없어지고 법조인 양성·배출 경로가 로스쿨 체제로 단일화되면서 변시 합격률과 합격자 수는 시작 때부터 첨예한 주제였다. 출범 당시 '로스쿨 입학정원(2천명)의 75%인 1천500명 이상' 등의 기준을 적용해왔다. 문제는 회차를 거듭할수록 재응시자가 누적돼 합격률이 떨어지면서 발생했다. 또 5년 동안 변시에 5회만 응시할 수 있는 이른바 '오탈자' 제한으로 변시 낭인 문제도 불거졌다.

하지만 현장은 현장대로 변호사 수가 매년 급증하는 데 따른 수임 경쟁 격화 문제를 주장해왔다.

이번 변협과 로스쿨 측의 긴장 고조도 이런 배경에서 비롯된 구조적 문제라는 평가가 나온다.

변협 소속 변호사 400여명은 이날 법무부가 있는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올해 변시 합격자 수를 1천500명 이하로 감축하라고 촉구했다.

김정욱 변협 회장은 "법무부는 법률서비스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해마다 1천700명 이상의 신규 변호사를 배출하고 있다"며 "법률시장의 위기를 도외시한 정부 결정으로 시장 질서는 왜곡되고, 법률서비스의 질은 저하되고 있으며, 사법 불신이 심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변호사 업계의 실상과 인구 구조의 변동, 경제 규모와 인접 자격사 규모 등을 고려해 올해 변호사시험 합격자를 1천500명 이하로 결정할 것을 엄중히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변협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등록 변호사는 3만8천234명으로, 법학전문대학원 도입 17년 만에 4배 급증했다. 반면에 변호사 1인당 월평균 수임 건수는 2008년 약 7건에서 2021년 기준 약 1건으로 급감했다.

변협은 "공급 과잉은 변호사 개인의 생존권뿐만 아니라 법률서비스의 공공성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며 연간 합격자 수를 1천명 이하로 단계적 감축하고 선발 인원을 사전 공고할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반면 전국 25개 로스쿨로 구성된 로스쿨협의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현재의 50%대 합격률은 유능한 인재들을 수차례 재응시로 내몰아 사교육 시장에 의존하게 만드는 기형적 구조를 고착시키고 있다"며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협의회는 낮은 합격률로 인해 다양한 특성화·전문화 과목이 외면당하고 있고, 그 결과 건전한 직업윤리를 가진 법조인을 양성하겠다는 로스쿨 제도의 취지가 몰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변호사시험의 합격자 결정은 '기존 변호사의 기대수익'이 아니라 '모두의 사법접근권 보장' 측면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현재 한국의 인구 1만 명당 변호사 수는 7.2명으로, 미국·영국 등 주요 선진국의 18∼35% 수준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협의회는 "매년 응시자 대비 합격률을 5%포인트씩 단계적으로 상향해 연간 100∼200명의 합격자만 추가로 배출하더라도 누적된 불합격자 적체 현상이 빠르게 해소될 것"이라며 법무부에 단계별 합격률을 상향 조정하는 등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leed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권리침해, 욕설, 특정 대상을 비하하는 내용, 청소년에게 유해한 내용 등을 게시할 경우 운영 정책과 이용 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하여 제재될 수 있습니다.

권리침해, 욕설, 특정 대상을 비하하는 내용, 청소년에게 유해한 내용 등을 게시할 경우 운영 정책과 이용 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하여 제재될 수 있습니다.

인기순|최신순|불타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