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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中기업의 반도체·AI 인재 빼가기 단속 강화

연합뉴스입력
조사국, 2020년 이후 관련 사건 100건 이상 조사…"조용한 기술 전쟁"
중국 - 대만 (PG)[강민지 제작] 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중국 정부의 반도체 자립 가속 움직임 속에서 대만 당국이 중국 기업들의 인재 빼가기 행위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로이터통신의 보도를 종합하면 대만 법무부 산하 조사국은 반도체 및 첨단기술 인재를 빼간 혐의로 중국 본토 기업 11곳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고 최근 발표했다.

대만 당국은 이들 기업이 중국 본토 배경을 숨기고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해 승인 없이 대만에서 사업 운영 거점을 세우는 방식으로 대만인을 불법 채용한 혐의를 받는다고 밝혔다. 수사 인력 185명 이상이 투입돼 49곳을 압수수색하고 90명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대상에는 전자제품 제조업체 '화친 테크놀로지', 보조배터리 제조업체 '앵커 이노베이션', 반도체 및 인쇄회로기판 장비 생산업체 '서킷 패볼로지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이큅먼트', 전력 반도체 제조업체 '양저우 양제 전자기술 유한공사', 반도체 기업 'SG 마이크로' 등이 포함됐다.

이번 수사는 중국의 인재 빼가기 행위에 대한 대만의 지속적인 단속의 일환으로 이뤄졌으며 조사국은 2020년 이후 유사한 사건 100건 이상을 다뤘다고 밝혔다.

조사국은 지난해에는 중국의 파운드리기업 SMIC(중신궈지)가 대만 인력을 빼간 혐의에 대해 수사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 TSMC의 본거지인 대만은 반도체 분야에서 인재의 산실이라고 평가받는다.

대만 반도체 업계는 중국의 반도체 대표주자를 키우는 데도 기여했다. SMIC의 량멍쑹 공동 최고경영자(CEO)와 장상이 전 부회장이 모두 TSMC 출신이다.

캐나다 전략자문 기업인 지오폴리티컬비즈니스의 지정학 문제 전문가인 아비슈르 프라카시는 "이는 미국과 중국 사이의 '시끄러운' 싸움과 비교되는 '조용한' 기술 전쟁"이라며 "미국의 초점이 수출통제나 외국 자본 유치에 맞춰져 있다면 중국은 차세대 AI 혁신을 구현할 인재 같은 요소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대만은 이를 매우 예민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싱크탱크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닉 매로우 아시아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도 "인재 빼가기는 대만에서 오랜 문제였다"라며 "임금 격차와 중국 기업들의 공격적인 채용 전략에 의해 더 광범위한 인재 유출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만은 2021년 중국 본토 기업을 위한 반도체 인력 채용을 금지하고 2022년에는 경제적 산업 스파이 행위로 간주되는 범죄에 대해 더 엄격한 처벌을 도입했다.

다만 인재 유출은 일방향이 아니며 대만에서 중국으로만 인적 자원이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코로나19 이후 공장 운영 차질과 정치적 긴장 고조 속에서 중국 본토를 떠난 대만 엔지니어들도 적지 않았다고 SCMP는 지적했다.

suk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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