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매체, 한국 이산가족 조명 "시간 얼마 안 남아"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한국을 '형제의 나라'로 여기는 튀르키예의 한 국영 매체가 한국 분단과 6·25전쟁에 따른 이산가족 문제를 집중 조명해 눈길을 끈다.
10일(현지시간) 아나돌루 통신에 따르면 이 매체는 최근 3부작 특집기사를 통해 "사랑하는 가족과 헤어진 이들이 재회하지 못한 채 생을 마감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아나돌루는 일제의 한반도 식민통치에서 시작해, 제2차 세계대전 승전국인 미국과 소련의 군정 설치에 따른 남북 분할, 남북한 별도의 정부 수립, 북한의 남침에 따른 한국전쟁 발발과 3년 후 휴전까지 이어지는 굴곡의 현대사를 자세히 소개했다.
이어 "1953년 판문점에서 휴전 협정이 체결됐지만, 엄밀히 말하면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같은 민족인 한국인들 사이에 경계선이 그어졌고, 수백만 명이 가족과 헤어졌다"고 썼다.
전쟁 때 아버지, 오빠와 생이별했던 이차희(85) 할머니는 인터뷰에서 "나는 지구상에서 사라져가는 멸종 위기종"이라며 "짐승도 죽으면 자신이 태어난 곳을 향해 고개를 돌린다고 하는데,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다시 볼 수 없는 고향과 가족을 향한 애끓는 수구초심(首丘初心)의 그리움을 말한 것이다.
작고한 외할아버지가 황해도 출신 이산가족이었던 이규민씨는 이 매체 인터뷰에서 "할아버지가 자기 형을 만나보지 못하고 돌아가셨다"며 이산가족 상봉을 원하는 이들의 평균 연령이 83세라고 설명했다.
재미이산가족상봉추진위원회를 운영하는 이씨는 "70년 만에 다시 가족을 만났다가 이틀, 사흘 만에 헤어지는 것이 일종의 '이중 트라우마'가 될 수 있다는 일부 지적도 있다"며 이산가족 정책에 대한 고민을 드러내기도 했다.
아나돌루는 한국은 물론 한인들이 다수 거주하는 미국에서도 이산가족 상봉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북한에 가족이 있는 한국계 미국인 이산가족을 체계적으로 관리하자는 취지의 법안을 지난해 발의했던 미국 민주당의 수하스 수브라마냠 하원의원은 인터뷰에서 "가족 상봉을 위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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