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법소년 연령' 공론화 어떻게?…"온오프라인 투트랙 의견수렴"

(서울=연합뉴스) 오진송 기자 = 만 14세 미만으로 설정된 형사 미성년자(촉법소년) 연령 기준을 낮추는 문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구하기 위해 정부가 공론화 기구를 만든다.
관계부처와 전문가가 참여하는 오프라인 논의체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시민 의견을 수렴하는 '투트랙 공론장'을 구성할 가능성이 크다.
'두 달 안'에 공론을 모아보라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당장 이달 초 킥오프회의를 연다.

2일 성평등부에 따르면 정부는 촉법소년 연령 하향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공론화위원회 구성에 착수했다.
정부는 우선 성평등부를 주축으로 법무부, 교육부, 보건복지부, 경찰청 등 5개 기관과 전문가가 참여하는 오프라인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하고,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시민 의견을 모으는 '투트랙' 방식을 구상하고 있다.
'두 달'이라는 시간 제약으로 인해 대국민 오프라인 공론장을 운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다만 피상적인 여론조사가 되지 않도록 촉법소년의 개념과 연령 조정의 의의 등을 담은 동영상이나 자료를 공유해 '숙의' 과정을 거치겠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성평등부 관계자는 "전문가나 관계 부처 안에서 논의를 끝내는 것이 아니라 시민의 의견을 담을 수 있는 공론장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민참여단 규모는 예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며 "연령, 성별, 출신 지역, 정치 성향 등 여러 조건을 균형 있게 고려해 선별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촉법소년에 대해 언론 기사 등을 통해 피상적으로 이해하고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촉법소년이 어떤 개념이고 연령 하향에 찬성 또는 반대 이유를 효과적으로 알리는 콘텐츠를 만들어 공유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당사자인 청소년도 참여하게 되느냐는 질문엔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우리나라 형법은 '14세가 되지 아니한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않는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만 14세 미만은 촉법소년으로 분류돼 형사책임을 지지 않고 소년법에 따른 보호처분을 받는다.
그러나 1953년 형법 제정 이후 약 70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소년의 정신적 성숙도가 달라지면서 책임 능력도 변한 점, 소년범죄가 증가하고 죄질도 악화한 점 등을 이유로 촉법소년의 연령 기준을 14세 미만에서 13세 미만으로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진수 법무부 차관은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러한 점 등을 언급하며 "형사미성년자 기준 연령 하향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보고했고, 청소년 정책을 총괄하는 원민경 성평등부 장관은 "상반기에 국민 공론장을 통해 깊이 있는 논의의 장이 열려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 때 출범한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를 언급하며 "성평등부에서 주관해 공론화해보라. 두 달 안에 숙의 토론을 해서 그 결과도 보고 국민 여론도 보고 과학적인 논쟁을 거쳐서 결정하도록 하자"고 말했다.
신고리 공론화위는 신고리 5·6호기 원자력발전소 건설 중단 문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기 위해 2017년 7월 출범해 3개월가량 활동한 위원회다.
위원회는 성별과 연령, 거주지와 공론 주제에 대한 입장 등을 기준으로 최종적으로 시민참여단 471명을 선정했다. 시민참여단이 숙의를 통해 도출한 공론 결과는 높은 대국민 수용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dind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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