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사법 3법 이어 3월에도 중수청·공소청법 '격돌' 전망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박수윤 노선웅 안정훈 기자 = 더불어민주당의 이른바 '사법개혁 3법' 등을 놓고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 대치를 이어가고 있는 여야가 3월 국회에서도 강대강 대립을 계속할 전망이다.
민주당이 검찰 개혁 완수를 위해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설치법 등을 처리한다는 방침인 데다 이재명 대통령이 조작 기소됐다면서 대장동 사건 등에 대한 국정조사도 추진하고 있어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사법·검찰 개혁, 이른바 조작기소 사건 국정조사 모두 이 대통령을 구하려는 사법·민주주의 파괴행위로 보고 있어 강한 반대가 예상된다.
이에 2월 국회 대치로 사실상 중단됐던 대미투자특별법 심사가 3월 국회에서도 유탄을 맞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다만 국민의힘 내에서도 일단 대미투자특별법에 대해선 협조 기류가 감지된다.

◇ 5일부터 3월 임시국회…중수청·공소청법 또다시 '충돌' 예고
3월 국회는 오는 5일부터 약 한 달간 열릴 예정이다.
민주당은 2월 국회 종료(3일)를 앞두고 지난달 말 3월 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했다.
민주당은 이 기간 중수청·공소청 설치법 등을 우선 처리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다른 변수가 없는 한 첫 본회의가 예정된 둘째 주에 이들 법안이 상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12일을 포함해 그 전후로 본회의를 진행하되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를 진행할 경우 2월 국회 때처럼 본회의를 여러 날 잡고 법안을 '살라미'식으로 처리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중수청·공소청 설치법안에 대해 "권력 집중과 형사사법 붕괴를 초래할 누더기 법안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박성훈 수석대변인)고 비판해왔다.
여야의 대치는 민주당의 검찰 조작기소 의혹에 관한 국정조사 추진을 계기로 더욱 격화할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 '윤석열 정권 조작기소 진상규명 및 공소 취소를 위한 국정조사 추진위'는 6·3 지방선거 전에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과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민주당은 이를 위해 조만간 국조 요구서를 국회에 낼 예정이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1일 통화에서 "준비되는 대로 국조 요구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전했다.
민주당은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 관련 법안과 각종 민생 법안 처리에도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금융·자본시장 구조 개혁을 위해 추진 중인 이른바 '주가 누르기 방지법' 처리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자본시장이 정상화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앞으로 주가 누르기 방지법 같은 추가적인 제도개혁이 뒷받침되면 이런 정상화의 흐름도 더 크게 될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원내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행정부 수반이 요청하면 국회는 이를 무겁게 받아들여 처리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민주당 원내 지도부는 상임위원회별 국정과제 관련 법안들을 추린 뒤 정책위원회와의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입법 전략을 수립한다는 계획이다.

◇ TK 행정통합 막판 신경전 계속…대미투자특별법 합의처리 주목
여야는 막바지인 2월 국회 안건을 놓고도 신경전을 계속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 주도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심사가 보류된 대구·경북(TK) 행정통합법 재추진을 놓고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당초 민주당이 추진한 이 법이 '졸속'이라며 주민의 뜻을 묻는 절차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었지만, 원내지도부의 조율 끝에 찬성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최수진 원내대변인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뒤 기자들과 만나 "대구·경북 통합법을 빨리 통과시켜달라"며 "그러면 우리는 전남·광주 통합법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을 향해 "핑계 대지 말고 적극 임해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반면 민주당은 국민의힘 원내와 지방의회 사이 의견이 완전히 정리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확실한 당론을 가져오라고 반박하고 있다.
아울러 국민의힘의 내분으로 초래된 혼란에 대해 대구·경북 주민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하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전날 의총 뒤 기자들에게 "(대구·경북의) 주민, 의회에서 반대 성명문이 나오고 있어서 더 상황을 봐야 한다"며 "국민의힘 내부에서 정리가 안 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여야의 입장차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결국 2월 임시국회에선 본회의에 부의돼 있는 전남·광주 행정통합법만 처리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여야의 막판 합의 가능성 역시 완전히 배제하긴 어렵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충남·대전 행정통합법의 경우 지역의 이견 등이 상당해 추진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에 현재로선 무게가 실려있다.
또 다른 쟁점인 대미투자특별법의 경우 2월 임시국회 종료 뒤 실마리가 풀릴지 주목된다.
'필리버스터 정국' 속에서 법안 심사를 위한 특위가 가동되지 못하고 있지만 일단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대미투자특별법 심사만큼은 국익 차원에서 접근할 수도 있다는 기류가 읽힌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지난 27일 기자간담회에서 대미투자특별법 처리에 협조하지 않을 것이냐는 질문에 "국회 내 여야 간 협의라든지 이런 부분도 국익과 상충 관계 속에서 어떻게 해결해나갈지 심사숙고해나가겠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 특위는 오는 3일 필리버스터 정국이 종료되는 대로 매일 심사에 돌입해 활동 기한(오는 9일) 내 결과물을 도출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위 위원장인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은 연합뉴스에 "(필리버스터가 끝나면) 소위, 소소위를 운영해 거의 매일 심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계획이 현실화한다면 대미투자특별법은 3월 임시국회 초 본회의에서 처리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여야가 중수청·공소청법 등을 놓고 격하게 충돌하면 이 법안 처리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 역시 없지 않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hrse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