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휴전선 인접부대 군단장 대거 교체…'두국가론' 관련성 주목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이정현 기자 = 북한이 휴전선과 맞닿은 최전방 부대의 군단장들을 대거 교체한 것으로 파악됐다.
연합뉴스가 1일 조선중앙TV의 제9차 당대회 기념 열병식 중계 영상을 분석한 결과, 휴전선을 지키는 전방 4개 군단 중 1군단을 제외한 2·4·5군단의 지휘관이 교체된 것으로 확인됐다.
중앙TV는 지난달 25일 밤 진행된 열병식에서 2·4·5군단 종대를 인솔한 지휘관이 각각 주성남·정명남·리정국 중장(별 2개)이라고 소개했다.
작년 10월 노동당 창건 기념 열병식 때 이들 부대를 이끈 지휘관은 각각 려철웅·박광주·최두용 상장(별 3개)이었으나 모두 바뀐 것이다. 최전방 부대 중 1군단장 안영환 중장만 자리를 유지했다.
중앙TV는 열병식을 녹화 중계하면서 이들 부대가 등장하자 "조국의 남부 국경을 억척으로 사수해가는 공화국 무력 일선군 집단들의 출연으로 열병의 주로가 진감하고 있다"면서 "국경너머 가증스러운 흉체를 단칼에 베어버릴 멸적의 의지 서릿발치는 무적의 대오"라고 적대감을 드러냈다.

황해북도 평산에 사령부를 둔 2군단은 2010년 연평도 포격 사건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부대이며, 황해도 해주의 4군단, 강원도 평강의 5군단 역시 남측과 대치하는 최전방 부대다.
북한의 최전방 군단장들이 비슷한 시기에 대거 교체되면서 '적대적 두 국가' 방침과의 관련성이 주목된다.
북한은 비무장지대(DMZ) 내 군사분계선(MDL) 이북 지역에 지뢰를 매설하고 철책선을 설치하는 등의 요새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지휘관 교체를 통해 관련 작업에 긴장을 불어넣고 대비 태세를 재정비하려는 계산일 수 있다.
북한은 9차 당대회에서 "한국과 잇닿아있는 남부국경선을 가급적 빠른 기간내에 요새화하고 경계체계와 화력체계들을 보강할데 대한 당의 군사전략적방침을 책임적으로 관철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우리 군도 북한군 지휘관 교체 배경을 주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군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4·5군단 등 전방 부대 지휘관이 동시에 교체된 점이 매우 이례적"이라며 "국경 경계강화 조치나 물리적 장벽 등 연선 관리와 관련된 변화를 반영한 건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들 부대와 함께 함경남도 함흥의 7군단, 함경북도 경성에 위치한 9군단의 지휘관도 각각 홍철웅 중장(기존 최충길 중장), 지영복 중장(기존 주성남 중장)으로 교체된 것으로 확인됐다.
수도 평양을 방어하는 제91군단장도 기존 최광일 중장에서 박성철 대좌로 바뀌었다.
우크라이나 파병부대를 산하에 둔 '특수작전군'의 지휘관은 리봉춘 중장으로 교체됐다. 작년 10월 열병식 때 지휘관인 전영찬 소장과 비교하면 계급이 높아졌는데, 북러 군사동맹의 중요성을 반영한 조치로 해석된다.
계급이 강등된 사례도 확인됐다.
관저와 금수산태양궁전을 비롯한 수도의 핵심 시설 경호를 책임지는 호위사령관 라철진은 소장(별 1개)으로 소개됐다. 6개월 전 열병식 당시 그는 중장(별 2개)이었다.
라철진의 강등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징계를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보직을 유지했다는 점에서 사안이 무겁지는 않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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