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세계

'밀레이 오매불망' 아르헨 노동법 개정안 시행 눈앞

연합뉴스입력
하원서 일부 수정 통과 후 상원서도 가결 전망…노동계 반발 예상
19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노동법 개정안 반대 시위[부에노스아이레스 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아르헨티나 하원이 의사당 안팎에서의 긴장감 넘치는 논쟁 속에 하비에르 밀레이 행정부에서 바라던 노동법 개정안을 가결했다.

상원을 통과한 뒤 하원에서 일부 수정된 이 법안은 내주 다시 상원 의결을 거쳐 시행 절차를 밟을 전망이다.

아르헨티나 하원은 20일(현지시간) 홈페이지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재석 의원 250명 중 과반 찬성(135명·반대 115명)으로 노동법 개정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전체 하원 의석은 257석이다.

밀레이 대통령과 정부 주도로 추진된 이번 개정안은 근로시간 연장, 해고 규정 완화, 단체교섭 축소 등 고용주 권한을 늘리며 고용 조건을 유연화하는 게 골자다.

'무정부주의적 자유주의'를 표방하며 2023년 12월 취임한 밀레이 대통령은 "전통적 경직성을 깨고 투자와 고용을 회복해야 한다"고 피력하며 개정안 통과 필요성을 역설해 왔다.

반면 아르헨티나 최대 노동계 연합인 전국노동자총연맹(CGT)과 좌파 페론주의(후안 도밍고 페론 전 대통령을 계승한 포퓰리즘 성향 정치 이념) 야당에서는 "투쟁 끝에 쟁취한 노동권을 퇴보시키는 개악"이라며 반발하는 양상이다. 그간 CGT 다수와 페론주의 야당은 긴밀히 연대해 왔다.

실제 전날 아르헨티나 노동계는 하원 본회의에 맞춰 밀레이 집권 후 4번째 총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대중교통 마비, 항공편 수백편 취소, 공공병원 수술 연기, 쓰레기 미수거 등 상황이 보고됐다. 또 부에노스아이레스 도심 한복판에서 물대포를 동원한 경찰과 시위대 간 충돌도 빚어졌다.

페론주의 야당 역시 의회에서의 토론 과정에서 "충격적인 노동자 모독"이라면서 정부와 여당을 성토하는 기조를 이어왔다.

이미 상원을 통과했던 개정안은 하원에서 일부 수정됐다. 근로자의 질병 또는 사고로 인한 병가 기간 중 임금 삭감을 제안한 조항이 삭제됐다고 현지 일간 라나시온은 전했다.

상원은 수정된 개정안에 대해 오는 27일께 본회의에서 의결 여부를 결정할 예정인데, 현지에서는 수정안이 그대로 통과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상원 소위는 이날 새벽 신속 심의를 거쳐 수정안을 의결했다.

밀레이 여당은 지난해 중간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200억 달러(약 29조원 상당) 중앙은행 통화 스와프 라인과 추가 200억 달러 규모 민간기금(펀드) 조성이라는 '원조 패키지' 지원 사격에 힘입어 현지 예상을 엎고 야당에 승리한 바 있다.

이를 계기로 의회 내에서 여당 및 동맹 세력의 영향력이 밀레이 대통령 집권 초반 때보다 대폭 강화된 상태다.

아르헨티나 전국노동자총연맹 지도부 중 한 명인 호르헤 솔라는 현지 방송 '라보스'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전화 인터뷰에서 "노동법 개정안은 위헌 소지가 다분한 만큼 사법부에 판단을 구할 것"이라며, 파업 등 새로운 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walde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권리침해, 욕설, 특정 대상을 비하하는 내용, 청소년에게 유해한 내용 등을 게시할 경우 운영 정책과 이용 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하여 제재될 수 있습니다.

권리침해, 욕설, 특정 대상을 비하하는 내용, 청소년에게 유해한 내용 등을 게시할 경우 운영 정책과 이용 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하여 제재될 수 있습니다.

인기순|최신순|불타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