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살바도르 94세 만학도 화제…"초교 1학년 과정부터"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범죄 유혹을 막기 위한 의무교육 시스템 강화에 나선 중미 엘살바도르에서 94세 만학도가 현지 지역사회에서 화제를 낳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엘살바도르 대통령 엑스(X·옛 트위터)와 교육과학기술부(교육부) 페이스북 게시물 등을 보면 올해 94세의 카탈리나 멘도사 씨는 산타아나에스테 지역에 있는 엘콩고 학교의 대안교육 과정에 정식 등록했다.
그는 초등학교 1학년 수준에 해당하는 반에 들어가 공부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의 딸 테레사 토바르(71) 씨도 같은 학교 8학년(중학교 1∼2학년 수준)에 있어서, 모녀가 함께 만학도로서의 길을 밟게 됐다고 현지 당국은 소개했다.
엘살바도르 교육부는 "우리는 제대로 된 양질의 교육을 받으며 자신을 발전시키고 자신의 삶을 바꾸고자 하는 이들을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재확인한다"라며 "누구에게나 학습을 통해 다음 단계를 위한 기회를 얻는 것은 결코 늦은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현지 주민들은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엘살바도르 교육부에 소개된 멘도사 씨 모녀의 글을 재게시하는 등 큰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관찰된다.
엘살바도르 교육부는 멘도사 씨를 포함한 모든 공립학교 학생에게 학습 용품을 100% 지급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나이브 부켈레(44) 대통령 정부에서 범죄율을 줄이기 위해 도입한 교육 복지 프로그램의 하나다.

카를라 트리게로스(35) 엘살바도르 교육부 장관은 최근 현지 TV인터뷰에서 공립학교 학생들에게 학습용 패키지(16종)를 무상으로 지급하겠다는 방침을 공개했다. 대상자는 엘살바도르 인구(630만명) 약 19%에 해당하는 120만명 규모다.
패키지에는 교복, 신발, 교과서, 학용품을 비롯해 태블릿 또는 랩톱 컴퓨터까지 포함됐다.
트리게로스 장관은 "전자장비 확보를 위해 8억 달러(1조1천600억원 상당)를 투입했다"라고 말했다.
부켈레 대통령은 엑스에 "현 정부는 세계에서 가장 열악한 교육 시스템을 넘겨받았지만, 우리는 이를 기초부터 다 뜯어고치고 있다"라며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인내와 노력으로 세계 최고의 교육 시스템을 만들 것"이라고 적었다.
'쿨한 독재자'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부켈레 대통령은 2019년 대선에서 37세의 나이로 정권을 잡은 뒤 사회 통제 과정에서의 인권침해와 2024년 재선 과정에서의 위헌 논란으로 국제사회의 지적을 받기도 하지만, 만연한 갱단 범죄와 부패 척결을 향한 강한 의지를 보이며 국민적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 5일 현지 일간 라프렌사그라피카는 지난달 여론조사에서 부켈레 대통령 지지율이 91.9%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부켈레 대통령은 하비에르 밀레이(55)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더불어 중남미 정상 중 도널드 트럼프(79) 미 대통령과 친밀도를 유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외교 노선 구사로도 잘 알려져 있다. 지난 5일에는 워싱턴DC에서 열린 국가조찬기도 행사에 깜짝 참석해 미국 정부의 환대를 받기도 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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