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총선서 보수성향 여당, 제1당 전망…아누틴 총리 연임 가능성
하원 500석 중 품짜이타이당, 200석 가까이 확보 예상
진보 국민당은 100석대 부진…개헌추진 국민투표 찬성 65%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8일(현지시간) 열린 태국 총선에서 아누틴 찬위라꾼(60) 총리가 이끄는 보수 성향 품짜이타이당이 '제1당'이 될 것로 예상되면서 아누틴 총리의 연임 가능성이 커졌다.
현지 방송 타이PBS에 따르면 이날 오후 10시 50분 기준으로 개표가 52.6% 진행된 가운데 비공식 집계 결과 품짜이타이당이 하원 500석 중 196석(39.2%)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품짜이타이당은 당초 여론조사에서 진보 국민당과 선두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다툴 것으로 점쳐졌으나, 뚜껑을 연 결과 예상 의석 108석(21.6%)에 그쳐 부진한 국민당을 큰 차이로 누르고 있다.
게다가 이번 총선에서 품짜이타이당과 손잡은 끌라탐당도 예상 의석이 59석(11.8%)에 달해 4위에 오를 것으로 관측됐다.
이에 따라 두 당이 힘을 합하면 255석으로 과반인 251석을 넘겨 아누틴 총리가 하원의 총리 투표에서 당선될 가능성이 크다.
품짜이타이당은 지난해 태국-캄보디아 국경지대 교전 사태 이후 태국에서 커진 민족주의·친(親) 군부 보수 여론에 힘입어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또 앞선 2023년 총선 이후 2년여 동안 총리가 3번 교체되는 정치적 혼란 와중에 경제까지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안정을 바라는 표심도 품짜이타이당 쪽으로 향한 것으로 보인다.
태국 재무부에 따르면 태국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이웃 베트남(8.02%)의 거의 4분의 1 수준인 2.2%에 그친 것으로 추산된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당을 갈아탄 현역 의원이 최소 91명에 달한 가운데 품짜이타이당과 끌라탐당은 이 중 64명, 21명을 각각 끌어들여 미리 유리한 입지를 다지기도 했다.
반면 국민당은 전신인 전진당(MFP)이 이전 2023년 총선에서 1당을 차지하고도 보수 세력의 비토에 밀려 집권에 실패했던 경험이 이번에도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에 발목을 잡혔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탁신 친나왓 전 총리 가문의 포퓰리즘 정당인 프아타이당은 80석(16.0%)을 얻어 3위가 될 것으로 예측됐다.
탁신 전 총리 계열의 정당은 2001년부터 2019년까지 5차례 총선에서 1당을 내주지 않고 연전연승하면서 태국 현대사상 가장 선거에 강한 정당으로 꼽혔다.
그러나 2023년 총선에서 전진당에 밀려 2위로 내려앉은 데 이어 이번에는 3위까지 후퇴하면서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다.
이 밖에 아피싯 웨차치와 전 총리(2008∼2011년 재임)가 이끄는 민주당은 예상 의석 20석으로 5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공식 선거 결과는 늦어도 4월 9일까지 발표되며, 이후 보름 안에 새 의회가 소집돼 하원 의석의 과반을 얻은 후보를 총리로 선출한다.
한편 함께 실시된 개헌 추진 찬반 국민투표에서는 찬성이 65.19%로 반대(34.81%)를 압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투표 결과 찬성이 과반을 얻으면 의회는 헌법안 작성 과정의 틀과 원칙을 정하고 이에 대한 2차 찬반 국민투표를 다시 거친다.
이 2차 국민투표도 통과하면 새 헌법안이 마련되고 이를 승인하는 최종 3차 국민투표를 거쳐 개헌하게 되는데, 이 과정이 최소 2년 이상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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