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루가 자문위원들 '어렵다' 생각…롯데월드는 "방류 포기 안해"(종합)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자문위원들은 국내 대표적 동물권 논란인 벨루가(흰고래) '벨라' 방류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을 공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월드 측은 전문가들이 파악한 난점과 별개로 방류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18일 연합뉴스가 접촉한 아쿠아리움 방류기술위원회 외부위원 4명 중 적어도 3명이 지난해 마지막이었던 11월 회의를 거친 뒤 이 같은 결론에 이른 것으로 확인됐다.
다음 회의가 열리면 방류를 재검토하는 안도 논의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위원회 총 정원은 해양수산부 관계자와 수의사를 포함한 6명으로, 지난 회의도 화상으로 참여한 1명 등 6명으로 진행됐다.
2020년 전문가와 시민단체 등이 모여 발족한 위원회는 그간 벨라를 고향인 러시아 북극해로 돌려보내거나 해외 '바다쉼터(Sanctuary)'로 이송하는 방안을 논의해왔다. 하지만 위원들에 따르면 모든 선택지가 현실적 벽에 부딪힌 상황이다.
논의 초반 최우선 순위였던 러시아 이송은 전쟁 등 국제 정세와 러시아 측 비협조로 현실화가 어려워졌다. 러시아 지원 없이는 장거리 이송 시 발생하는 쇼크사 등 돌발상황을 막을 방법이 없다고 한다.
방향을 바꿔 물색한 해외 쉼터 역시 마땅한 곳이 없는 상태다. 아이슬란드 쉼터가 현지 여건 문제로 6년 넘게 결론이 나지 않는 가운데 대안으로 떠올랐던 캐나다 쉼터는 '소음 문제'가 새로 지적됐다.
해양 생태 전문가인 한 위원은 최근 회의에서 "범고래들도 그곳을 간다는데, 격리해도 (초음파) 신호가 들려 벨라에게 굉장한 스트레스"라며 "고민해봤지만, 여건상 그대로 있는 게 좋다고 본다"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고 한다. 게다가 이 쉼터는 완공되지 않은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민단체 출신 위원 사이에서도 롯데가 이제는 '방류 불가능'이라는 현실을 정직하게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위원인 전채은 동물을 위한 행동 대표는 "방류해야 한다는 전제를 깔아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것"이라며 "2019년 발표가 의도는 좋았으나, 알아보니 녹록지 않았단 쪽으로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시민단체 위원도 "롯데 측을 편든다고 보일 수 있지만, 벨라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이제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롯데월드 측은 이 같은 위원들의 주장이 위원회의 공식 안건으로 채택된 건 아니라고 밝혔다. 현재는 방침을 재검토하기보단 조금이라도 벨라의 방류 가능성을 높이려 중지를 모으는 단계라는 취지다.
사실상 백기를 든 전문가가 나타난 것과 달리, 롯데월드 측은 후보지를 물색하고 시설과 접촉하는 등 방류 활동을 계속한다는 입장이다. 이송 시 방류될 환경에 적응하도록 하는 훈련도 이어가고 있다.
롯데월드 관계자는 "지난 회의에서도 방류 자체에 대한 이견은 없었다"며 "벨라가 안전하게 지낼 곳을 어떻게든 찾아서 보내는 게 목표다. 여건이 어렵지만 포기하거나 중단한 적 없다"고 밝혔다.
올해는 롯데월드 측이 직접 밝힌 방류 '마감 시한'이다. 고정락 전 아쿠아리움 관장은 2023년 국정감사에서 "해외사와 2026년까지는 방류해보자는 얘기를 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 13일 벨라 방류 운동을 벌여온 단체 '핫핑크돌핀스'가 아쿠아리움을 재물 손괴했다는 혐의로 받는 재판에선 판사가 "아직도 '벨라 팔이'를 하는 것이라면 상식적으로 좀 괘씸하다"며 롯데월드를 질타하는 일도 벌어졌다.
핫핑크돌핀스는 16일 홈페이지 활동 소식을 통해 벨라가 입을 벌리며 이빨을 드러내는 등 "감금 스트레스로 인한 공격적 위협 행동을 보이고 있다"며 "롯데는 더 늦기 전에 벨루가 방류 약속을 이행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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