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컬] 타워팰리스와 'K자형 성장'


타워팰리스는 2002년 입주 개시 때부터 '국내 최고층 호화 주상복합아파트'로 불렸다. 한동안 건축학자들조차 '구조를 알기 어려운 아파트'일 정도로 철저한 보안을 강조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그런데 지금은 타워팰리스 이외에도 호가가 100억원을 넘는 아파트들이 많아졌다. 자산 형성 과정만 정당하면 초고가 주택에 산다고 비난받을 일도 아니다. 헌법에도 거주와 이전의 자유는 보장돼 있다.
하지만 초고가 주택이 부의 쏠림 현상을 상징적으로 말해주며 서민들에게 위화감을 주는 측면은 부인할 수 없다. 사회적 양극화 와중에 주거지 계층화 현상도 불거지고 있다. 고가 아파트는 생활 편의는 물론 가격 상승으로 근로 소득보다 훨씬 많은 시세 차익을 안겨주기도 한다. 서울과 지방 간 상승률 격차도 심하다. 주택 가격 뿐만아니라 거시경제 전반적 흐름에서 양극화가 점점 심해지는 양상이다.

그러다 보니 'K자형 성장'이나 'K자형 회복'과 같은 용어들까지 자주 등장한다. 이들 표현에서 'K'는 한쪽은 오르고 다른 한쪽은 내려가는 상황을 시각화 한 것이다. K자형 성장은 특정 부문은 호황이지만 다른 부문은 극도로 부진한 상황을 말한다. K팝, K푸드 등 들을수록 흐뭇한 K시리즈 하고는 달리 걱정스러운 문제다.
K자형 성장이 먼저 언급된 미국에서 양극화 문제가 심각하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최근 13년간(2012~2024년) 다차원적 불평등 지수를 분석한 결과, 2011년에는 0.176이었던 것이 2023년에는 0.190으로 상승했다. 소득 불평등은 점진적으로 줄고 있으나 자산, 교육, 건강 등 분야의 불평등은 심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이 75%가량을 차지하는 한국형 자산 구조 속에서 자산 불평등은 꾸준히 심화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9일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성장전략 국민보고회'에서 "지금 한국은 이른바 'K자형 성장'이라는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신년사에서 올해 경제성장 양상을 'K자형 회복'으로 예상하며 "결코 지속 가능하고 완전한 회복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가계는 월급 빼고 다 오르는 물가나 채무 부담에 허덕이고 청년들은 취업난과 내집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중소기업은 고금리·고환율과 내수 침체, 글로벌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에 내몰리고 있다. 일부 대기업이 역대 최대 실적을 발표하면서 환호성을 올리는 것은 다행이지만 대조적 양상의 일면이기도 하다.
소득 격차와 도농 격차 등으로 대표되는 양극화 문제는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지만 국민의 삶 전반적인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정부 정책 모든 분야에서 불평등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성장하는 쪽을 억누르기보다 뒤처진 다수가 공정하게 성장 트랙에 올라탈 수 있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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