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피격 공무원' 유족, 트럼프에 서신…"국제사회 관심 필요"

(서울=연합뉴스) 전재훈 기자 = '서해 공무원 피격 은폐 의혹'으로 기소된 문재인 정부 안보라인 주요 인사들에 대해 법원이 무죄를 선고한 가운데 피격으로 숨진 고(故) 이대준씨의 유가족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관심을 촉구하는 서신을 보낼 예정이다.
1일 유가족 측에 따르면 이씨의 친형 이래진씨는 오는 2일 주한 미국대사관 관계자를 만나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낼 서신을 전달할 계획이다.
이씨는 "오는 2일이 항소 마지막 날인 만큼 국회에서 검찰의 항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한 뒤 서신을 미국대사관 측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족 측이 작성한 서신(가안)에는 이 사건 주요 피고인이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가운데 항소 포기 등을 통한 현 정부의 진실 왜곡 시도에 대해 국제사회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유족 측은 "2020년 9월 22일 서해에서 발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살 사건은 정권의 성향에 따라 동일한 사실이 월북이었다가 아니었다가 다시 월북으로 뒤집히는 시도의 대상이 돼 왔다"며 "당시 정부는 책임을 피하기 위해 피해자를 자진 월북자로 낙인찍었고, 해양경찰과 국방부의 수사·발표 과정에서 조작과 왜곡이 있었다는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고 썼다.
이어 "최근 주요 피고인이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상황이 됐다"며 "정 대표는 기소 자체를 문제 삼으며 특검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김 총리는 사건 기소를 조작 기소로 규정하며 검찰은 항소를 포기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고 있다. 이 대통령 또한 기소한 검사들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발언들은 모두 피해자의 죽음과 국가의 구조 실패에 대한 책임 규명이 아니라 피고인을 보호하고 기소를 무력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권 침해 사안에 깊은 관심을 가져온 것처럼, 현 이재명 정부 하에서 유족에게 가해지고 있는 인권 침해 시도와 진실 왜곡에 대해서도 국제사회의 깊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1심은 지난달 26일 직권남용 등 혐의로 기소된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 노은채 전 국정원장 비서실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들이 피격과 소각 사실을 은폐하거나 월북으로 몰아가려고 한 혐의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실종 보고와 전파, 분석 및 상황판단, 수사 진행 및 결과 발표 등의 절차적·내용적 측면에서 위법이 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항소 기한(3일 0시)이 임박한 가운데 항소 여부를 둘러싼 검찰의 고민도 깊어지는 모양새다. 통상 피고인 모두 무죄가 선고된 사건에서 검찰이 항소를 포기하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수사와 공소 유지를 해온 서울중앙지검 지휘부와 수사팀 사이에 항소 필요성을 두고 이견을 보이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실제 수사팀은 박철우 중앙지검장에게 항소 의견을 담은 보고서를 냈으나 박 지검장은 '판결문의 무죄 이유 등에 대한 분석 보완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지시와 함께 보고서를 돌려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사태로 내부 반발이 표면화하며 검찰총장 대행이 사퇴하는 등 홍역을 치른 검찰로서는 다시 한번 시험대에 선 양상이다.
일각에서는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공개적으로 항소에 부정적인 의견을 드러낸 만큼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수사지휘 방식으로 직접 항소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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