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특수 걷힌 소비 3.3% 급감…반도체 업은 생산·투자는 반등(종합2보)

(세종=연합뉴스) 이대희 안채원 기자 = 11월 소매판매는 두 달 만에 줄고, 산업 생산과 투자는 소폭 증가세로 돌아섰다.
전달 추석 효과가 사라지면서 명절 특수가 걷힌 소비는 악화된 반면, 인공지능(AI) 훈풍으로 늘어난 반도체 수요 증가 등에 힘입어 생산과 투자는 일부 긍정적인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올해 소매판매 지수가 3년 만에 증가세로 전환될 가능성을 거론하며 향후 내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무점포 소매 -3.1%, 3년 만에 최대폭 감소…"올해 소매판매 증가 전환 가능성"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1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생산 지수(계절 조정)는 113.7(2020년=100)로 전달보다 0.9% 올랐다.
산업생산은 8월(-0.3%) 이후 9월(+1.3%)·10월(-2.7%)에 걸쳐 한 달 단위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광공업 생산은 0.6% 증가했다. 반도체(7.5%) 생산 급증에 가장 큰 영향을 받았는데, 최근 수출 호황과 지난달 급감(-26.5%)에 따른 기저 효과로 풀이된다.
갤럭시 Z폴드 등 신제품 판매 효과 등으로 전자부품(5.0%) 생산도 늘었다.
반대로 내수 지표는 부진했다.
서비스 소비를 보여주는 서비스업 생산은 전달보다 0.7% 증가했다. 금융·보험(2.2%)과 협회·수리·개인서비스(11.1%) 등에서 생산이 늘었다.
다만, 도소매업(-1.6%)은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세를 보였고, 이 중 도매업은 2.4% 줄었다.

소비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 지수도 전달보다 3.3% 급락했다. 작년 2월(-3.5%) 이후 1년 9개월 만에 가장 많이 떨어졌다.
소매판매는 지난 8월(-2.4%)과 9월(-0.1%) 감소한 뒤 10월(3.6%) 일시적으로 반등했지만, 다시 감소세로 전환됐다.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4.3%)와 의복 등 준내구재(-3.6%)에서 판매가 크게 줄었다. 특히 비내구재는 작년 2월(-5.4%) 이후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업태별로는 대형마트(-14.1%), 슈퍼마켓 및 잡화점(-8.7%), 무점포 소매(-3.1%) 등에서 감소했다. 인터넷 쇼핑 등이 포함된 무점포 소매는 2022년 11월(-3.9%) 이후 3년 만에 최대 폭 감소했다.
하지만 소매판매는 1년 전과 비교하면 0.8% 증가했다.
이두원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앞서 10월 추석과 일시적인 추위, 각종 할인행사 등의 영향으로 소매판매가 증가한 데 따른 기저 효과가 있었다"며 "다만 올해 11월까지 소매판매는 누계 기준으로는 0.4% 증가했고, 연간으로도 3년 연속 감소세를 멈추고 플러스(+)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쿠팡에서 대규모 회원 탈퇴가 일어난 점이 소매판매 지표에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는 "해당 사고가 11월 말 언론에 보도돼 이번 지표에는 반영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고환율 등의 영향과 관련해 "향후 수입 물가에 영향이 있을 수 있지만, 아직 그 영향이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최근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보이는 만큼,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건설기성 6.6%↑…"수출 증가·소비심리 양호, 향후 경기에 긍정적"
투자 지표는 소폭 반등했다.
설비투자는 자동차 등 운송장비에서 투자가 줄었지만, 일반 산업용기계 등 기계류에서는 늘어 전월 대비 1.5% 증가했다.
건설업 생산을 반영하는 건설기성(불변)도 건축 공사 중심으로 6.6% 증가했다. ▲▲전달(-21.1%) 큰 폭의 감소세에서 벗어나 반등했다.
향후 건설경기에 영향을 미치는 건설수주(경상)는 주택 등 건축(-7.3%)과 발전·통신 등 토목(-17.3%)을 위주로 1년 전보다 9.2% 감소했다.
경기 종합지수 흐름은 엇갈렸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98.6으로 전달보다 0.4포인트(p) 하락했다. 두 달 연속 '마이너스(-)'다. 작년 6월부터 1년 6개월 연속 100을 밑돌고 있다.
앞으로 경기 국면을 예고해 주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102.5로, 전월보다 0.3p 올랐다. 8개월 연속 오름세를 잠시 멈추고 전달 보합을 보인 뒤 다시 상승세다.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반적으로 부진을 이어온 건설기성의 영향으로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지만,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비교적 양호한 건설수주액이 반영되는 차이가 있다는 게 기재부의 설명이다.
정부는 "향후에도 글로벌 반도체 호조에 따르면 수출 증가, 양호한 소비심리 등이 경기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부는 성장 모멘텀(동인·동력) 확산을 위해 적극적 재정정책과 함께 자동차 개소세 한시 인하를 연장하는 등 내수 활성화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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