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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보는 거 재밌더라…전 아무 얘기 안 했는데" 박해민, 혼자 협상해서 '오히려 좋았던' 이유는 [잠실 인터뷰]
엑스포츠뉴스입력

LG 트윈스와 재계약에 골인한 '우승 주장' 박해민이 에이전트 없이 혼자 FA 협상을 이어간 것에 대한 고충과 이점을 함께 털어놨다.
박해민은 지난 21일 LG와 4년 총액 65억원(계약금 35억원, 연봉 25억원, 인센티브 5억원) 규모 재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두 번째 FA 자격을 취득한 박해민은 지난달 31일 한국시리즈 우승 직후 대표팀 훈련에 합류하느라 본격적인 협상에 나서지 못했다. 에이전트 없이 개인적으로 협상을 진행해야 했기 때문이다. 박해민은 일본과의 평가전을 마치고 귀국한 지난 18일 차명석 LG 단정을 만났고, "다른 구단의 오퍼도 들어보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그리고 3일이 지난 21일 LG와 계약서에 도장을 찍으며 동행을 확정했다.
박해민은 계약 바로 다음 날인 22일 '2025 러브기빙 페스티벌 with(위드) 챔피언십'에 깜짝 등장해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박해민은 이날 행사 일정 후 취재진을 만나 홀로 FA 협상에 나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재밌었다. 제가 단장님하고 만나고 타 팀 관계자분들하고 만나면 커뮤니티에 썰쟁이들이 나타나지 않나. 저는 아무것도 얘기 안 했는데, 저에 대한 거짓된 설들이 난무하니까. 이거 '알고 보니까 재밌네' 이렇게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대표팀에서도) 김주원, 박민우 선수가 '형 NC 와요?' 이러더라. 연락도 안 했는데 무슨 소리 하냐고, 선수들도 속을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박해민은 "저는 그런 것도 재미있었는데, 사실 전화기를 좀 꺼놓고 싶을 때도 있었다. 저는 전화를 잘 안 하는 편인데 연락이 너무 많이 왔다. 1년 동안 할 통화를 몰아서 한 것 같다"며 "어쨌든 협상은 해야 하니까 전화기를 또 끌 수는 없고 그런 부분이 조금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직접 협상을 한 것이 빠른 계약 확정에 도움을 줬냐는 질문엔 "그건 아닌 것 같다. 다른 팀에서도 계속 기다리고 계셨고, 제가 차 단장님한테 빨리 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 계약을 끌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며 "최대한 빨리 결정하는 게 LG도 좋고, 저에게 관심을 가져준 구단에도 예의라고 생각해서 빠르게 결정을 내렸다"고 답했다.
그렇다고 해서 고민이 없었던 건 아니다. LG와 박해민 영입 경쟁을 펼쳤던 타 구단은 이번 LG와의 계약 규모보다 더 큰 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박해민은 "사실 계속해서 고민했던 것 같다. 어쨌든 제게 관심 있었던 구단이 당일 날까지도 정말 거절하기 힘든 금액을 말씀해 주셨다. 계속해서 찾아와 주시고 막 이렇게 열정을 쏟아부어 주셨기 때문에 계속해서 좀 사인하기 직전까지는 고민을 했다"며 "제가 생각하는 값어치와 달리 더 많은 가치로 평가해 주셨기 때문에 너무 죄송하고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사진=잠실, 김유민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