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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10명중 8명 사회탐구…절정 달한 사탐런, 대입 당락 핵심변수(종합2보)

연합뉴스입력
과탐 응시생, 수능최저기준 어려워졌지만…실제 유불리는 따져봐야 "탐구영역 과목간 표준점수 격차 따라 정시 유불리 엇갈릴 것" 전망도
시험 시작 기다리는 수험생들(인천=연합뉴스) 임순석 기자 =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실시된 13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 인화여자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2025.11.13 [공동취재] soonseok02@yna.co.kr

(세종=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 13일 시행된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최대 변수는 절정에 달한 '사탐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연계 수험생들이 과학탐구가 아닌 사회탐구 영역으로 대거 몰리면서 이에 따른 영역별 유불리가 대입 당락을 가를 핵심 열쇠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올해 수능 사회·과학탐구영역 지원자 가운데 사회 과목을 1개 이상 선택한 학생은 77.3%(41만1천259명)다.

최대 2과목을 선택할 수 있는 사회·과학탐구영역 지원자 4명 중 3명은 사회 과목을 적어도 하나는 고른 셈인데, 이는 작년(62.1%)보다 무려 15.2%포인트(p) 높아진 수치다.

반면 과학탐구만 선택한 수험생은 12만692명(22.7%)으로 작년보다 7만명 가까이 줄었다.

2022학년도 수능부터 수험생들은 탐구영역의 사회 및 과학 과목들 가운데 최대 2개를 자유롭게 선택해 치를 수 있었는데 수험생들은 통상 진학하고 싶은 학교와 전공을 고려해 선택과목을 정했다.

하지만 대학들이 자연계열 진학 희망자에게 내걸었던 과학탐구 응시 조건을 지난해부터 폐지하면서 자연계 수험생까지 사회탐구로 쏠리는 이른바 '사탐런' 현상이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특히 서울대를 제외한 상위 대학 의대와 이공계 학과가 '과학탐구 필수 응시' 조건을 완화하거나 아예 없앤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선택과목 제한 완화·폐지의 본 취지는 문·이과 융합형 인재 양성에 있다.

그러나 과학탐구 학습 난도에 부담을 느낀 수험생들은 학습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사회탐구로 쏠리기 시작했고, 이는 남아있던 과학탐구 응시생들조차 사회탐구를 선택하게 만드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모집단이 큰 과목을 골라야 수능 등급 확보가 비교적 쉽기 때문이다.

 김창원 수능 출제위원장은 이날 출제방향 브리핑에서 "사탐런 현상에는 모든 학생이 기본적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과목을 선택하려는 본능이 (자리하고) 있다"며 "선택과목 유불리 문제가 영역 간 유불리 문제로까지 퍼진 형태"라고 진단했다.

다만, EBS 현장교사단 총괄을 맡은 윤윤구 한양사대부고 교사는 브리핑에서 "사탐런의 본질은 부화뇌동이라는 표현이 딱 맞는 것 같다"며 "소수의 성공 사례 때문에 자꾸 급격히 번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사탐런 광풍'으로 올해 과학탐구 지원자의 경우 수시 수능 최저기준 충족은 물론 정시 합격선 예측도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물론 사회탐구 응시가 무조건 입시에 유리하다고 볼 수 없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사회탐구 1·2등급 인원 자체가 늘면서 수능 최저기준 충족 숫자가 증가하고 과학탐구 응시생의 최저기준 충족 규모는 줄겠지만, 개인별 입시전략이 다른 만큼 사탐런이 무조건 대입에 유리하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윤 교사는 "실제 사탐런이 이뤄지는 일부 과목의 밀집도가 높아지면 어쩔 수 없이 난이도도 올라갈 수밖에 없다"며 "그런 부분도 염두에 두고 내년 수능 준비를 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도 "쉽다고 느껴지는 사탐 인기과목에 학생이 확 몰리면 해당 과목 1등급 구간이 두터워진다"며 "결과적으로 동점자 다발로 국어나 수학, 영어에서 한 문제 더 맞힌 수험생이 대학에 붙는 구조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그는 "반대로 과탐 선택자(자연계)가 인문계열이나 상경계열로 교차지원할 때, 해당 학과의 인문 수험생들이 비슷한 사탐 점수를 들고 오면 그 학과의 전체 커트라인이 올라가게 된다"며 "인문 쪽 고득점 상위권이 증가하면서 자연계의 교차지원이 예년보다 불리할 수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능 시험장 입실한 수험생들(창원=연합뉴스) 정종호 기자 =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3일 오전 경남도교육청 88(창원)지구 제2시험장인 창원 사파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막바지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2025.11.13 jjh23@yna.co.kr

올해 사탐런이 역대 최대 규모인 상황에서 탐구영역 과목 간 표준점수 격차가 얼마나 발생하느냐에 따라 정시 지원에서의 유불리가 엇갈릴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통합수능 도입 이후 최근 4년간 사회탐구 9개 과목 간 표준점수 최고점차는 2022학년도 5점, 2023학년도 9점, 2024학년도 10점, 2025학년도 11점이었다.

과학탐구 8개 과목 간 표준점수 최고점차는 2022학년도 9점, 2023학년도 8점, 2024학년도 12점, 2025학년도 8점이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올해 수능에서 사탐 응시생이 가장 많은 사회문화는 다소 어렵게, 그다음으로 응시생이 많은 생활과윤리는 쉽게 출제돼 난이도 불균형이 발생했다"며 "과탐에서도 응시생 1, 2위인 지구과학Ⅰ과 생명과학Ⅰ 사이에 난이도 차가 생겼다"고 분석했다.

이어 "선택과목 접수가 가장 많은 이들 4과목에서 표준점수차가 발생한 것"이라며 "대학별 점수 반영 방식에 따라 유불리가 크게 나타날 수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변환표준점수를 적용하는 대학은 점수 적용방식을 12월 5일 채점 결과 이후에 확정하는 만큼 그 적용방식을 면밀히 체크해야 한다"면서 "또한 정시에서 사탐이나 과탐에 가산점을 부여하는 대학과 학과들도 자세히 체크해서 유불리를 잘 따져봐야 하는 복잡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goriou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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