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제나, 출시 전인데 벌써 日 애플 1위..제2의 니케' 될까
스마일게이트 슈퍼크리에이티브가 개발한 다크 판타지 로그라이크 RPG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이하 카제나)가 10월 22일 글로벌 론칭을 앞두고 일본 앱스토어에서 이례적인 성과를 기록했다. 공식 트위터 계정에 따르면 카제나는 정식 출시를 하루 앞둔 시점에 일본 앱스토어 무료 다운로드 랭킹 1위를 달성했다. 업로드된 이미지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카제나는 스마일게이트 홀딩스를 개발사로 표시하며 일본 무료 게임 순위 정상에 올랐다.
카제나는 매력적인 요원(캐릭터)을 수집하고 육성하는 RPG의 재미와 카드를 활용한 전투 시스템을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요원별 카드덱을 완성해 전투하는 과정에서 이용자의 선택에 따라 매번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로그라이크 요소를 도입해 독창성을 추구했다. '에픽세븐'의 개발사 슈퍼크리에이티브가 개발한 만큼, 2D 애니메이션 기반의 업그레이드된 아트워크와 연출로 주목받고 있다.
카제나는 사전등록자 200만 명을 돌파하며 출시 전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다. 황폐화된 우주를 배경으로 미지의 존재에 맞서 싸우는 어둡고 깊이 있는 세계관을 가지고 있으며, 극한의 스트레스와 붕괴하는 요원들의 모습을 다루는 다크 판타지 요소가 특징이다. 개발사는 전작 에픽세븐으로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게임을 제작했다고 밝혔다.
이번 일본 앱스토어 1위 달성은 카제나가 한국 게임의 또 다른 일본 시장 성공 사례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최근 몇 년간 한국산 미소녀 게임들이 일본 시장에서 놀라운 성과를 거두며 서브컬처 본고장인 일본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는 시프트업의 '승리의 여신: 니케'로, 2022년 11월 출시 후 2년 만에 10억 달러(약 1조 4586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니케는 전체 매출 비중의 54%를 일본에서 올렸으며, 출시 후 일본 앱스토어 매출 1위를 기록하며 일본 시장에서 주목받았다. 2023년 9월 '니어: 오토마타' 컬래버레이션 업데이트에서는 일본 앱스토어 매출 1위를 재탈환하며 지속적인 흥행을 입증했다.
넥슨게임즈의 '블루 아카이브' 역시 일본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2021년 2월 일본 선출시 이후 약 4년 만에 글로벌 누적 매출 6억5000만 달러(약 9376억원)를 달성했으며, 전체 매출의 73.1%가 일본에서 발생했다. 블루 아카이브는 출시 초반에는 '대세' 게임으로 꼽히지 않았지만, 꾸준한 콘텐츠 마케팅과 기민한 대처로 이용자 지표가 우상향하며 2주년 시점에 일본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에 올랐다. 2025년 1월에도 4주년 업데이트로 신규 캐릭터 '세이아'를 출시하며 일본 앱스토어 매출 1위를 기록했다.
니케와 블루 아카이브의 성공 요인은 여러 가지다. 두 게임 모두 매력적인 캐릭터와 탄탄한 스토리를 갖추고 있으며, 일본 이용자의 취향을 정확히 파악한 현지화 전략을 구사했다. 니케는 '체인소맨', '니어: 오토마타'와 같은 인기 IP와의 전략적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성공을 거뒀고, 블루 아카이브는 매력적인 캐릭터와 몰입감 높은 스토리로 높은 리텐션을 유지했다. 특히 블루 아카이브는 일본 최대 동인 2차 창작 행사인 코믹 마켓에서 최근 몇 년간 2차 창작 부스 수 1위 IP로 군림하며 팬덤 문화까지 성공적으로 형성했다.
카제나가 니케나 블루 아카이브처럼 일본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에픽세븐 개발사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검증된 개발 역량을 갖췄지만, 일본 서브컬처 게임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에 가깝고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일본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는 서브컬처 게임이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최근 1년간 매출 상위 10위권 내 서브컬처 게임이 6개를 차지했다.
성공의 관건은 출시 초기 흥행을 얼마나 오래 이어갈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니케는 출시 직후 큰 인기를 끌었고 그 인기를 2년 이상 유지했으며, 블루 아카이브는 초반에는 주목받지 못했지만 꾸준한 콘텐츠 업데이트와 운영으로 2년 후 정점에 도달했다. 카제나 역시 게임의 완성도와 함께 지속적인 콘텐츠 업데이트, 일본 시장에 맞는 운영 전략이 성공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식 출시를 하루 앞두고 일본 앱스토어 무료 다운로드 1위를 기록한 것은 고무적인 신호다. 사전 다운로드 단계에서 이미 많은 일본 이용자들이 관심을 보인 만큼, 22일 정식 서비스 시작 후 매출 순위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초기 흥행을 넘어 니케나 블루 아카이브처럼 장기 흥행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게임의 콘텐츠 경쟁력과 운영 능력에 달려 있다. 한국 게임의 일본 시장 진출 성공 사례가 또 하나 추가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