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 기관지, 軍고위급 9명 숙청에 "반부패 투쟁…시진핑에 굳게 복종"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중국군이 공식 서열 3위였던 허웨이둥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등 고위직 9명을 숙청한 가운데, '시진핑표 반부패' 숙정 작업 대표 케이스라 할 만한 궈보슝·쉬차이허우 전 중앙군사위 부주석의 이름이 수년 만에 군 기관지에 등장했다.
중국군 기관지 해방군보는 18일 '군대 반부패 투쟁을 확고부동하게 끝까지 진행하자'는 제하의 논평에서 전날 나온 고위직 숙청 발표에 대해 "당 중앙과 중앙군사위가 반부패 투쟁을 끝까지 진행하겠다는 굳건한 결심을 다시금 보여줬다"며 "전군과 무장경찰부대 장병은 당 중앙 결정을 단호히 옹호하고, 당 중앙과 중앙군사위, 시 주석의 지휘에 굳게 복종할 것"이라고 했다.
해방군보는 "부패는 우리 당이 직면한 최대 위협이고, 반부패는 철저한 자기혁명"이라며 "허웨이둥·먀오화·허웅쥔 등의 부패 문제는 궈보슝·쉬차이허우의 해독(流毒)이 발효·변이된 것으로, 현재 반부패 투쟁은 ('시진핑 체제'가 들어선 2012년) 18차 당대회 이래 정풍·반부패의 연속이자 인민군대 재구축의 심화"라고 강조했다.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 시절 중국군 지도부인 중앙군사위 부주석을 지냈던 궈보슝·쉬차이허우는 시진핑 주석 집권 후 부패 사건에 연루돼 2014∼2015년 모두 실각했다.
해방군보 등 중국 매체들은 두 사람을 군 내 부패의 '몸통'으로 지목했고, 시 주석은 2017년 해군 시찰 당시 "궈보슝·쉬차이허우 해독의 영향을 전면적이고 철저하게 없애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후 한동안 중국의 공식 언급에 등장하지 않던 두 사람의 이름이 허웨이둥 전 부주석 등 고위급 숙청을 계기로 '발효·변이'라는 표현이 추가된 채 다시 나온 셈이다.
중국 국방부는 전날 오후 허웨이둥 전 중앙군사위 부주석과 군 서열 5위였던 먀오화 전 중앙군사위 정치공작부 주임 등 부패 혐의가 있는 군 고위직 9명의 당적과 군적을 박탈한다고 밝혔다.
숙청 대상자 명단엔 허훙쥔 전 중앙군사위 정치공작부 상무부주임과 왕슈빈 전 중앙군사위 연합작전지휘센터 상무부주임, 린샹양 전 동부전구 사령원(사령관), 친수퉁 전 육군 정치위원, 위안화즈 전 해군 정치위원, 왕허우빈 전 로켓군 사령원, 왕춘닝 전 무장경찰부대 사령원도 포함됐다.
허웨이둥 전 부주석은 올해 3월 이후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중국 안팎에선 그의 '숙청설'이 주목받았다. 낙마 사실이 공식화하면서 허 전 부주석은 문화대혁명 기간인 1967년 실각한 허룽 전 부주석 이후 처음으로 실각한 중앙군사위 부주석이자, 2017년 쑨정차이 전 충칭시 당서기 이후 처음으로 당적을 박탈당한 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됐다.
싱가포르 연합조보는 커우젠원 대만정치대학 정치학과 교수 및 텅런우 베이징사범대 교수를 인용, 숙청 발표가 나온 9명에게는 공식 발표된 경제적 부패 문제 외에도 '파벌 형성'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을 제기했다.
숙청 대상자들이 경력을 쌓은 부대들을 보면 허웨이둥·먀오화를 중심으로 연관성이 관찰되고, 최근 반부패 캠페인의 타깃이 된 로켓군·군수 부문 과의 연관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전날 공식화한 고위급 숙청으로 서열 3위 허웨이둥 전 부주석이 실각하고 서열 5위였던 먀오화 전 주임까지 낙마하면서, 정원 7명인 중국군 지도부인 중앙군사위에는 시진핑 주석과 장유샤 부주석, 류전리·장성민 위원 등 4명만 남은 상태다.
기존에 중앙군사위 한 자리를 차지했던 중국 국방부장(국방장관)은 리상푸 전 부장의 부패 혐의 숙청 이후 아직 중앙군사위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오는 20일 개막하는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20기4중전회)에서 중앙군사위 재구성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해외 전문가들 사이에선 류전리·장성민 위원 중 한 사람이 부주석으로 승격하고 둥쥔 현 국방부장이 새롭게 중앙군사위원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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