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주먹 거리"·"내가 이겨"…과방위 '문자폭로' 공방에 파행(종합2보)

(서울=연합뉴스) 김정진 오규진 기자 =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의 국정감사가 '문자 폭로'에 따른 막말·욕설 발언에 대한 공방으로 16일 파행을 거듭했다.
문자 폭로 사태 당사자인 더불어민주당 김우영·국민의힘 박정훈 의원과 여야 간 공방이 거칠게 계속되면서 원자력안전위원회, 우주항공청 등에 대한 본격적인 국정감사는 오후 4시 30분이 다 되어서야 시작했다.
문자 폭로 사태 관련 김·박 의원 간 2라운드 공방은 이날 오전 회의 직후 시작됐다.
박 의원은 지난 14일 과방위 국감에서 김 의원이 자신이 보낸 '찌질한 놈'이란 내용의 문자를 휴대전화 번호와 함께 공개한 것에 대해 강하게 항의했으며 이 과정에서 '한심한 XX' 등과 같은 발언을 해 민주당 의원들과 충돌했다.
그는 이날 신상 발언을 통해 "동료 의원에게 욕설한 부분에 대해서는 국민 여러분께 깊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도 "다만 김 의원에게는 전혀 미안한 마음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의 그날 행동은 정말 이해할 수 없었다"며 "더군다나 제 전화번호까지 공개해 '개딸'(민주당 강성 지지층)들의 표적이 돼 전화를 쓰기 어려운 상황까지 됐다"고 했다.
그는 또 문자 메시지를 보냈던 지난달 5일 김 의원이 과방위 소회의실에서 자신의 멱살을 잡고 언성을 높였으며 자신에게 욕설이 섞인 답 문자를 보냈다고 재차 주장했다.
김 의원은 문자 메시지 공개 과정에서 박 의원의 전화번호가 노출된 데 대해 "(문자 캡처본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번호가 비친 것"이라고 해명한 뒤 "제가 박 의원이 보낸 문자에 대해 똑같이 욕설했다는 주장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또 박 의원이 주장한 '멱살 사건'에 대해서는 "제가 소회의실에 들어가고 있는데 (박 의원이) '네가 왜 여기 들어와'라고 얘기했다. '공용시설인데 당신이 뭔데 들어오라 말라 해'라고 했더니 제게 쌍욕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인간 대 인간으로 옥상으로 올라와' 그랬다. 그러다 김장겸·신성범 의원이 말려서 없던 일로 하고 돌아왔다"며 "부끄럽다"고 여러 차례 말했다.
이에 박 의원은 재차 "(욕설 문자를 보낸) 다음 날 저한테 '이 찌질한 XX야'라고 문자가 왔다. 그래서 제가 '그 '찌질'이라는 단어는 당신한테나 어울리는 단어야. 이 창의력 없는 인간아'라고 답신까지 보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제가 김현지 (대통령실 부속)실장을 공격했다고 한 달 전 일을 끄집어낸 것"이라며 얼마나 파렴치한가"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 의원은 지난 14일 문자 폭로 사태 발생 당일 과방위 민주당 간사 김현 의원이 "오늘 왜 그러느냐"고 묻자 "(김현지 실장이) 김일성 추종 세력이라고 기자회견을 하잖아"라고 말했다고 한 언론이 녹취록을 토대로 보도하기도 했다.
여야 간 공방이 계속되자 국정감사는 개의 41분 만에 중지됐다.

과방위는 오후 2시 4분께 회의를 재개했으나 재차 공방이 벌어지면서 15분 만에 중단됐다.
김 의원은 이 자리에서 박 의원에게 욕설 문자를 보낸 적이 없다며 재차 사과를 요구했고 박 의원은 김 의원으로부터 욕설 문자를 받았다며 "김 의원이 그 메시지를 공개해 얻은 것은 '국민 찌질이'가 된 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오후 2시 16분께 회의 상황을 취재하던 취재진을 향해 "선택적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며 퇴장을 명령했다.
취재진이 퇴장한 뒤에는 국감을 중지하고 전체회의를 열어 '위원 신상에 관한 논의의 건'을 상정했다.
국감 증인·참고인들은 상황 정리 후 입장하라는 최 위원장 요청에 회의장 밖에서 휴식 시간을 빼고 약 4시간 30여분을 대기했다.
비공개회의에서도 김 의원과 박 의원은 "한주먹 거리다", "넌 내가 이긴다"라면서 거칠게 말싸움하면서 서로 "네가 먼저 사과하라"고 요구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이에 따라 회의에서는 국감 날짜를 변경하는 방안까지 논의됐으나 두 의원이 서로 사과하면서 일단락됐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두 의원은 이후 화해의 악수를 하기도 했다.
여야 의원들은 민주당 소속인 최 위원장의 의사진행 방식을 놓고도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 이상휘 의원은 "위원장이 지금 싸움을 붙이고 있다"고, 박충권 의원은 "그딴 식으로 할 거면 진행하지 마시라"고 반발했다.
이에 민주당 이정헌 의원은 "위원장께 '그딴 식'이라니"라고, 노종면 의원은 "가릴 건 가립시다"라며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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