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799달러' 디스플레이 탑재 첫 스마트 안경 출시(종합)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이하 메타)이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첫 스마트 안경을 17일(현지시간) 선보였다.
메타는 이날 미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 본사에서 신제품 출시 및 연례 개발자 행사인 '메타 커넥트(Meta Connect) 2025'를 열고 '메타 레이밴 디스플레이'라는 새로운 스마트 안경을 공개했다.
스마트 안경은 스마트폰을 대체할 차세대 기기로 주목받고 있으며,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소비자용 스마트 안경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이 안경은 여러분이 보고 듣는 것을 AI가 보고 듣고, 여러분이 이미지나 동영상과 같은 원하는 것을 AI가 생성할 수 있는 유일한 폼팩터(기기)"라고 말했다.
이어 "이 안경은 레이밴 특유의 클래식한 스타일을 갖췄으며,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와 메타 뉴럴 밴드를 갖춘 첫 번째 AI 안경"이라고 소개했다.
이 스마트 안경은 손 제스처로 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근전도 신호(EMG)를 기반으로 한 '메타 뉴럴 밴드'라는 손목 밴드가 제공된다.
이를 통해 엄지·검지 집기, 손가락 슬라이드, 두 번 탭, 손목 회전 등으로 메뉴 탐색이나 AI 호출, 음악 볼륨을 조정할 수 있다.
메타의 AI 챗봇이 장착돼 실시간 대화가 가능하고 디스플레이를 통해 음성이 자막으로 나타난다. 이를 통해 실시간 번역 기능도 제공하고, 상대방의 모습과 자신의 시야를 동시에 공유해 영상 통화도 가능하다.
또 음성 메시지 녹음이나 받아쓰기도 지원하고, 카메라가 탑재돼 사진이나 동영상도 촬영할 수 있다.
가격은 799달러부터 시작하며, 오는 30일부터 일부 매장을 시작으로 본격 판매가 시작된다.

메타는 2019년부터 글로벌 안경 기업 에실로룩소티카와 손잡고 스마트 안경을 개발해 왔으며, '레이밴'이라는 브랜드명으로 판매해 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현실 세계에 디지털 정보나 가상 이미지를 실시간 겹쳐 보여주는 증강현실(AR) 스마트 안경 '오라이온'(Orion) 시제품을 공개해 관심을 끌었다.
'오라이온'은 이르면 2027년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날 공개된 '메타 레이밴 디스플레이'는 '오라이온'의 전 단계라는 평가를 받는다.
메타는 이와 함께 운동선수를 겨냥해 훈련 데이터와 운동 후 요약을 제공하는 새로운 스마트 안경 '뱅가드(Vanguard)'와 기존 레이밴 제품보다 약 두 배의 배터리 수명과 더 나은 카메라를 갖춘 스마트 안경 등도 선보였다. 또 대화하는 상대방의 목소리를 강화하고 배경 소음을 줄여주는 '대화 집중'(conversation focus)이라는 향후 기능도 추가될 예정이다.
아울러 가상현실(VR) 헤드셋 퀘스트를 통해 TV 프로그램과 스포츠 경기, 영화 등을 시청할 수 있는 '호라이즌 TV'(Horizon TV) 앱도 내놓았다. 디즈니와 유니버설 픽처스 등이 '호라이즌 TV'의 콘텐츠를 제공한다고 저커버그는 밝혔다.
다만, 저커버그는 이날 행사에서 AI 등 일부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체면을 구겼다.
저커버그는 셰프가 바베큐 소스를 만드는 것을 AI가 도와주는 모습을 시연하려 했지만, AI가 인식하지 못해 제대로 시연되지 않았다
또 '메타 레이밴 디스플레이'를 쓰고 메타 기술 책임자 앤드루 보스워스와 통화하는 모습을 시연하려 했지만, 여러 차례 시도 끝에 실패로 끝났다.
저커버그는 와이파이가 잘 안돼서 그런 것 같다며 "계속 실수를 하고 있다. 이런 일도 있다"라며 넘어갔다.
taejong7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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