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위드인] 코딩 몰라도 AI가 게임 만든다…'Verse8' 써보니
연합뉴스
입력 2025-07-19 11:00:00 수정 2025-07-19 11:00:00
자연어 입력하면 AI가 직접 코드 짜고 캐릭터 생성…한계도 뚜렷


버스8 홈페이지[버스8 홈페이지 캡처]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프롬프트만 넣으면 코드와 애셋(개발 자료)을 직접 만들고, 이를 조합해 완성된 게임으로 만들어 주는 서비스가 국내 스타트업에서 나왔다.

국내 기업 플라네타리움랩스가 미국 소재 자회사를 통해 개발·운영하는 AI 기반 게임 창작 플랫폼 'Verse8(버스8)'이다.

이틀간 직접 사용해본 버스8은 개발 초기 단계인 만큼, 아직 완성도 면에서는 갈 길이 멀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러나 AI의 급격한 발전 속도, 하나의 창작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는 게임산업의 트렌드를 생각해볼 때 잠재력은 컸다.

AI로 개발된 1인칭 슈팅게임(FPS)[버스8 홈페이지 캡처]

◇ AI가 3D 게임도 뚝딱? "생각보단 쉽지 않네"

버스8은 온라인상에서 별도의 다운로드·설치 과정 없이 자바스크립트(JavaScript) 기반으로 구동되는 게임을 개발하는 AI 생성 도구다.

코드 작성은 물론,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나 사물, 소리까지 AI가 자동으로 생성해 게임에 넣어준다.

버스8에 로그인하고 '크리에이터' 메뉴에 들어가자 챗GPT와 같은 대화형 AI를 연상시키는 빈 채팅창이 떴다.

잠깐 고민하다 '톱다운 시점의 버스 운전 게임'을 만들어 달라고 영어로 입력하자, 화면 우측에 개발 창이 뜨더니 자바스크립트 코드를 분주하게 작성하기 시작했다.

버스8에 탑재된 AI 모델은 프롬프트를 자동으로 분석해 할 일을 스스로 정하고, 이에 맞춰 코드를 생성한 뒤 조합한다.

프롬프트를 입력하고 나서 1∼2분가량을 기다리자 프리뷰 빌드의 게임이 실행됐다.

텅 빈 흰 사각형 모양 땅에는 갓 생성된 버스의 3D 모델링이 있었고, 이를 키보드의 화살표 키로 조종해 어설프게 움직일 수 있는 간단한 프로그램이었다.

플레이어는 이렇게 만든 게임을 AI와 대화하며 수정하거나, 살을 붙이며 완성할 수 있다. 자신이 직접 만든 애셋을 추가하는 것도 가능하다.

대화형 AI 프롬프트로 게임 만드는 과정[버스8 캡처]

게임이 제대로 구동되지 않으면 AI가 스스로 문제가 생긴 부분을 탐색하고, 구동될 때까지 알아서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도 보였다.

버스8은 여기까지만 설명하면 완벽한 코딩 도구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현실은 '일은 정말 빠르게 하는데, 융통성 없고 말귀는 잘 못 알아듣는 직원'을 부려 게임을 만드는 것 같은 경험이었다.

게임을 이렇게 저렇게 고치라고 지시했는데, 막상 그렇게 나온 결과물을 구동해 보면 의도대로 반영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마우스로 총을 쏘는 2D 플랫포머 게임을 만들어볼 때는 AI가 총과 총알의 스프라이트(게임 상에서 움직이는 2D 이미지)는 그럴싸하게 만들어냈지만 앞뒤 차이를 구분하지 못해 개머리판에서 총알이 나가는 우스꽝스러운 모습도 연출됐다.

즉 코드는 잘 짜지만, 그렇게 나온 결과물이 실제로 어떻게 보이는지 인식하는 능력까지는 부족한 듯 보였다.

실제 프로그램을 만들다 보면 겉보기에 직관적이고 간단한 기능도 '그냥 되는' 것이 하나 없다. 지엽적인 요소까지 명시적으로 정의해 주고, 모든 경우의 수를 반영해 설계해야 한다.

버스8을 통한 게임 제작도 그랬다. AI가 모든 걸 알아서 해 준다기보다는, 사람이 세세하게 알고리즘과 수치를 설명해 줘야 좋은 결과물이 나오는 경향이 강했다.

현재로서는 코딩 문외한을 위한 도구라기보다는, AI가 만든 결과물을 수정해 효과적으로 구현할 줄 아는 개발자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였다.

버스8 플랫폼 내에 올라온 게임들[버스8 캡처]

◇ AI 게임 제작, 정말 '유튜브 모먼트' 만들까

버스8은 이제 막 시작 단계라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는 물론 해외를 통틀어도 독보적인 플랫폼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현재 버스8 플랫폼 내에는 AI로 개발된 200여개의 게임이 올라와 있다.

PC와 모바일 환경에서 자유롭게 들어가 게임을 플레이하고, 유튜브처럼 댓글을 남길 수 있는 구조다.

국내 게임사 넥써쓰[205500]는 버스8과 독점 파트너십을 맺고 자체 블록체인 게임 프로토콜 크로쓰(CROSS)와 버스8 플랫폼을 연동하기로 했다.

장현국 넥써쓰 대표는 파트너십 체결을 밝히며 '버스8'을 이용한 게임 제작이 가상화폐 기반 경제와 만나 '유튜브 모먼트(YouTube moment)'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누구나 쉽게 게임을 만들게 되면서, 유튜브의 등장으로 1인 창작 콘텐츠가 활성화된 것과 같은 혁신이 게임업계에서 일어날 거란 뜻이다.

향후 플레이어가 게임에 지불한 금액으로 콘텐츠 창작자에게 보상을 주는 '로블록스'나 '포트나이트'와 유사한 수익 모델을 접목, 이를 가상화폐와 연동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버스8 개발을 주도한 김재석 플라네타리움랩스 대표 또한 최근 블록체인 게임 기업 디랩스게임즈에 공동대표로 합류한 바 있다.

AI 게임과 블록체인의 직접 결합을 시도한 '버스8'의 성패는 플랫폼 성능 고도화와 이용자 친화적인 수익모델 도입이 가를 전망이다.

juju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인기순
최신순
불 타는 댓글 🔥

namu.news

ContáctenosOperado por umanle S.R.L.

REGLAS Y CONDICIONES DE USO Y POLÍTICA DE PRIVACIDAD

Hecho con <3 en Asunción, República del Paragu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