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명' 출판 기념회…이부영 전 의원·채상묵 명인 등 고인 추모

(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시대의 춤꾼' 고(故) 이애주 선생의 사진집 '천명'을 펴낸 유홍준 이애주문화재단 이사장은 30일 "아카이브 자료집을 해놓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작업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이날 서울 중구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열린 '천명' 출판 기념회에서 "(재단이) 여러 사업을 했고 앞으로도 한성준 선생과 한영숙 선생까지 연계해 여러 일을 할 것"이라며 사진집을 펴낸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천명'은 이애주 선생의 일생과 춤에 관한 사진집이다. 2014년 이애주의 춤 공연 '천명'의 구성을 따라 법무의 시대, 신명의 시대, 터벌림의 시대, 천명의 시대 등으로 나눠 사진과 자료를 엮었다. 판화를 비롯한 그림과 시도 사진집에 담겼다.
유 이사장은 재단의 역할에 보람을 느낀다면서 출판 기념회를 연 데 대해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생전 고인과 추억을 나눴던 사람들이 참석해 민주화 열망이 들끓던 1987년 이애주 선생이 시위 현장에서 공연한 일 등을 기억하며 고인을 기렸다,
이부영 전 의원은 "(고인은) 전통춤 계승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민주화 혁명을 위해 춤과 몸짓으로 대중을 일깨웠다"며 "그 춤바람이 우리 사회에 변화를 가져왔다. 지난 30∼40년이 그런 세월이었다"고 돌아봤다.
국가무형문화재 승무 보유자인 채상묵 명인은 "벌써 이애주 선생이 떠난 지 4년이 됐는데 현재까지도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다"며 "무용계 발전을 비롯해 모든 분야에 종사할 수 있는 그런 연세인데 너무 빨리 가셨다"고 애도했다.

최규성 대중문화평론가는 한국일보 사진기자이던 1987년 9월 서울대 본관과 중앙도서관 사이에 있는 아크로폴리스 광장에서 고인의 춤을 촬영한 기억을 들려줬다.
그는 "이애주 선생님 춤에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었다"며 "(고인이) 공중에 떠 있는 순간을 내가 찍었는지 몰랐고 현상한 다음에야 알았다"고 떠올렸다.
그가 촬영한 사진은 당시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의 검열을 피해 먼저 발행하는 지방판이 아닌 서울 시내판에 실렸다. 신문사에 있던 안기부 직원이 퇴근한 뒤에야 신문에 실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한국일보에서 이 사진을 내기 위해 회의하고 작전까지 펼쳤다"며 "(사진이 보도된 후) 사진기자가 된 뒤 처음으로 국내외에서 어마어마한 팬레터를 받았다"고 돌아봤다.
이진환 사진작가를 비롯해 이애주 선생의 제자로서 '천명'을 엮은 윤영옥 이애주한국전통춤회 회장과 김연정 이애주춤연구소 소장 등도 이날 행사에 참석해 고인에 관한 기억을 들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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