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대사습놀이 판소리 장원 최호성씨 "기분 째지는구나∼"
연합뉴스
입력 2025-06-30 17:22:43 수정 2025-06-30 17:22:43
"배운 것보다 배울 거 더 많아…판소리 계승에 힘 보태겠다"


전주대사습놀이 판소리 장원 차지한 최호성씨(전주=연합뉴스) 나보배 기자 = 30일 국립무형유산원에서 열린 제51회 전주대사습놀이에서 판소리 명창부 장원을 차지한 최호성씨가 장원기를 흔들고 있다. 2025.6.30 warm@yna.co.kr

(전주=연합뉴스) 나보배 기자 = "좋지, 좋다, 너무나 좋지. 전주대사습에서 장원을 하고 보니 기분이 아주 째지는구나(좋구나)~."

30일 전북 전주시 국립무형유산원에서 열린 제51회 전주대사습놀이에서 판소리 명창부 장원을 차지한 최호성(38)씨가 사회자의 요청에 깊은 울림이 담긴 한 소절을 즉석에서 뽑아냈다.

국악 분야 최고 등용문인 이날 대회에서 최씨는 심청가 중 가장 극적인 '인당수 빠지는 대목'을 불러 대통령상과 함께 국악계 최고인 7천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그는 "배워온 것보다 배워야 할 게 많은 사람인데 뜻깊은 상을 받게 됐다"며 "저 때문에 많은 고생을 한 부모님이 제일 생각이 난다"고 말했다.

8살 때 우연히 고 박동진 명창의 공연을 보러 갔다가 청중들을 울리고 웃기는 소리꾼의 모습에 매료됐다고 한다.

이후 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 적벽가 보유자인 윤진철 명창에게서 본격적으로 소리를 배웠다.

최씨는 판소리를 배우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 '변성기가 심하게 왔던 초등학교 고학년 시절'을 꼽았다.

그는 "주변에서 소리를 그만하라고 만류할 정도였다"며 "하지만 목을 쉬고 달래가면서 (꾸준히) 하니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최씨는 현재 국립창극단 창악부에서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씨는 "퇴근하고 나면 밤늦게까지 소리 공부를 하다가 출근하고, 또 퇴근하면 연습실에 가는 생활을 반복했다"며 "이번 대사습놀이를 위해 어떤 특별한 준비를 했다기보다는 연습실에서 살았다고 표현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사습놀이는 두 번째 도전인데 4년 전에는 본선에 오르지 못했다. 올해는 본선에 올라 (생중계하는) TV에 출연해보자는 다짐만 했다"며 "장원을 예상하지 못했는데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돼 어안이 벙벙하다"고 덧붙였다.

최씨는 앞으로 소리 공부에 정진할 계획이라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현대화라는 명분 아래 전통판소리가 뒷전으로 밀려나는 상황이 소리꾼으로서 참 마음이 아프다"며 "이번 수상을 계기로 전통판소리를 계승하고 발전하는데 미력하게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고 희망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더 노력하고 소리를 다듬어가며 살아야겠지만, 오늘은 장원이라는 좋은 일이 있었으니 스스로 고생했다는 말 한마디 해주고 싶다"고 웃었다.

war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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