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선 확장 작업'이라고 설명…국방부, 북측 통보에 "의미 있는 메시지" 평가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 북한이 작년 4월에 시작한 군사분계선(MDL) 일대 철책 설치와 비무장지대(DMZ) 북방한계선 일대 방벽 설치 작업 등을 유엔군사령부에 최근 통보한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국방부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25일 유엔사-북한군 통신선을 통해 이런 내용의 DMZ 일대 작업을 유엔사에 통보했다.
북한은 작년 4월부터 MDL 인근과 DMZ 북측 지역에 다수의 병력을 투입해 삼중 철책을 설치하고 대전차 방벽을 세우는 작업 등을 진행 중이다. 지난 겨울 작업을 일시 중단했다가 올해 봄부터 작업을 재개했고, 현재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군은 지난주 후반부터 접적 지역에서 작업을 재개했고, 하루에 1천명 이상의 작업 인원이 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이어 "작년에는 수천 명 규모로 10여곳에서 작업이 진행됐는데 현재 5∼6곳에서 1천여명이 작업하고 있어 작년 수준으로 본격 재개된 것은 아직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북한군의 DMZ 내 작업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23년 말에 주창한 '적대적 두 국가론'에 따라 군사분계선을 국경선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측은 유엔사에도 새 철책 설치 등 DMZ 내 작업에 대해 '경계선 확장 작업'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작년 10월 남북 연결 경의선·동해선 일부 구간을 폭파하기 직전에도 유엔사에 관련 계획을 통보한 바 있다.
당시 북한은 통지문을 통해 "남쪽 국경선 일대에 우리 측 지역에서 대한민국과 연결됐던 동·서부의 도로와 철길을 완전히 끊어버리기 위한 공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공사에는 다수의 우리 측 인원과 중장비들이 투입될 것이며 폭파 작업도 예정돼 있다"고 통보했다.
북측이 이번에 DMZ 일대에서 진행 중이던 철책 설치 작업 등을 뒤늦게 통보한 것은 유엔사, 나아가 남측과 소통을 재개할 수 있다는 신호를 발신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이에 대해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현재 (북한의) 의도를 예단하긴 어렵다"면서도 "다만, (이번 북한의 통지는 남북 긴장 완화와 관련된) 의미 있는 메시지라고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엔사 측은 북한군과의 구체적인 소통 내용에 관해서는 확인을 거부하면서도 "사전 통보는 오해와 판단 착오의 위험을 낮추는 데 유용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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