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에서 10년을 뛴 손흥민이 올 여름 매각설에 휩싸였다.
특히 영국 유력 매체들과 이적시장 전문가들까지 손흥민의 이적 가능성을 어느 때보다 높게 보고 있어 그의 거취가 시선을 모은다.
토트넘은 오는 8월15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인 프랑스의 파리 생제르맹(PSG)과 UEFA 슈퍼컵을 치르기로 돼 있다. 토트넘의 두 번째 우승컵 여정에 손흥민이 합류할 수 있을지도 주목받게 됐다.
토트넘은 33살이 된 손흥민을 최대 900억원까지 받고 중동 구단 등에 팔 수 있다는 자세다.
일각에선 8월14일 UEFA 슈퍼컵은 물론 8월3일로 예정된 토트넘의 한국 투어 이전에도 손흥민이 팀 스쿼드에서 사라질 수 있다는 견해를 내놓는다.
토트넘 구단 소식을 전하는 '토트넘 홋스퍼 뉴스'가 지난 24일 이러한 견해를 내놨다. 토트넘이 의무 출전 계약 위반에 따른 위약금을 물고서라도 손흥민을 올여름 아시아투어 이전에 이적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토트넘 팬사이트 릴리화이트로즈 운영자로, 토트넘 사정에 밝은 존 웨넘은 '토트넘 홋스퍼 뉴스'와 인터뷰에서 위약금 규모를 200만 파운드(약 37억원)로 추정했다.

토트넘이 손흥민을 빠트리고 한국 투어를 올 경우 한국 측 파트너에 지불해야하는 위약금이 40억원 약간 안 된다는 얘기다.
웨넘은 "손흥민은 여러 클럽과 연결돼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로 간다면 이적료는 5000만∼6000만 파운드, 다른 곳으로 이적하면 3000만 파운드 정도 될 것"이라면서 "좋은 제안이 오면 토트넘은 손흥민이 한국 경기에 뛰지 않아 발생할 수 있는 위약금을 내고서라고 거래할 거로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위약금이 있다면 이적료에 포함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앞서 영국 공영방송 BBC는 지난 18일 "손흥민이 다음 시즌이 시작하기 전 토트넘을 떠날 가능성이 있지만, 떠난다고 하더라도 토트넘의 아시아 투어 이후로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구단은 투어 주최 측과 사이에 문제가 발생할 위험을 피하기 위해 손흥민이 투어에서 빠지는 상황은 피하려고 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토트넘은 새 시즌을 앞두고 올여름 아시아 투어에 나선다.
7월 31일 새로 개장한 홍콩의 카이탁 축구경기장에서 아스널(잉글랜드)과 북런던 더비 친선 경기를 먼저 치르고 한국으로 넘어와 8월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뉴캐슬 유나이티드(잉글랜드)와 대결한다.

토트넘의 방한은 2022년, 2024년에 이어 3번째다. 최근 4년 사이 3차례나 찾는 셈이다. 손흥민의 존재감이 없었다면 토트넘이 이렇게 자주 한국을 오기 어려울 것으로 여겨진다. 손흥민이 오랜 기간 토트넘에서 활약했고, 팀 내 간판 공격수는 물론 2년 전부터는 주장까지 맡고 있는 터라 한국 팬들의 관심도 크다.
이런 상황에서 토트넘은 41년 만에 UEFA 유로파리그 우승 트로피를 안겨준 호주 출신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프리미어리그 17위 추락 책임 물어 2년 만에 조기퇴진시키고, 브렌트퍼드에서 지휘봉을 오래 잡은 덴마크 명장 토마스 프랑크 감독을 선임한 것이다.
프랭크 감독이 오면서 '새 술은 새 부대에'라는 논리에 따라 가장 먼저 거취를 고민해야 하는 대상으로 손흥민이 떠올랐다.
마침 사우디아라비아 3개 구단에서 손흥민을 찾는 것으로 알려져 토트넘은 그와의 결별을 고민 중이다.
손흥민의 퇴단 가능성을 예측하는 언론들이 이제는 B급 수준이 아니다. 당장은 토트넘의 7월 말 프리시즌 투어 일정 때문에 잠잠하지만, 8월 중순부터는 그에게 러브콜 보내는 구단의 제안을 토트넘이 살펴볼 태세다.
"8월 말엔 손흥민의 소속팀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최근 들어 영국 공영방송 BBC, 최고 유력지 '더 타임스',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가 공통적으로 손흥민의 다음 시즌 소속팀이 토트넘이 아닐 수 있다고 보도하는 중이다.

로마노는 이미 지난 19일 자신의 동영상 채널을 통해 토트넘의 감독 변화를 설명하면서 손흥민을 도마 위에 올려놨다.
그는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토트넘에서 경질되지 않았다면 손흥민은 토트넘에 남았을 것"이라며 "손흥민의 미래는 아직 아무 것도 결정되지 않았다. 손흥민은 프랑크 감독과 논의한 뒤 자신의 미래를 결정할 예정이다"고 했다.
손흥민의 기량 하락세가 너무 가파른 것도 지적받고 있다. 손흥민은 2016-2017시즌부터 이어오던 프리미어리그 두 자릿수 득점 기록을 이번 시즌 끝냈다. 7골에 그치면서 대기록 행진이 마감됐다. 3차례 부상이 문제였다. 지난 9월과 10월에 허벅지 뒤근육 부상으로 3주씩 쉰 손흥민은 지난 4~5월엔 한달 가량 정체 불명의 발 부상으로 쉬었다.
폭발적인 스피드와 정교한 골결정력이 한꺼번에 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 상황에서 프랑크 감독이 왔고, 사우디아라비아 구단은 손흥민을 원하다보니 토트넘도 그의 빼어난 상품성을 알지만 매각에 유혹을 느끼는 중이다.
손흥민 생애 두 번째 트로피가 될 수도 있는 8월14일 UEFA 슈퍼컵 참가 여부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손흥민도 이런 분위기를 부정하지 않는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지금 뭔가를 말하기보다 기다리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올여름 행보에 대해 여러 가능성을 열어놨다.
손흥민은 2년 전 사우디 이적설에 대해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주장 선배 기성용의 코멘트를 빌어 "대한민국 주장은 사우디로 가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말했지만 지금은 "어떻게 될지 지켜보자"는 입장을 견지하는 중이다.

손흥민은 2015년 독일 분데스리가의 바이엘 레버쿠젠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해, 지난 10년간 북런던 클럽의 상징으로 군림했다.
빠른 발과 정확한 슈팅, 강한 투지를 겸비한 그는 팀의 공격을 이끌며 프리미어리그 최고 윙어 중 하나로 평가받았다. 그가 기록한 454경기 173골이라는 기록은 단순한 수치를 넘어, 클럽 역사에 깊이 각인될 성과다.
다만 손흥민의 노쇠화가 뚜렷한 것도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올여름이 토트넘 구단 입장에서는 선수를 판매, 이적료를 받을 수 있는 마지막 여름 이적시장이다.
여기에 지난 2년간 토트넘을 지도하며 유로파리그 우승을 이끌었던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토트넘을 떠나면서 손흥민도 고민이 큰 것으로 보인다.
'BBC'는 "손흥민을 향한 사우디아라비아 구단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토트넘의 한국 투어가 손흥민의 미래에 영향을 미칠 만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면서도 "신뢰할 만한 소식통에 의하면 손흥민은 다음 시즌이 시작되기 전 토트넘을 떠날 수도 있지만,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나는 시기는 토트넘의 아시아 투어 이후일 가능성이 높다. 손흥민이 팀에 없으면 투어 주최측과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웨넘은 중동 구단이 900억원 이상의 거액 이적료를 내놓게 되면 손흥민을 한국 투어 이전에도 보낼 수 있을 것으로 단언한다.

영국 매체 '토크스포츠'는 17일 사우디 세 구단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연봉으로 3000만 유로(474억원), 계약기간 3년이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3년 총액 1422억원에 달하는 셈이다.
'풋볼 인사이더'는 24일 "UEFA 슈퍼컵이 열리기 전에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없을 수도 있다"고 했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