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인권단체들 다양한 기념행사…새 정부에 '난민 권리보호' 요구 방침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유엔이 제정한 '세계 난민의 날'(6월 20일) 25주년을 맞아 난민인권단체들이 토크 콘서트, 영화 상영회, 난민법 토론회, 증언대회 등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
16일 난민인권단체들에 따르면 사단법인 피난처는 지난 15일 서울 영등포구 선유도공원에서 '같이 걸을까'를 주제로 토크 콘서트를 개최했다. 미니게임, 난민들의 이야기, 난민공연 등이 진행됐다.
이날 오후 3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의실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차지호 의원실이 주최하고 난민인권네트워크가 주관하는 '법무부 제출 난민법 개정안에 대한 평가와 바람직한 난민법 개정안의 방향'을 주제로 한 토론회가 열린다.

최윤철 한국이민법학회장의 사회로 강지훈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가 '법무부 제출 난민법 개정안의 비판적 검토'를, 김진 공익법단체 두루 변호사가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의 최종 견해와 한국의 난민법'을 주제로 각각 발표한다.
이어 최계영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박혜경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침해조사과 조사관, 이탁건 전 유엔난민기구(UNHCR) 한국대표부 법무담당관, 최민수 법무부 난민정책과 사무관 등이 토론에 나선다.
법무부는 지난해 9월 '국가안보나 공공질서를 해쳤거나 해칠 위험이 있는 경우'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을 수 있다는 규정을 신설하는 취지의 난민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개정안에는 난민 자격을 인정받았더라도 난민 인정 제한 대상이라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진 경우 등에는 난민 인정을 취소하거나 철회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도 포함됐다.
이와 관련해 관련 단체들 사이에서도 찬반 의견이 팽팽하다. 찬성 측은 예외 사유를 명시해 제도화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반대 측은 유엔 난민협약 위반 등을 근거로 들며 비판한다.

오는 18일에는 공익법센터 어필이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 다목적홀에서 난민 영화 상영 및 난민과의 대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어필은 아프가니스탄 난민으로 덴마크에 정착한 아민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나의 집은 어디인가'를 상영한다. 2021년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 대상과 안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크리스털 작품상을 받았다.
영화 상영 후에는 한국에 체류 중인 아프가니스탄 난민 2명과 대화하는 시간이 이어진다.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 성년 자녀와 소수민족인 '하자라족' 여성이 참석한다.
19일에는 난민인권센터가 서울 종로구 엔피오피아홀에서 '난민의 노동과 권리'를 주제로 토론회를 연다. 난민 지위의 취약성과 노동권 제한, 난민들의 경험하는 노동권 침해, 난민의 정착을 위한 노동 관련 제도개선사항 등에 관한 논의가 이뤄진다.
20일에는 난민인권네트워크가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10층 배움터에서 '새 정부에 바란다'를 주제로 난민증언대회를 연다. 한국 사회에서 난민이 겪는 현실을 당사자가 증언하고, 새 정부에 바라는 난민 권리 보호 정책요구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수단 출신 압둔과 아담 씨는 세계 최악의 인도적 위기로 불리는 수단 내전 참상을 전하면서 한국 정부에 보호를 요청할 계획이다. 에티오피아 출신 에리마 씨는 정치적 박해를 피해 한국에 입국해 난민신청자로서 살아가는 상황을 전한다.
'세계 난민의 날'은 원래 1975년 아프리카연합(AU)의 전신인 아프리카단결기구(OAU)가 아프리카 내 난민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6월 20일을 '아프리카 난민의 날'로 지정하고 매년 기념해 온 데서 유래한다.
이후 유엔은 2000년 12월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1951) 채택 50주년을 맞아 기존 기념일의 의미를 넓혀 '세계 난민의 날'을 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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