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파리 생제르맹(PSG)에서 입지가 줄어든 이강인의 거취가 여름 이적시장에서 최대 화두 중 하나로 떠올랐다.
최근 이탈리아 세리에A 챔피언 나폴리가 이강인을 영입하기 위해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는 복수의 현지 보도가 잇따르면서, 그의 이탈리아행 가능성은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이탈리아 매체 '일 마티노'는 6일(한국시간) "이강인은 나폴리의 제안에 관심을 보였으며, 나폴리 이적을 거부할 이유가 없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이강인은 나폴리 이적을 결심한 것으로 보이며, 나폴리 수뇌부가 연봉 인상을 약속한 것이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고 했다. 이를 인용한 나폴리 지역 전문지 '스파치오 나폴리' 역시 "이강인의 나폴리행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나폴리는 이강인을 향한 강한 관심을 다양한 경로로 드러내고 있다.
프랑스 유력 매체 '레퀴프'는 최근 "나폴리는 이강인을 크바라츠헬리아의 대체자로 낙점하고 있다. 나폴리 회장이 이강인 영입을 지시했으며, 클럽 차원에서도 협상에 나설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탈리아 매체 '일 나폴리스타' 역시 나폴리는 이미 PSG와 접촉을 시도했으며, PSG 측의 최종 결정만이 남은 상태라고 전했다.
그런 와중에 이강인이 나폴리에서 받을 수 있는 연봉 또한 관심을 끌고 있다.
스포츠 경제 전문 사이트 '캐폴로지'에 따르면, 현재 이강인은 PSG에서 연 364만 유로(약 56억 5000만원)의 연봉을 수령하고 있다.
반면 나폴리에서 가장 높은 연봉을 받는 선수는 로멜루 루카쿠로, 그의 연봉은 769만 유로(약 119억 원)에 이른다.
나폴리 구단이 이강인에게 팀 내 상위권 연봉을 보장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전해졌으며, 이는 그에 대한 기대치를 간접적으로 방증한다.
또한 이강인의 이탈리아행은 나폴리의 단순한 전력 보강 차원을 넘어 마케팅 전략의 일환으로도 해석된다. '일 나폴리스타'는 "이탈리아는 오랜 기간 아시아 시장에 대한 관심이 있었으며, 나폴리는 올 여름 아시아 선수를 영입하려 한다. 이는 중계권 확대와 상품성 증대를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고 전했다.
PSG는 이강인 영입을 통해 한국은 물론 아시아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해왔으며, 브랜드 가치 증대에 크게 기여해온 바 있다. 나폴리 역시 그와 유사한 마케팅 효과를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나폴리의 영입 전략에는 구체적인 실행 계획도 포함돼 있다.
이탈리아 매체 '칼치오 나폴리'는 "나폴리는 유럽연합(EU) 국적이 없는 이강인을 위해 '논 EU 쿼터'를 활용하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규정에 따르면, 세리에A 구단들은 시즌당 최대 3명의 논EU 선수를 영입할 수 있으며, 이미 해당 쿼터를 상당 부분 활용한 나폴리가 이강인을 위해 남은 쿼터를 배정한 것은 그만큼 구단의 의지가 강하다는 의미다.
흥미로운 점은, 나폴리가 이강인의 절친으로 알려진 PSG의 카를로스 솔레르까지 동반 영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두 선수는 스페인 발렌시아 유소년팀에서 함께 성장했으며,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프랑스 '스포르트'는 "PSG는 올여름 대대적인 선수단 개편에 나서고 있으며, 나폴리는 이강인과 솔레르 두 명의 동시 영입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솔레르는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에 임대된 경험이 있으며, PSG에서 핵심 전력으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강인과 솔레르 모두 이번 시즌 루이스 엔리케 감독 체제 아래에서 입지를 잃었다.
이강인은 시즌 전체 공식전 45경기에 출전했지만, 선발 출전은 25회에 그쳤으며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이후에는 단 한 차례도 선발로 나서지 못했다. 시즌 최종전인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도 그는 벤치에 머물렀다.
솔레르 역시 PSG에서 사실상 전력 외로 분류되었고, 웨스트햄 임대를 통해 겨우 출전 기회를 확보했을 뿐이다.
하지만 두 선수의 이적에 필요한 예산은 적지 않다.
프랑스 매체 '풋01'은 "나폴리는 총 2억 유로(약 3106억원) 규모의 이적 예산을 편성했으며, 이 중 약 3000만 유로(약 466억원)를 이강인과 솔레르 영입에 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강인 한 명만으로도 PSG가 요구하는 이적료는 최소 4000만 유로(약 620억 원)에 달해 나폴리로선 난관에 부딪힐 수 있다.
'코리에레 델로 스포르트'는 "PSG는 계약이 3년이나 남아 있는 이강인을 쉽게 매각하지 않으려 하며, 4000만 유로는 최소한의 요구금액"이라고 전했다.
나폴리는 통상적으로 보수적인 영입 정책을 펼쳐왔으며, 2024-2025시즌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자한 선수도 3500만 유로(약 543억원)에 그쳤다. 따라서 PSG가 이강인을 프리미엄 가격에 매각하려 할 경우, 협상은 난항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PSG 역시 급하게 이강인을 매각할 이유는 없다. 그가 주전은 아니지만 다양한 포지션 소화 능력과 마케팅적 가치가 있기 때문에, 계약 기간이 남은 상황에서 헐값에 보내지 않을 방침이다.
결국 이강인의 나폴리행이 성사되기 위해선 나폴리 측의 추가적인 재정적 결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강인에게 나폴리는 단순한 커리어 이동 이상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나폴리가 확고한 주전 측면 공격수가 없는 상황에서 이강인이 합류한다면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전술 핵심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PSG에서의 제한된 출전 기회와 애매한 입지를 고려할 때, 지금이야말로 새로운 환경에서 도약할 수 있는 결정적 시점일 것으로 보인다. 내년 6월 열리는 북중미 월드컵을 위한 이강인의 승부수이기도 하다.
사진=연합뉴스/이강인 인스타그램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