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에이스 터커 데이비슨의 난조 속에 연패에 빠졌다. 안정적으로 지켜왔던 3위 자리도 위태롭게 됐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롯데는 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팀 간 9차전에서 5-10으로 졌다. 전날 6-9로 무릎을 꿇은 데 이어 이틀 연속 고개를 숙이며 주중 3연전을 루징 시리즈로 마쳤다.
롯데는 이날 선발투수로 나선 데이비슨의 부진이 뼈아팠다. 데이비슨은 3⅔이닝 10피안타 2피홈런 4볼넷 3탈삼진 9실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데이비슨은 출발부터 좋지 못했다. 1회초 키움 선두타자 송성문을 볼넷으로 출루시킨 게 시작이었다. 이어 최주환에게 중전 안타, 이주형에게 1타점 2루타를 맞고 키움에 선취점을 내줬다.
데이비슨은 계속된 무사 2·3루에서 김동엽에게 2타점 적시타, 임지열에게 중전 안타를 맞으면서 흔들렸다. 송지후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 힘겹게 이닝 첫 아웃 카운트를 손에 넣었지만 곧바로 김건희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고 1회초에만 4실점으로 무너졌다.

데이비슨은 2회초에도 2사 2루에서 이주형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4회초 2사 후 이주형에게 솔로 홈런, 송지후에게 3점 홈런을 얻어 맞은 뒤 박진과 교체됐다.
데이비슨은 1996년생 미국 출신 좌완이다. 신장 188cm, 체중 97kg의 다부진 체격 조건을 바탕으로 150km/h 초반대 빠른 공을 뿌리는 좌완 파이어볼러다. 메이저리그 경력은 통산 56경기(17선발) 4승 10패 129⅔이닝 평균자책점 5.76 100탈삼진이다. 2021 시즌에는 애틀랜타 소속으로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맞붙은 월드시리즈에 등판한 경험도 있다. 애틀랜타가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우승하면서 당당히 월드시리즈 우승 멤버에 이름을 올렸다.
데이비슨은 지난해 대부분의 시간을 마이너리그에서 보냈다. 트리플A 32경기(17선발) 5승 11패 115⅔이닝 평균자책점 3.89 104탈삼진으로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고, 롯데의 레이더망에 걸려 들었다. 미국을 떠나 한국에서 새 도전에 나섰다.
데이비슨은 4월까지 6경기 33이닝 3승 무패 평균자책점 2.18로 빼어난 피칭을 보여줬다. 빠르게 KBO리그에 적응하면서 팀 선발진의 기둥 역할을 해줬다. 2025 시즌 전체 성적도 13경기 73⅓이닝 6승 2패 평균자책점 3.44로 준수하다.

하지만 데이비슨은 최근 페이스가 좋지 못한 상태다. 지난 5월 24일 한화 이글스전 5이닝 8피안타 2피홈런 1볼넷 1사구 6탈삼진 6실점(4자책), 5월 30일 SSG 랜더스전 5이닝 6피안타 2볼넷 3탈삼진 3실점(2자책)에 이어 이날 키움전까지 3경기 연속 승수 쌓기에 실패했다.
데이비슨의 난조가 일시적이라면 다행이지만 슬럼프가 길어진다면 롯데의 마운드 운영도 어려움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불펜이 약한 편인 롯데는 선발투수의 호투, 타선의 화력을 바탕으로 상위권에 안착했다. 만약 데이비슨의 부진이 계속되면 상위권 다툼이 더욱 힘들어진다.
롯데는 일단 이날 패배 여파로 2025 시즌 32승 27패 3무를 기록, 4위 SSG 랜더스(31승 27패 2무)와 5위 삼성 라이온즈(32승 28패 1무)에 0.5경기 차로 쫓기게 됐다. 6위 KT 위즈(31승 28패 3무)와도 1경기 차에 불과하다. 데이비슨이 반등하지 못한다면 다음달 초 올스타 브레이크 전까지 5강권 사수가 쉽지 않을 수 있다.
한편, 롯데는 6일부터 조성환 감독대행이 이끄는 두산 베어스와 잠실구장에서 8일까지 원정 3연전을 치른다. 6일 경기에서 롯데는 나균안을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 두산에선 잭로그가 선발 등판한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