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천하람, 민주당 선거법 비판…李, '여야와 논의하며 풀겠다' 취지 답변
우의장, 李대통령에 '진관사 태극기' 배지 선물…李 "정말 의미있는 태극기"
우의장, 李대통령에 '진관사 태극기' 배지 선물…李 "정말 의미있는 태극기"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김영신 오규진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4일 국회에서 취임선서를 한 뒤 곧바로 우원식 국회의장, 여야 대표들과 오찬을 함께하고 '협치' 의지를 강조했다.
우 의장은 이날 국회 사랑재에서 이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함께하는 오찬 자리를 마련했다. 우 의장은 앞서 대선 개표 전에 각 당에 이같은 자리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찬에는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조국혁신당 김선민 대표 권한대행, 개혁신당 천하람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진보당 김재연 대표, 기본소득당 용혜인 대표, 사회민주당 한창민 대표 등 원내 7당 대표들이 모두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각당 대표들과 악수 인사를 한 뒤 함께 사진 촬영을 했다. 다른 참석자들은 연신 밝은 표정을 보인 것과 달리, 김 비대위원장과 천 대표는 웃음기 없는 표정이었다.
식사에 앞서 우 의장이 먼저 "국민 대통합이 절실한 때라 오늘 식사는 비빔밥으로 준비했다. 전국의 재료를 골고루 사용했다"며 "오늘 상차림처럼 새로운 대한민국이 도약하는 앞으로의 길도 함께 하길 기대한다"고 덕담했다.
오찬 메뉴로는 강원도 횡성 한우, 경기 이천 쌀, 경북 울릉도 취나물 등이 들어간 비빔밥과 전남 완도 전복 냉채 등 토종 한식이 올랐다.
우 의장은 이어 "지난 6개월간 우리 국민들이 큰 어려움과 고통을 겪었는데 이제 정말 새롭게 출발해야겠다"며 "국회와 정부가 잘 협력하면서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고 국민의 삶에 공동 책임을 진다는 자세로 난관을 헤쳐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의장님께서 화합과 소통의 자리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고 사의를 표한 뒤 "정치가 국민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국민을 하나로 모으는 본연의 역할을 잘 할 수 있길 기대한다. 저부터 잘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특히 김 비대위원장, 천 원내대표를 직접 부르면서 "제가 잘 모시도록 하겠다. 자주 뵙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양보할 건 양보하고 타협해서 가급적이면 모두가 함께 동의하는 정책들로 국민이 더 나은 삶을 꾸리게 되길 소망한다"며 "전쟁과 같은 정치가 아닌 대화·인정하고, 실질적 경쟁하는 정치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국민 통합과 국가 개혁이라는 막중한 과제를 성공적으로 달성하기를 기대한다"며 당선을 축하하면서도 민주당의 공직선거법, 법원조직법, 형사소송법 등 처리 예고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천 대표도 "국민통합과 민생회복에 대한 기대와 동시에 우려를 가진 국민이 적지 않게 계실 것"이라며 "대법관 증원을 포함한 사법부 문제는 법치주의와 삼권분립에 관한 문제로, 충분한 반대 의견도 들으시면서 신중하게 추진해주시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대통령과 입법부 사이 원활한 소통에 대한 결핍을 많이 느끼셔서 첫번째 행사로 (오찬을) 하는 게 아닌가. 역시 이재명답다라는 생각이 든다"며 "저도 유순한 사람인데 국회에 오니 싸움하는 사람으로 바뀐 것 같다. 의장님이 주신 비빔밥처럼 잘 화합해야겠다. 유쾌한 비빔밥으로 즐거운 정치를 같이 하면 좋겠다"고 했다.
이번 대선에서 이 대통령을 지지한 범여권 군소 정당 인사들도 한목소리로 새 정부 성공을 축하하고 협력을 다짐했다.
이어진 비공개 오찬에서도 이 대통령은 민생을 위해 국회와 충분히 협력·소통하겠다면서 여야 공감대가 있는 공약은 속도감 있게 우선 추진하자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쟁점 법안들과 관련해서는 여야와 논의하며 풀어가겠다는 취지로 언급했고, 박 원내대표가 하는 농담을 이 대통령이 받는 등 좋은 분위기로 끌어가려고 주력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우 의장은 나라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게 중요한 때라는 의미로 '진관사 태극기' 배지를 이 대통령에게 직접 달아주기도 했다. 진관사 태극기는 3·1운동이 일어나고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수립된 1919년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이 대통령은 "정말 의미 있는 태극기다"라고 말했다고 우 의장은 전했다.

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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