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바로크 오페라 공연' 프티봉 "동시대 음악처럼 느끼길"
연합뉴스
입력 2025-06-04 15:59:01 수정 2025-06-04 15:59:01
아마릴리스 앙상블과 첫 내한…6·8일 한화클래식 '마법사의 불꽃' 공연
가이야르 예술감독 "프티봉, 희비극 오가는 연기력 갖춰"


인사말하는 파트리샤 프티봉(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소프라노 파트리샤 프티봉이 4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한화클래식 2025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6.4 ryousanta@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바로크 음악을 연주하지만, 비단 그 시대에 머무르지 않고 동시대 곡을 연주하는 것처럼 진보적인 느낌을 갖고 노래합니다. 관객들도 그런 부분을 느꼈으면 좋겠어요."

프랑스 바로크 오페라를 들고 한국을 찾은 프랑스 소프라노 파트리샤 프티봉(55)이 4일 서울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공연이 국내 청중에게 현재의 음악처럼 받아들여지길 원한다고 밝혔다.

프티봉은 화려한 기교와 고음을 구사하는 프랑스의 대표 콜로라투라 소프라노다. 프랑스 바로크 음악부터 현대 음악까지 폭넓은 레퍼토리를 아우르는 다재다능한 성악가로, 2001년과 2003년 프랑스의 권위 있는 음악 시상식 '빅투아르 드 라 뮈지크'에서 최고 성악가로 선정됐다.

프티봉은 6일과 8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프랑스 대표 고(古)음악 단체 아마릴리스 앙상블과 '마법사의 불꽃'을 공연한다. 한화클래식이 선보이는 고음악 시리즈 일환으로, 프랑스 바로크 오페라의 곡들을 추려 서사를 갖춘 극음악으로 재구성했다. 프티봉과 아마릴리스 앙상블의 내한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프티봉은 "바로크 음악을 연주해도 그게 그 시대에만 머무르는 것은 아니다. 바로크 음악은 일종의 옷감 같은 존재"라며 "똑같은 옷감도 누구에게 가느냐에 따라서 그 모양이 바뀌듯이, 노래가 어떻게 불리느냐에 따라서 바로크 시대 음악이 정말 현대적으로, 우리가 사는 이 시대 음악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사말하는 파트리샤 프티봉(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소프라노 파트리샤 프티봉이 4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한화클래식 2025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6.4 ryousanta@yna.co.kr

'마법사의 불꽃'은 곡들을 단순히 나열하지 않고 신화 속 인물인 메데이아와 키르케라는 여성 캐릭터를 중심으로 극을 구성했다. 이들 여인은 사랑에 배신당해 분노하고 복수하는 등 냉혹하고 잔인한 면모를 보이면서도 사랑을 갈구한다. 그 때문에 공연은 사랑과 복수, 질투 등 근원적인 감정을 표현한다.

아마릴리스 앙상블의 엘로이즈 가이야르 예술감독은 이번 공연이 바로크 시대의 프랑스 작곡가 마르크 앙투안 샤르팡티에와 그가 쓴 오페라 '메데이아'에서 출발했다고 소개했다.

가이야르 감독은 "메데이아는 신화 속 마녀인데, 그는 열렬한 사랑에 빠진 인물이지만 다른 한편으론 자기 아이를 죽인, 어떻게 보면 모성애가 부족한, 하자가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며 "이번 공연에서 우리는 사랑에 빠진 여성에게 경의를 표하는 동시에 복수하는 여성에게도 경의를 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울러 장 페리 르벨의 기악곡 '원소들'을 통해 혼돈을 표현하려 했다고 덧붙였다.

가이야르는 프티봉과의 오랜 인연도 들려줬다. 둘은 파리 고등음악원 때부터 같이 공부를 한 30년 지기 친구다.

가이야르는 "파트리샤의 큰 장점은 희극과 비극을 오가는 연기력을 갖고 있다는 점"이라며 "바로크 음악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대비인데, 이를 그 누구보다도 잘 소화하며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성악가다. 음역대도 굉장히 넓다"고 칭찬했다.

인사말하는 아마릴리스 앙상블의 엘로이즈 가이야르(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아마릴리스 앙상블의 엘로이즈 가이야르가 4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한화클래식 2025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6.4 ryousanta@yna.co.kr

가이야르는 1994년 아마릴리스 앙상블을 창단해 현재까지 이끌고 있다. '아마릴리스'는 서양의 꽃 아마릴리스에서 유래된 이름이다. 아마릴리스꽃은 한 줄기에서 여러 송이가 피는 식물로 단원 한 명 한 명이 모여 조화로운 음악을 연주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프티봉과 가이야르 모두 처음 한국을 방문했다며 첫 느낌이 인상적이라고 했다.

가이야르는 "문화와 친절함에 감탄했고 절을 방문했는데 굉장히 좋았다"며 "역사 속에 존재하는 옛것과 현대적인 것들이 공존하는 도시가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프티봉은 "이렇게 좋은 기회로 한국에서 연주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연주는 무엇인가를 서로 나누는 것인데, 그렇게 좋은 것을 나눌 수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화클래식 2025 기자간담회(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소프라노 파트리샤 프티봉(오른쪽)과 아마릴리스 앙상블의 엘로이즈 가이야르가 4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한화클래식 2025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6.4 ryousant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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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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