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푸틴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크림대교(케르치해협대교)에서 폭발과 함께 엄청난 물보라가 솟아오릅니다.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이 3일(현지시간) 러시아 본토와 크림반도를 잇는 다리에 수중 공격을 감행했다며 영상과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SBU는 텔레그램에 올린 성명에서 "크림대교의 수중 교각 하나에 TNT 1천100㎏급 폭발물을 매설해 폭파하는 특수 작전을 완수"했다고 말했습니다.
SBU는 민간인 사상자 없이 작전을 수행했으며 교각이 심각하게 파손됐다고 주장하면서 교량 가드레일이 손상된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이번 작전은 바실 말류크 우크라 SBU 국장이 직접 지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크라이나 매체와 군사전문가들은 말류크 국장이 불과 이틀 전 러시아 본토 공군기지 4곳에 대한 기습 드론 공격으로 러시아군의 전략폭격기 40여대를 타격하는 데 성공했다고 주장한 것을 거론하며 이번 크림대교 공격에 '마리치카(Marichka)'로 불리는 우크라이나의 자폭 잠수 드론이 폭발물 운반 등에 사용됐을 것이란 추측을 내놨습니다.
마리치카는 길이 6m, 폭 1m, 공격 범위는 1천㎞에 달하며 무거운 폭발물을 실을 수 있고, 바다에 잠수해 적 군함 등 물에 잠긴 부분을 타격해 일반 해상드론보다 파괴력이 훨씬 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군사 전문 매체 '워존'은 3일 오후 크림대교를 공격하려던 드론 보트가 러시아의 AI 탑재 킬러 드론 '란셋'에 의해 파괴되는 영상이 포착됐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저녁 연설에서 크림대교 공격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에 감사를 표하는 것은 언제나 기쁜 일"이라면서 "정말 잘하셨다"고 말했습니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크림반도에서 우크라이나 소속 요원을 체포했으며 이 요원이 테러 공격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자백했다고 밝혔습니다.
길이 19㎞ 크림대교는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한 이후 건설됐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앞서 2022년 10월과 2023년 7월에도 크림대교를 공습했으며 이번이 세 번째 주요 공격 시도입니다.
제작: 진혜숙·황지윤
영상: 로이터·AFP·우크라 SBU 텔레그램 X@NEX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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