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력 남달랐고 어려운 이에 먼저 다가간 친구…국가적 난제 해결해주길"

(성남=연합뉴스) 이우성 기자 = "검정고시 학원에 새 학생이 들어왔는데 암기와 이해력이 남달라 눈여겨봤죠. 그게 재명입니다."
경기 성남시에서 소년공 시절 이재명 후보와 낮에는 시계공장을 다니고, 밤에는 학원을 같이 다니며 검정고시, 대학 입시를 준비한 성남 시절 친구 심정운(62) 씨는 3일 "재명이는 학원을 3개월 다니고 중등 검정고시에 합격했을 정도로 공부를 잘했다"고 기억했다.
무슨 인연인지 대학교도 같은 학교에 입학했고, 지금까지 40년이 넘는 우정을 이어오고 있다고 심씨는 전했다.
심씨는 "78년도에 검정고시반 학원에서 처음 만났는데 나이도 비슷하고, 집도 같은 방향이었다"며 "둘 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 검정고시 학원에 다녔고 그러다 보니 친해지게 됐다"고 했다.
그는 정치 일정으로 바쁜 이 후보와 평소 통화하긴 힘들고 가끔 SNS로 안부를 묻는데 '오케이'나 '하트' 하나 담아 답을 해온다고 미소를 지었다.
최근에 얼굴 본 건 이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맡고 있던 2023년 9월, 국회에서 무능폭력정권에 맞서 국민 항쟁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하며 무기한 단식을 벌일 때 찾아가서 본 게 마지막이었다고 했다.
그는 "이것저것 고려하면 아무것도 못 할 수 있으니 충분히 주변 의견을 듣되 결정했다면 이재명답게 과감하게 추진하는 대통령이 돼 달라"고 응원했다.

'참이슬', '화요', '열라면' 등의 제품명을 독특한 손글씨로 작품으로 표현해 대중에게 알려진 캘리그라퍼 강병인(63) 씨도 어린 시절 성남에서 오리엔트 시계공장과 검정고시 학원을 이 후보와 함께 다닌 추억을 떠올렸다.
강씨는 "저보다 두 살 어렸는데 모르는 문제를 물어보면 곧잘 가르쳐주던 똑똑한 친구였다"며 어린 시절을 더듬었다.
그는 이후 변호사가 되고 시민운동가, 공직자, 정치인 길을 걸었으니 소통할 일이 별로 없었는데 지난 20대 대선 때 이 후보 선거캠프에 참여해 힘을 보탰지만, 결과가 좋지 않아 아쉬웠다고 했다.
이번에 당선 확실 소식을 듣고 누구보다 반가웠다는 그는 이 후보를 향해 "가난한 삶의 궤적 속에서 여러 질곡을 발판 삼아 지금의 지도자가 되지 않았냐"며 "임기를 마치면 지지한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모두에게 박수받는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가 사법연수원을 수료하고 경기 이천에서 노동법률상담소장을 맡았을 때 간사로 함께 일했던 김재기(64) 씨는 "어려운 이들에게 먼저 다가간 친구"라고 기억했다.
그는 "1990년대 초반 노조 활동하던 노동자들은 수사기관에서 주목받는 대상이었다"며 "법률상담에서 자기 사정을 털어놨다가 경찰에 얘기가 들어갈까 봐 주저하던 노동자들을 위해 수련회를 제안하고 개인사를 먼저 꺼내 진심을 보였기에 더 소통할 수 있었고 지금의 정치인, 지도자가 되는 양분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한 나라의 지도자가 된 이 후보에게 "우리 시대에 가장 어렵다고 하는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대통령이 돼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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