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촌리에서 난 용' 플래카드 들고 이 후보 이름 연호
"훌륭한 지도자 돼 달라"…태어난 곳엔 '이재명 생가터' 표지판
이 후보 초등 은사 "머리 상당히 총명…친구 사이에서 신뢰도 높아"
"훌륭한 지도자 돼 달라"…태어난 곳엔 '이재명 생가터' 표지판
이 후보 초등 은사 "머리 상당히 총명…친구 사이에서 신뢰도 높아"

(안동=연합뉴스) 김선형 윤관식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고향 마을인 경북 안동시 예안면 도촌리 주민들은 이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되자 크게 환호했다.
4일 새벽, 예안면 도촌리 마을회관.
밤을 잊은 주민들은 공중파 방송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되는 대선 개표결과를 지켜보며 개표율이 높아질수록 이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되자 이 후보의 이름을 거듭 연호하며 손뼉을 치거나 만세를 했다.
이 마을 노인회장은 '도촌리에서 난 용, 이재명'이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응원했다.
일부 주민은 눈물을 흘리는 모습도 보였다.

주민들은 이 후보에 대한 다양한 기억을 가지고 있었다.
권오선(90) 할아버지는 "재명이는 옛 친구의 아들"이라며 "친구는 살아있을 때 고향에 자주 놀러 왔다. 올 때마다 아들 자랑을 많이 했다"고 회고했다.
고령인 그는 귀가 잘 들리지 않지만, 유년 시절 이 후보를 분명히 기억하고 있었다.
권 할아버지는 기자에게 이 후보가 태어났던 집터 앞을 가리키며 "재명이가 여기서 뛰어다녔다"며 "똘똘했다. 공부도 잘했고. 보면 똑똑한 게 눈에 보였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5남 2녀 중 다섯째로 태어났다.

마을 사람들에 따르면 이 후보는 조부모 묘소가 있는 고향 마을을 매년 한식과 추석 때마다 방문했다.
지난해에는 도촌리 마을을 가로지르는 도랑 동계천에서 직접 물고기를 잡기도 했다고 한다.
도촌리 이장 이재호(69)씨는 "어릴 때 지나가는 걸 먼발치에서 보곤 하는 동네 동생이었는데 이렇게 큰 인물이 될 줄은 몰랐다"라며 "훌륭한 지도자가 되어달라"고 웃었다.
도촌리 마을에서 이 후보가 나고 자란 터전은 모두 두 곳이다.
두 지점은 지도상 2.6㎞ 떨어져 있다.
그가 태어난 곳에는 안동영주민주연합이 세운 '이재명 생가터' 표지판이 세워져 있었다. 이곳은 사유지로 현재 밭으로 이용 중이다.
이 후보가 유년기를 보낸 터에는 그가 '꿈을 키웠던 곳'이라는 표식이 서 있다.

이 후보가 태어난 곳의 현 소유주인 장계옥(71)씨는 "2010년 연고 없이 귀농했는데 막상 와보니 산도 좋고 물도 좋고 동네도 좋아 집을 짓고 살고 있다"며 "이 후보께서 깨끗한 정치를 했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박 모(84) 할머니는 "도촌에서 어렵게 살다가 갔는데 잘되니까 정말 내 일처럼 좋다"며 "나라를 위해 잘해줬으면 한다. 훌륭한 지도자가 되었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같은 시각 이 후보의 초등학교 시절 은사 박병기(73)씨는 안동 시내 한 카페에서 지지자들과 개표 방송을 지켜봤다.
첫 발령지가 삼계국민학교(현 월곡초등학교 삼계분교장)였던 박씨는 이 후보의 6학년 시절 담임교사였다.
이 후보는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공장에서 소년공으로 일했고 검정고시를 거쳐 사법시험까지 합격했다.
박씨는 "그 당시 특히 책이 부족할 때였는데 (이 후보가) 학교 도서관에 있는 책을 엄청 많이 읽었다"며 "집안이 상당히 가난했고, 당시 통학 거리가 20리(약 8㎞) 가까이 되는 데도 걸어 다녔다"고 회상했다.
이어 "머리가 상당히 총명했고, 친구들 사이에서도 신뢰도가 높고 우호적이었다"며 "우리 사회가 파벌이 심하고 국민이 많이 갈라져 있고 서로 비난만 한다. 통합과 단합을 잘 시키고, 선거 후에도 변치 않는 마음으로 국민의 머슴으로서 뛰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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