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김민재가 심각한 부상으로로 시즌 마무리는 물론 여름 일정 전반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특히 그의 부상이 단순한 아킬레스건 염증을 넘어 낭종으로까지 악화됐으며, 빠르면 7월 중순까지도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보도가 등장했다.
사실상 6월 14일 미국에서 개막하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출전이 불가능할 전망이다.
독일 유력 매체 '빌트'는 3일(한국시간) "김민재의 부상이 예상보다 훨씬 심각하다"며 "왼쪽 아킬레스건의 염증 상태가 악화된 데 더해, 왼발에는 액체로 채워진 낭종까지 발생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이어 "김민재는 현재 한국에서 신뢰하는 의료진에게 진찰을 받고 있으며, 정형외과 전문의는 최소 7월 15일까지 휴식을 권고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민재는 지난 4월 말 이후 바이에른 뮌헨의 공식 경기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당시 구단은 구체적인 사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독일 현지에선 김민재의 상태가 단순히 피로 누적이 아닌 부상 때문이라고 의심해왔다.
결국 빌트는 이번 부상 소식을 새롭게 알리면서 "뮌헨이 김민재를 쉬게 했지만 상태는 오히려 악화됐다"며 "그는 클럽월드컵 출전은 물론, 프리시즌 합류도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민재의 에이전트인 마우로 알베스 역시 이 같은 상황을 간접적으로 인정했다.
뮌헨 전문 독일 계정 '바이에른 앤드 저머니'가 전한 바에 따르면, 알베스는 최근 김민재가 시즌 내내 겪은 부상에 대해 "김민재는 아침에 통증이 가장 심했다. 훈련이나 경기를 할 때는 아드레날린에 기대 버텼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초 결정적인 순간들에서는 제대로 달리거나 점프조차 어려운 상태였다. 현재는 훈련조차 불가능한 몸 상태"라고 덧붙였다.

김민재는 이번 시즌 뮌헨 유니폼을 입고 공식전 43경기에 출전, 총 3595분을 소화했다. 이는 필드 플레이어 중 요주아 키미히(4377분)에 이어 팀 내 두 번째로 많은 출전 기록이다
유럽 무대 첫 시즌이었던 나폴리 시절보다도 더 많은 시간을 그라운드에 쏟아부었다. 김민재는 지난 시즌 독일 적응기를 거쳐 이번 시즌 완전한 주전 수비수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하지만 시즌 후반기 들어 김민재의 경기력은 점차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인터 밀란전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의 '데어 클라시커' 리그 경기에서 일으킨 수비 실수가 치명적인 실점으로 이어지며 모든 책임을 떠안았다.
독일 언론과 팬들 사이에선 그의 기량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고, 일부 언론은 김민재를 '방출 대상'으로 분류하기까지 했다.
지금 와선 이 같은 평가가 너무 성급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력 하락의 근본 원인이 누적된 부상에 있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김민재는 이미 지난해 10월, 프랑크푸르트와의 리그 경기 도중 발목 통증을 호소했고, 이후 검사 결과 왼쪽 아킬레스건에 염증이 확인됐다.
통상적으로 이 부상은 회복에 장기간이 소요되며, 재발 위험도 높다. 그럼에도 김민재는 팀 사정상 충분한 회복 시간을 갖지 못한 채 계속해서 경기에 나섰다. 뮌혠은 김민재의 혹사를 사실상 방치했다.
당시 뮌헨 수비진은 다요 우파메카노, 이토 히로키, 마테이스 더리흐트 등 핵심 수비수들의 부상 공백으로 붕괴 직전이었다. 김민재는 통증을 안은 채 진통제를 맞고서라도 경기를 소화해야 했던 것이다.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는 이 같은 선수 혹사에 대해 반복적으로 경고해왔으며, 선수의 장기적 건강 보호를 위한 가이드라인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유럽 정상급 구단조차 이를 온전히 지키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실제로 뮌헨은 김민재의 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시즌 내내 무리한 기용을 이어갔다.
결국 선수의 추가 부상으로 이어졌고, 이제는 김민재를 대체할 수비수 확보가 시급한 뮌헨이다.

뮌헨은 레버쿠젠의 핵심 수비수 요나탄 타의 조기 합류가 이미 확정됐다. 타는 계약상 7월 1일부터 뮌헨 소속이 되지만, 클럽 월드컵 조기 출전을 위해 이적료를 지불하고 사전 합류시키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레버쿠젠은 뮌헨이 자국 리그 내 라이벌이라는 점과 FIFA 클럽 월드컵의 상금 규모를 고려해 최소 200만 유로(약 31억원)에서 최대 400만 유로(63억원)의 이적료를 요구하고 있다. 레버쿠젠이 뮌헨의 상황을 알고 있음에도 양보할 확률은 적다.
더 큰 문제는 현재 뮌헨의 수비 자원이 거의 전무하다는 데 있다.
에릭 다이어는 자유계약으로 모나코 이적이 확정되며, 클럽 월드컵 준비 일정에도 불참한다. 히로키는 세 번째 중족골 골절로 장기 이탈이 확정됐고, 다요 우파메카노 역시 무릎 연골 수술 후 회복 중이다.
여기에 김민재까지 전력에서 이탈한다면, 뮌헨은 사실상 주전 센터백이 아예 없는 상태로 클럽 월드컵을 맞이하게 되는 셈이다.

한편, 김민재는 부상으로 인해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대표팀 명단에서도 제외됐다.
국가대표팀의 중심 수비수로 활약해온 김민재에게 이번 공백은 뼈아프다. 클럽과 대표팀 모두에서 이탈한 그는, 이제 본인의 건강과 미래 커리어를 위해 완전한 회복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다.
나폴리, 뮌헨을 거치며 유럽 정상 무대에서 연달아 리그 우승을 경험한 김민재는 한국 축구 역사상 유례없는 커리어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지금은 뮌헨이라는 빅클럽의 희생양이 된 상황이다. 아무리 '괴물 수비수'라도, 휴식 없이 버틸 수는 없다는 게 이번 김민재 부상으로 드러났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