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기자매' 작가 "'퀸 네버 크라이' 유행보며 3박4일 밤샜죠"
연합뉴스
입력 2025-06-03 07:19:00 수정 2025-06-03 07:19:00
범배 작가 서면 인터뷰…"예측 불가·빽빽한 개그가 '기자매'의 매력 포인트"


웹툰 '기자매' 한 장면[네이버웹툰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분만실에서 막 태어난 아이가 울음을 터뜨린다.

팔짱을 낀 산모가 "퀸 네버 크라이"(여왕은 절대 울지 않아)라고 속삭이고, 이에 아이는 갑자기 울음을 멈춘 채 도도한 표정을 짓는다.

지난해 해외에서 화제가 된 글로벌 밈(meme·온라인 유행 콘텐츠) '퀸 네버 크라이'다.

한국 웹툰 '기자매' 속 한 장면에서 탄생한 이 밈은 틱톡, 엑스(X·구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휩쓸었고, 웹툰 장면에 노래를 붙인 짧은 틱톡 영상은 하루 400만 회 이상 재생되기도 했다.

웹툰을 보지 않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밈으로 유행했으며, 국내 인터넷 커뮤니티로 역수입되기도 했다.

웹툰 '기자매'[네이버웹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범배 작가는 3일 연합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퀸 네버 크라이'가 밈이 되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한 순간을 또렷이 기억한다고 밝혔다.

그는 "'퀸 네버 크라이' 장면이 처음 SNS에서 퍼지기 시작했을 때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며 "지드래곤의 '파워'(POWER)를 틀어놓고 3박 4일 동안 밤을 지새우며 실시간으로 반응을 지켜봤다. 아직도 '파워'만 들으면 그때의 공기, 감정, 감각이 떠오른다"고 돌이켰다.

'기자매'는 유독 기가 센 자매 가운데 막내가 사랑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개그 웹툰이다.

스토리는 단순하지만, 종잡을 수 없는 전개와 쉴 새 없이 터지는 웃음이 '기자매'만의 매력으로 꼽힌다.

범배 작가는 "저도 매번 다음 화 내용을 모르는 채 작업에 들어갔다"며 "그런 즉흥성이 클리셰(Cliché) 부수기로 이어졌고, 다행히 독자들도 이를 좋아해 주셨다"고 설명했다.

또 "한화에 하나 정도만 있어도 될 메인 개그를 매번 5∼6개씩 채워 넣었다. 모든 장면과 컷에 최선을 다해 개그를 구겨 넣으려 했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개그의 완급을 조절하는 노련함이 부족했던 것 같았다면서도 "그 정신없고 빽빽한 개그 밀도가 '기자매' 스타일이라고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기자매'에는 개성이 뚜렷한 세 캐릭터가 등장한다. 주인공인 기제니와 그녀가 짝사랑하는 끼준희, 둘을 갈라놓으려는 퀸 로라다.

작가는 "메인 빌런(악당)인 퀸 로라는 정말 갑작스럽게 만들어진 캐릭터"라며 "갑자기 등장한 캐릭터의 정체성을 강력하게 하려면 유서 깊은 느낌이 필요했고, 처음에는 구석기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려다가 퀸 로라의 탄생 장면으로 간소화했다"고 귀띔했다.

퀸 로라의 탄생 장면은 앞서 언급한 '퀸 네버 크라이' 밈으로 전 세계적인 화제가 됐으니 탁월한 선택을 한 셈이다.


'기자매'는 지난 4월 총 48화에 외전과 특집까지 합쳐 51화로 최종 완결됐다. 요즘 웹툰치고는 꽤 짧은 분량이다.

작가는 "체력에 한계가 오기도 했다. 밤을 너무 많이 새웠고 더 이상 연재가 길어지면 언제든지 몸이나 정신 둘 중 하나가 무너질 것 같았다"고 빠른 완결의 이유를 설명했다.

대신 시즌2의 가능성은 열어놨다.

작가는 "개인적으로는 시즌2에 대한 욕심이 있고 언젠가 타이밍이 온다면 꼭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며 시즌2에 등장할 수도 있는 새 캐릭터를 설명했다.

그는 "'깡 가족'이라고 깡패 같은 외모에 무시무시한 흉터, 하지만 머리에 든 것이 없어서 머리를 맞으면 '깡' 소리가 난다는 캐릭터"라고 묘사했다.

앞으로 진심을 담은 좋은 작품을 그리고 싶다는 꿈도 덧붙였다.

"원래는 묵직한 메시지를 전하는 만화를 그리고 싶다는 목표가 있었어요. 하지만 '기자매'를 완결하고 나니 오히려 (목표에 대한 생각이) 흐려졌어요. 상상도 해본 적 없는 가벼운 만화가 제 인생에 정말 값진 경험을 안겨줬기 때문이죠.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저를 응원해주는 사람들에게 떳떳한 만화를 그리고 싶어요. 진심을 담아서 좋은 작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heev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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