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파리 생제르맹(PSG)가 결국 이강인의 매각을 결정했다.
프랑스 유력 매체와 이탈리아 현지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PSG는 이강인을 포함한 일부 로테이션 자원들의 매각을 허용할 방침이다. 공식적인 매물로 나오지는 않았지만, 적절한 제안이 들어올 경우 매각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나폴리가 이강인 영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이적의 현실화 가능성이 높다.
프랑스 유력지 '레퀴프'는 2일(한국시간) "PSG는 곤살루 하무스와 이강인에게 이번 여름 팀을 떠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계획"이라고 전했다.
매체가 언급한 두 선수는 모두 이번 시즌 많은 경기에 출전하긴 했지만 정작 선발 출전 기회는 제한적이었다.
하무스는 시즌 초반 발목 부상으로 인해 이탈했던 시기를 감안해도 41경기에 나서 18골을 기록했지만 주전 경쟁에서 밀렸고, 이강인은 45경기에 출전했음에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나 자국 내 컵 대회 결승전 등 중요한 경기에서는 단 한 경기도 선발로 나서지 못했다.
해당 매체는 "두 선수 모두 2028년까지 계약이 남아 있지만, 적절한 제안을 받을 경우 이적을 허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PSG에서 두 번째 시즌을 보낸 이강인은 리그 1과 프랑스 컵, 슈퍼컵, 그리고 UCL까지 포함한 전 대회에서 45경기에 출전해 6골 6도움을 기록하며 나름의 존재감을 드러냈지만, 시즌이 갈수록 입지는 좁아졌다.
시즌 초반에는 로테이션의 일원으로 비교적 꾸준히 출전 기회를 부여받았지만, 겨울 이적 시장을 통해 세계 정상급 공격수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가 입단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크바라츠헬리아의 합류 이후,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은 공격진을 흐비차, 우스망 뎀벨레, 데지레 두에 중심으로 구성했고, 중원 역시 주앙 네베스, 비티냐, 파비안 루이스의 삼각 편대로 고정되면서 이강인의 자리는 더욱 좁아졌다.
특히 PSG가 역대급 시즌을 보내며 후반기 들어 중요한 경기가 많아지면서 주전 라인업 고정은 심화되었고, 이강인은 벤치에서 출전 기회를 노리는 입장이 됐다.
실제로 이강인은 지난 1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도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끝내 교체 투입되지 못해 단 1분도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여기에 더해, 이강인에게는 주어지지 않았던 교체 기회가 2006년생 유망주 세니 마율루에게 돌아가면서 사실상 이강인이 팀 내 입지를 완전히 잃은 것을 방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강인은 시즌 전체 기준으로 PSG의 쿼드러플 달성에 기여한 선수 중 한 명이다. 하지만 PSG의 스쿼드가 지나치게 두터웠고, 팀 전술상 그의 장점이 최대한으로 발현되기는 어려웠다는 평가가 따른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탈리아 세리에A의 명문 구단 나폴리가 이강인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탈리아 매체 '코리에레 델로 스포르트'는 "나폴리는 이강인에게 깊은 관심을 갖고 있으며, PSG와 흐비차 이적 협상 당시에도 이강인을 패키지로 포함시키는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며 "당시에는 PSG가 이강인을 비매물로 분류했지만, 현재는 상황이 달라졌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PSG는 이강인의 이적료를 약 4000만 유로(약 630억원)로 책정하고 있지만, 나폴리 측은 이강인의 의사를 감안해 이 금액을 일부 절충하거나, 임대 후 완전 영입 조항을 삽입하는 형태의 거래도 고려 중이다.
나폴리는 안토니오 콘테 감독 부임 이후 새로운 전력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맨체스터 시티의 케빈 더브라위너 영입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상황에서, 공격진에 깊이를 더할 수 있는 자원을 찾고 있는 중이다.
이강인, 다비데 프라테시(인터 밀란), 조나단 데이비드(릴), 사무엘 베우케마(볼로냐) 등을 주요 영입 후보로 두고 있으며, 특히 이강인의 멀티 포지션 소화 능력과 전술적 유연성은 콘테 감독의 3백 시스템에서도 높은 활용도를 가질 수 있다는 평가다.

물론 이강인의 이적 가능성이 나폴리에만 한정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다수의 외신 보도에 따르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스널, 뉴캐슬, 크리스털 팰리스 등도 이강인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사우디 아라비아 리그 역시 이강인을 타깃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강인이 여전히 유럽 주요 리그에서 커리어를 이어가길 희망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실적인 행선지는 나폴리 혹은 프리미어리그로 좁혀진다.
이강인은 선수로서의 능력은 물론 아시아 선수로서의 마케팅 효과 또한 뛰어나다.
실제로 이강인 합류 이후 PSG한국 내 팬층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러한 이강인의 상업적 가치를 고려할 때 PSG가 단순히 선수단 경쟁력 측면만으로 그를 이적시킨다는 것은 다소 복잡한 사안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경쟁 심화와 출전 시간 부족은 선수가 커리어를 이어가는 데 있어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특히 오는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이강인에게는 꾸준한 출전 기회가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결국 이강인의 미래는 그의 의지와 PSG의 최종 판단에 달려 있다.
PSG의 이적 허용 입장이 확인된 만큼, 올여름 이강인의 행선지는 유럽 축구계의 주요 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한국 축구의 미래로 기대를 모으는 이강인이 어떤 선택을 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이강인 인스타그램/PSG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