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와 사랑빠진 왕자의 짝찾기…"풍자·유머 가득한 오페라"
연합뉴스
입력 2025-06-02 18:46:22 수정 2025-06-02 18:46:22
국립오페라단 '세개의 오렌지…' 이달 개막…"배우들도 웃기 일쑤"
한국 밤거리 배경으로 등장…"비현실적이고 동화적 세계 보여줄것"


인사말하는 로렌조 피오로니 연출(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로렌조 피오로니 연출이 2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N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립오페라단 2025 정기공연 '세 개의 오렌지에 대한 사랑'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6.2 ryousanta@yna.co.kr

(서울=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연습 과정에서 배우들이 서로 속닥거리기도 하고 웃음을 터뜨리기 일쑤입니다. 그 모습이 저희 극을 설명하는 가장 좋은 방법일 수 있죠." (로렌조 피오로니)

연회장에서 바닥에 넘어진 마녀를 보고 웃음을 터뜨리던 왕자가 '세 개의 오렌지와 사랑에 빠질 것'이라는 마녀의 저주를 받는다. 길을 떠난 왕자는 세 개의 오렌지 속에서 나타난 공주들을 만나는데, 과연 왕자는 진정한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

국립오페라단이 오는 26∼29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선보이는 '세 개의 오렌지에 대한 사랑'은 독특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국립오페라단 '세 개의 오렌지에 대한 사랑' 기자간담회(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로렌조 피오로니 연출이 2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N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립오페라단 2025 정기공연 '세 개의 오렌지에 대한 사랑'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6.2 ryousanta@yna.co.kr

스위스 출신 연출가 로렌조 피오로니는 연습 과정에서 웃음을 터뜨리는 배우들처럼 관객들도 유쾌하게 작품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피오로니는 2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작품은 재밌고 유쾌한 요소를 많이 포함하고 있다"며 "뿐만 아니라 비극적이고 슬픈 장면도 등장하는데, 슬플 때 웃을 수 있고 웃을 때 슬픔을 생각하는 역설을 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 개의 오렌지에 대한 사랑'은 카를로 고치의 동명 희곡을 원작으로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가 작곡해 1921년 초연한 작품이다. 이 작품이 국내에서 전막 공연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상호 국립오페라단장은 "진지하고 무거운 내용을 떠나 오페라를 즐기는 분들에게 즐거움을 드리기 위해 선택한 작품"이라며 "동화적이면서도 풍자와 유머가 가득해 조금 낯설 수 있어도 금방 작품의 매력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사말하는 최상호 국립오페라단 단장(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최상호 국립오페라단 단장이 2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N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립오페라단 2025 정기공연 '세 개의 오렌지에 대한 사랑'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6.2 ryousanta@yna.co.kr

제작진의 설명처럼 작품 곳곳에는 동화적이고 비현실적인 설정이 등장한다. 풍자적 성격이 강한 이탈리아의 즉흥극 '코메디아 델라르테'(Commedia dell'arte)의 형식을 빌려 20세기 정치적인 상황을 비판하는 대목도 찾을 수 있다.

무수한 간판으로 빛나는 한국의 밤거리가 배경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피오로니 연출은 왕자가 오렌지를 찾는 과정을 차를 타고 세계를 여행하는 로드 무비처럼 풀어내는데, 무대 영상에 한국 거리에서 촬영한 모습을 활용했다고 한다.

피오로니는 "한국의 거리 모습은 비현실적이고 동화적인 세계를 보여주는 요소 중 하나"라며 "파울 졸러 무대 디자이너와 함께 판타지적인 요소와 기술적으로 고도의 노력을 요구하는 효과를 준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인사말하는 펠릭스 크리거 지휘자(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펠릭스 크리거 지휘자가 2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N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립오페라단 2025 정기공연 '세 개의 오렌지에 대한 사랑'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6.2 ryousanta@yna.co.kr

지휘는 지난해 국립오페라단 '한여름 밤의 꿈'에서 지휘봉을 잡았던 독일 출신 지휘자 펠릭스 크리거가 맡는다. 크리거는 국립오페라단과 작업하며 전문적이고 책임감 있는 태도에 감명받았다고 단원들을 치켜세웠다.

크리거는 "한국에서 가장 인상적인 점은 작품 작업 과정이 속도감 있고 빠르게 진행된다는 것"이라며 "이러한 점을 유럽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웃음을 선사했다.

주역인 왕자 역은 독일을 무대로 활동하는 테너 김영우와 신현식이 맡는다. 김영우는 쾰른 오페라극장에서, 신현식은 로스토크 시립극장에서 솔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성악가다.

최 단장은 "김영우 테너의 경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테너고 이 역할에 가장 적합한 배우라고 생각해 과감히 캐스팅했다"며 "두 분을 선택한 것이 큰 열매를 맺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국립오페라단 '세 개의 오렌지에 대한 사랑' 기자간담회(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최상호 국립오페라단 단장이 2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N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립오페라단 2025 정기공연 '세 개의 오렌지에 대한 사랑'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6.2 ryousant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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