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을 이끌었음에도 경질설에 휘말리고 있는 안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이 자신의 미래에 대해 입을 열었다.
팀의 역사적 트로피 획득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거취가 불투명한 가운데, 그는 그리스에서 휴가를 즐기는 중 "여기서 멈춰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전했다. 구단과 선수단에 분명한 방향성을 제시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호주 방송사 'ABC'의 '오스트레일리안 스토리'와의 인터뷰에서, 가족과 함께 그리스를 여행하던 중 "이 순간만 즐기고 끝내선 안 된다"며 "토트넘과 나는 이제 성공의 맛을 봤다. 선수들도, 클럽도, 팬들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다시 이 자리에 돌아와야 하지 않겠나"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나는 우리가 이번에 이룬 성과가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선수들이 느꼈던 감정, 팬들이 보여준 열광, 클럽이 경험한 이 에너지 모두를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과거와의 비교를 통해 자신의 축구 인생을 되돌아보며 미래를 낙관적으로 내다봤다.
그는 "10년 전 우리가 첫 번째 '오스트레일리안 스토리'를 찍었을 때만 해도, 아마 여러분은 그때가 내 커리어의 정점일 것이라고 생각했을지 모른다"며 "그러나 지금 10년이 흘렀고, 나는 지금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다음 10년 동안 쓸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이런 발언들은 단순한 회고가 아니라, 현재 자신이 처한 불확실한 입지 속에서도 스스로를 지키고 토트넘과의 동행을 이어가고 싶어하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유로파리그 우승 이후 꾸준히 팀을 계속 이끌 기회를 원하고 있다는 발언을 해왔다.
특히 최근 북런던에서 열린 오픈톱 퍼레이드에서 "모든 훌륭한 드라마 시리즈는 시즌3가 시즌2보다 낫다"고 말하며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피력했다.
이 발언은 22만여 명의 팬들 앞에서 큰 환호를 이끌어냈고, 뒤에서 함께 듣고 있던 선수들 역시 모두 환하게 웃으며 해당 발언을 지지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번 시즌 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1-0으로 꺾으며 2008년 리그컵 이후 17년 만에 토트넘에 트로피를 안겼다.
이는 1984년 UEFA컵 이후 무려 41년 만의 유럽대항전 우승으로, 클럽 역사에서도 손꼽히는 쾌거다. 이와 동시에 토트넘은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과 UEFA 슈퍼컵 출전권까지 확보했다.
포스테코글루는 시즌 초반 "나는 언제나 두 번째 시즌에 트로피를 들어 올린다"고 공언한 바 있으며, 이번 유로파리그 우승은 그 발언을 증명한 결과이기도 하다.
그러나 리그 성적은 이같은 영광을 무색하게 만들 정도로 참혹했다.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 38경기에서 22패를 기록하며 승률이 29%에 그쳤고, 최종 순위는 17위에 머물렀다.
이는 1977년 이후 가장 낮은 성적으로, 강등권과의 승점 차는 단 1점이었다. 이러한 리그 부진은 감독 경질설에 불을 지폈다.

영국 복수 언론들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유로파리그 우승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경질 위기에 놓여 있다고 보도했다.
런던 지역지 '풋볼 런던'에 따르면 다니엘 레비 회장은 이번 여름을 기점으로 구단의 전면적인 개편을 추진 중이며, 새 CEO로 비나이 벤카테샴이 취임하고 파비오 파라티치 전 단장의 복귀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현행 체제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 중심에 포스테코글루의 거취가 놓여 있다.
여기에 더해, 영국 '풋볼 인사이더'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거취에 대한 결정은 일주일 안으로 마무리될 것이라고 언급하며 더욱 화제가 됐다.
특히 레비 회장은 이미 차기 사령탑 후보들과 접촉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브렌트퍼드를 이끌고 있는 토마스 프랭크 감독이다. 그는 이번 시즌 팀을 10위로 이끌었고, 전술적 유연성과 유망주 육성 능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매체에 따르면, 프랭크는 이미 토트넘 측과 구단 운영 철학, 선수단 구성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으며, 일부 이적 후보 선수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 내외부에서도 포스테코글루를 향한 평가가 계속 엇갈리고 있다.
무엇보다 선수단과 팬들 사이에서 포스테코글루에 대한 지지는 여전히 두터운 것으로 전해졌다.
'풋볼런던'은 "일부 구단 고위층은 유로파리그에 올인하는 결정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전했으나, "선수단은 포스테코글루의 리더십을 끝까지 신뢰했고, 결과적으로 우승으로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실제로 결승전을 앞두고 포스테코글루는 선수 가족들이 직접 촬영한 영상 메시지를 비공개로 준비해 경기 전 호텔에서 감동적인 순간을 연출했고, 이는 선수들의 결속을 더욱 다지는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리더십에 주목을 더했다.
이어 "과거 조세 무리뉴, 안토니오 콘테 등 세계적인 명장들도 무관으로 떠났지만, 포스테코글루는 17년 만의 트로피를 안겼다"며 "그를 경질할 경우 드레싱룸과 팬층에서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아직 구단 차원의 공식 발표는 없는 상태다.
포스테코글루 역시 구단으로부터 공식적인 연락을 받지 못한 채 휴가 중이라는 점에서, 당분간 토트넘 지휘봉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토트넘은 역사적인 유럽 트로피 획득과 최악의 리그 성적이라는 두 극단 사이에서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이제 모든 결정은 레비 회장의 손에 달려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