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과 무력 충돌한 인도, 이번엔 '국제 여론전' 총력
연합뉴스
입력 2025-06-02 15:39:58 수정 2025-06-02 15:39:58
7개 대표단 20여개국에 파견…'테러와의 전쟁' 지지 호소
전문가들 "국제사회 지지 못 받은 인도의 냉혹한 현실 반영"


나렌드라 모디 총리지난달 13일 인도 펀자브주 공군 기지를 방문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맨 왼쪽)가 군인들을 향해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인도가 지난달 파키스탄과 전면전 직전까지 가는 무력 충돌을 빚은 이후 국제 여론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달 파키스탄과 미사일 공격을 주고받는 군사 충돌을 한 뒤 휴전한 인도는 최근 들어 전 세계 주요 도시에 외교 사절단을 급파했다.

정치인뿐만 아니라 전직 외교관까지 포함된 7개 인도 대표단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을 포함한 20여개국을 찾아 지난달 인도의 파키스탄 공습 과정을 설명했다.

이들은 인도의 군사행동은 테러와의 전쟁 차원이며, 파키스탄을 향한 강경 대응을 지지해 달라고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6일 인도 의회 대표단은 한국도 방문해 김홍균 외교부 1차관을 만났고, 카슈미르 테러와 관련한 인도 정부의 입장을 설명했다.

인도는 파키스탄 영토에서 단행한 공습을 지난 50년 가운데 가장 깊숙한 공격으로 규정하고 지난 4월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발생한 테러의 보복 조치라고 주장했다.

WP는 인도가 자신들의 작전이 단순한 지역 갈등을 넘은 전 세계 테러와의 전쟁에서 새로운 전선이 됐다고 동맹국을 설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인도 야당 지도자이자 전직 유엔 외교관인 샤시 타루르는 이달 초 미국 워싱턴 방문을 앞두고 "우리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국제사회가 이해하길 바란다"며 "이 같은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결의를 보여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외교적 노력이 인도가 현재 맞닥뜨린 냉혹한 현실을 반영한다고 지적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이끄는 인도 정부는 이번 파키스탄과의 무력 충돌 당시 국제사회의 지지를 기대했지만 받지 못했다고 WP는 전했다.

그러면서 인도와 파키스탄은 이번 군사 충돌 이후 사실상 동등한 위치로 인식됐다며 이는 인도가 그동안 피하려고 한 양국 구도라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남아시아의 균형이 불안정해졌고, 이는 어떤 외교적 노력으로도 쉽게 해결될 수 없는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미국 예일대에서 남아시아학을 가르치는 수샨트 싱 교수는 "무엇보다도 이번 외교전은 모디 정부의 외교정책 실패를 자인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인도가 파키스탄을 먼저 공격한 명분인 카슈미르 테러와 관련한 명확한 증거를 아직도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도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기 어려운 이유로 꼽힌다.

인도 외교부는 지난달 7일 "테러 배후와 관련한 명확한 정보를 확보했다"고 밝혔지만 이후 구체적인 수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다.

뉴델리 주재 서방 외교관도 인도 정부가 파키스탄 연루 의혹에 관한 증거를 공유하지 않고 있다며 더 투명해지지 않으면 외교적 유화 정책도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인도 야당 의원은 WP에 "테러 공격이 발생한 상황에서 군 병력이 주둔 중인데도 이를 막지 못한 것은 심각한 정보 실패"라며 "이와 관련한 비판은 곧 반국가 행위로 몰려 누구도 문제를 제기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인도 의회 대표단 만난 김홍균 외교부 1차관[외교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s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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