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손흥민의 사우디아라비아 이적설이 2년 만에 다시 활활 타오르고 있다.
10년간 토트넘 홋스퍼에서 뛰면서 팀을 위해 헌신했고,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으로 목표를 달성한 손흥민이 커리어 막바지에 거액의 연봉을 받는 조건으로 사우디아라비아 프로리그로 향할 거라는 관측이다.
현지 언론들은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불투명한 미래와 자신이 사랑하는 구단이 토트넘에 거액의 이적료를 안길 수 있다는 점도 손흥민이 사우디아라비아 이적을 긍정적으로 고려할 만한 이유라고 짚었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토트넘은 17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가져왔음에도 불구하고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결별하기로 결정했다.
2년 전이었던 2023년 여름 당시 유럽 축구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스타 플레이어들을 영입하기 위해 이적시장에 뛰어들었던 사우디아라비아의 관심을 받았으나 토트넘 잔류를 결정했던 손흥민의 사우디아라비아 이적설에 다시 한번 불을 당긴 것은 지난달 29일(한국시간) 영국 일간지 '더 선'의 보도였다.
'더 선'은 토트넘과 가깝다고 주장하는 소식통의 발언을 인용해 "손흥민은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의 관심을 받고 있다. 토트넘은 올여름 손흥민에 대해 거액의 제안이 도착할 경우 팀의 주장인 손흥민을 매각하는 것에 열려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언론은 또 "손흥민은 토트넘이 유로파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따내자 팀에 남는 것을 기쁘게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토트넘을 좋은 상태로 만들 수 있는 기회는 손흥민에게 지금이 새로운 도전을 할 완벽한 기회라는 확신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사우디아라비아 구단들은 리버풀의 에이스인 '파라오' 모하메드 살라를 영입할 계획이었으나, 살라가 이번 시즌이 끝나기 전 리버풀과 재계약을 맺자 손흥민으로 타깃을 바꿨다는 게 '더 선'의 설명이다.
높은 공신력을 자랑하는 글로벌 스포츠 매체 'ESPN' 역시 손흥민의 사우디아라비아 이적설을 다뤘다.
매체는 지난달 31일 "사우디아라비아의 여름 이적시장은 7월20일에 시작된다"며 "이 기간 동안 가장 주목받는 선수 중 하나는 손흥민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ESPN'은 사우디아라비아 구단들이 손흥민의 기량에 반했고, 그가 가진 마케팅적 가치를 높게 평가해 향후 아시아 및 글로벌 시장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손흥민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했다며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손흥민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이유를 짚었다.

만약 손흥민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제안을 받아들일 경우, 그는 '돈방석'에 앉게 된다.
글로벌 매체 '데일리 마이너'는 31일 "최근 토트넘 홋스퍼의 주장이자 공격수 손흥민의 사우디아라비아 이적 가능성이 제기되는 중"이라며 "사우디아라비아 프로리그 내 다수의 구단들이 손흥민을 영입하는 데 관심이 있으며, 그를 선수단을 강화할 핵심 선수로 평가하고 있다"고 했다.
계속해서 "손흥민을 향한 관심은 사우디아라비아 프로리그의 경쟁력과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사우디아라비아 구단들의 전략 중 하나"라며 "손흥민의 사우디아라비아 이적 가능성을 다룬 루머는 한동안 떠돌았고, 지금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사우디아라비아 구단들은 올여름 이적료를 지불해 손흥민을 영입하거나, 손흥민이 자유계약(FA) 신분이 되는 2026년에 그를 FA로 영입할 가능성을 주시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데일리 마이너'는 손흥민이 2년 전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이티하드의 관심이 한창이었던 당시 알 이티하드로부터 4년 계약을 기준으로 57만 5000파운드(약 10억 7000만원)의 주급을 제안받았다"고 밝혔다.
연봉으로 따지면 2990만 파운드(약 556억원), 알 이티하드가 제안한 4년 계약을 모두 채운다면 손흥민은 무려 1억 1960만 파운드(약 2225억원)의 돈을 수령할 수 있었다.
당시 손흥민은 축구에 대한 자부심을 강조하면서 자신은 할 수 있을 때까지 최고 수준의 리그에서 경쟁하고 싶다는 마음을 밝히며 사우디아라비아 이적을 거부했다.
이후 손흥민은 2022-23시즌의 아쉬움을 털어내고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17골 10도움을 포함해 맹활약을 펼치며 토트넘을 유로파리그로 이끌었고, 이번 시즌에는 유로파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토트넘 소속으로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싶다는 자신의 꿈을 이뤘다.
다만 지금 손흥민을 둘러싼 분위기는 다르다.

지난 1월 토트넘이 그의 계약 연장 옵션을 발동하면서 계약 기간이 늘어난 손흥민은 다가오는 2025-26시즌을 끝으로 토트넘과의 계약이 만료된다. 손흥민은 이제 자타공인 토트넘의 레전드가 됐지만, 지금까지 토트넘의 행동으로 비춰보면 손흥민이 2025-26시즌이 끝난 뒤에도 토트넘과의 동행을 이어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에 일각에서는 토트넘이 손흥민이 FA 신분이 되기 전 그를 현금화해 이적료를 벌어들일 계획을 세운 게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손흥민의 계약 기간은 물론, 그의 나이와 최근 겪고 있는 부진 등을 고려하면 현실성이 떨어지는 이야기는 아니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7골9도움을 기록했다. 기록 자체가 나쁘지는 않지만, 손흥민 자신의 기준에서는 토트넘 입단 시즌을 제외하고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지 못한 게 이번 시즌이 처음이기 때문에 아쉬움이 남을 법하다. 또한 시즌 초반과 막바지 부상으로 경기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점도 아쉬움이 크다.
이런 점들이 모두 손흥민의 사우디아라비아 이적설로 연결되고 있다. 토트넘에 이룰 것을 다 이룬 손흥민이 오랜만에 나서는 챔피언스리그 출전을 선택할지, 아니면 커리어 이후의 삶을 고려해 거액의 연봉을 선택할지 관심이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