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파리 생제르맹(PSG) 팬들과 함께 6년 전 세상을 떠난 딸을 추모했다.
10년 전 바르셀로나에서 트레블을 차지한 뒤 딸 사나와 함께 그라운드에 깃발을 꽂는 세리머니를 했던 엔리케 감독은 PSG 팬들이 우승 직후 당시 장면을 담은 그림이 그려진 대형 걸개를 꺼내자 눈물을 쏟았다.
엔리케 감독이 이끄는 PSG는 1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인터밀란(이탈리아)과의 2024-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5-0 대승을 거두며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는 일방적이었다. 이날 PSG는 전반전에만 세 골, 후반전 두 골을 퍼부으며 이탈리아 세리에A 준우승팀 인터밀란을 상대로 완벽한 경기를 펼친 끝에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올랐다.

또한 이번 시즌 프랑스 리그1(리그앙)과 쿠프 드 프랑스(프랑스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PSG는 이번 우승으로 유러피언 트레블도 달성했다. 프랑스 슈퍼컵 우승까지 포함하면 쿼드러플이다.
PSG 팬들은 팀의 우승이 확정된 직후 대형 걸개를 꺼냈다. 엔리케 감독을 위해 팬들이 준비한 선물이었다.
걸개에는 엔리케 감독과 그의 딸 사나가 경기장 위에 PSG를 상징하는 깃발을 꽂는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이는 10년 전 독일 베를린에서 열렸던 바르셀로나와 유벤투스의 결승전에서 바르셀로나가 승리해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트레블을 차지한 뒤 엔리케 감독이 딸과 함께 경기장에 깃발을 꽂는 세리머니를 펼친 모습을 그림으로 담은 것이었다.

그러나 엔리케 감독의 딸 사나는 지난 2019년 골육암 판정을 받은 뒤 같은 해 9살의 어린 나이에 눈을 감았다.
엔리케 감독은 지난 1월 인터뷰에서 딸을 언급하며 "바르셀로나에서 딸과 함께했던 그때가 지금까지도 생생하다. PSG에서도 (바르셀로나에서 했던 것과) 같은 장면을 만들어보고 싶다"며 "비록 내 딸은 곁에 없지만, 마음으로는 함께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PSG 팬들이 엔리케 감독의 바람을 이뤄준 셈이다.
PSG 팬들이 준비한 선물을 본 엔리케 감독은 눈물을 쏟아냈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자신의 가슴을 가리키며 "나는 우리가 이기든 지든 내 인생에서 매일 딸을 생각하고 있다. 내 딸은 언제나 이곳에 나와 함께 있다"며 "팬들이 보여준 마음에 깊은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눈물을 닦은 엔리케 감독은 "우리는 역사를 썼다.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지난 시즌 초반부터 우리의 목표였다. 이제 우리는 성대한 파티를 열고, 이 순간을 즐겨야 한다"며 "특별한 시즌이 끝나가는 것은 매우 아쉬운 일이지만, 우리는 그럴 자격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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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