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대구, 최원영 기자) 두 선수의 감정이 격해지며 벤치클리어링이 일어났다.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는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정규시즌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5회초 벤치클리어링이 발생했다. 삼성 선발투수 최원태와 롯데 외야수 전준우가 신경전을 벌였다.
5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전준우가 타석에 섰다. 볼카운트 1-1서 최원태의 3구째, 투심 패스트볼이 전준우의 몸쪽으로 향했다. 공에 왼쪽 팔꿈치 보호대 부근을 맞은 전준우는 최원태와 눈이 마주치자 손가락 두 개를 편 뒤 "두 번째야"라고 말하는 듯했다. 그러자 최원태는 두 팔을 들어 올리며 억울하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전준우는 황당하다는 듯 헛웃음을 지으며 곧바로 최원태에게 달려 나가려 했고, 삼성 포수 강민호가 전준우를 껴안아 이를 제지했다. 최원태도 전준우 쪽으로 걸어왔다. 결국 양 팀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쏟아져 나왔다. 강민호는 계속해서 전준우를 껴안은 채 다독였고, 롯데 베테랑 내야수 김민성도 전준우에게 와 상황을 살폈다.
삼성에선 주장 구자욱이 최원태의 곁을 지켰다. 이후 양 팀 선수들이 다시 더그아웃으로 돌아가며 상황이 종료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최원태가 할 말이 있는 듯 전준우에게 다가갔고 두 선수 사이에 불꽃이 튀며 다시 양 팀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뛰어나왔다. 이번엔 구자욱이 전준우를 말렸고, 이성규가 최원태의 감정을 가라앉혔다.


롯데 김민성에게 이야기를 전한 강민호는 최원태에게 가 대화를 나눴다. 구자욱도 롯데 선수단을 향해 설명을 이어가며 상황을 정리하려 노력했다.
벤치클리어링이 마무리되던 시점, 구자욱은 최원태에게 사과를 전하라며 1루 쪽으로 최원태를 보냈다. 최원태는 모자를 벗고 전준우에게 고개 숙여 인사한 뒤 자신의 속마음을 이야기했다. 두 선수는 잠시 대화를 나눈 뒤 각자의 자리로 돌아갔다.
최원태와 전준우는 지난 17일 두 팀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도 감정적으로 충돌한 바 있다. 전준우가 최원태의 패스트볼에 어깨를 맞은 뒤 분노를 내보였다. 당시 삼성 코칭스태프가 전준우를 향해 고의가 아니었다는 점을 어필하면서 더 큰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이번 경기에서는 약 4분간 벤치클리어링이 펼쳐졌다. 상황 종료 후 최원태는 윤동희에게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다. 2루에서 전준우가 포스아웃되며 5회초는 그대로 막을 내렸다.
삼성 관중석에선 "최원태", 롯데 관중석에선 "전준우"를 연호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한편 삼성과 롯데는 11일 전에도 벤치클리어링을 겪었다. 지난 18일 부산 삼성-롯데전이었다.
5회말 롯데의 공격 상황서 선두타자 장두성이 삼성 선발투수 이승현(좌완)이 던진 138km/h 패스트볼에 헬멧을 맞아 쓰러졌다. 이승현에게는 KBO리그 헤드샷 사구 규정에 따라 퇴장 명령이 내려졌다. 다행히 쓰러져 통증을 호소하던 장두성은 빠르게 일어나 1루까지 걸어 나갔다. 이승현은 퇴장 전 모자를 벗고 장두성에게 거듭 사과의 뜻을 밝혔다.
삼성은 이승현의 퇴장에 따라 투수 양창섭을 구원 등판시켰다. 양창섭은 전민재에게 3점 홈런을 맞으며 실점했다. 이후 후속타자 윤동희에게 초구부터 머리 쪽으로 향하는 148km/h 패스트볼을 던졌다. 윤동희는 화들짝 놀라 공을 피하면서 쓰러졌다.
이때 김태형 롯데 감독이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왔다. 3루 방면 삼성 더그아웃 쪽을 향해 고함을 질렀다. 대기 타석에 있던 베테랑 정훈을 비롯해 롯데 선수들이 급히 김 감독을 말렸으나 결국 벤치클리어링으로 이어졌다. 추가 충돌 없이 상황은 종료됐다.
삼성 벤치는 불필요한 오해를 막고자 투수를 이승민으로 다시 교체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롯데 자이언츠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