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구, 최원영 기자) 첫 단추를 완벽하게 끼우진 못했다.

롯데 자이언츠 새 외국인 투수 알렉 감보아는 2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KBO리그 공식 데뷔전서 4⅔이닝 5피안타 3사사구 9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총 투구 수는 89개(스트라이크 60개)였다. 패스트볼(45개)과 슬라이더(27개), 커브(13개), 체인지업(4개)을 구사했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55km/h를 찍었다.

1회말 김지찬의 루킹 삼진, 이재현의 중전 안타로 1사 1루. 김성윤을 3구 헛스윙 삼진, 디아즈를 2루 땅볼로 정리했다. 2루수 고승민이 수비로 감보아를 도왔다.

감보아는 2회말 삼성의 '발'에 당했다. 김영웅의 3구 헛스윙 삼진 후 강민호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다. 류지혁의 투수 땅볼, 박승규의 우전 안타, 이성규의 몸에 맞는 볼로 2사 만루. 후속 김지찬이 투수 방면 땅볼을 쳤다. 감보아의 1루 송구가 살짝 빗나가며 1루에서 세이프. 3루 주자 류지혁이 득점해 삼성이 1-0 선취점을 올렸다. 

1루에서 공을 잡은 고승민은 2루로 귀루하던 주자를 잡아내기 위해 2루로 송구했다. 틈을 타 3루 주자 박승규가 홈으로 파고들었다. 2-0을 만들었다. 이어 이재현의 볼넷으로 다시 만루.

후속 김성윤의 타석에서 '삼중도루'가 나왔다. 감보아가 3루를 등진 채 상체를 90도로 숙이고 숨을 고르며 투구를 준비하는 사이 누상의 주자들이 달리기 시작했다. 포수 유강남이 다급히 일어났지만 감보아는 알아채지 못했다. 3루 주자 이성규가 홈으로 들어와 3-0을 이뤘다. 계속된 2사 2, 3루서 감보아의 폭투로 3루 주자 김지찬이 홈을 밟았다. 점수는 4-0이 됐다.




감보아는 김성윤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워 2회를 끝마쳤다.

삼성이 선보인 '삼중도루'는 역대 KBO리그 9번째 진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2024년 9월 8일 LG 트윈스가 잠실 한화 이글스전에서 달성했다. 당시 문보경, 오지환, 구본혁이 동시에 질주했다.

3회말 감보아는 디아즈를 3구 헛스윙 삼진, 김영웅을 2루 땅볼로 처리한 뒤 강민호에게 유격수 방면 내야안타를 허용했다. 류지혁의 투수 땅볼로 3아웃을 채웠다.

4회말엔 박승규의 헛스윙 삼진, 이성규의 포수 스트라이크 낫아웃 상태서 포수 태그아웃, 김지찬의 2루 땅볼로 삼자범퇴를 빚었다.

5회말 감보아는 이재현의 3구 헛스윙 삼진 후 김성윤에게 땅볼을 유도했다. 유격수 전민재가 공을 단번에 포구하지 못했고, 송구 실책까지 범해 1사 2루로 이어졌다. 디아즈의 몸에 맞는 볼로 1사 1, 2루. 김영웅을 루킹 삼진으로 처리한 뒤 감보아의 투구 수는 89개가 됐다. 롯데 벤치는 투수 김강현을 교체 투입했다. 김강현이 강민호에게 유격수 땅볼을 끌어내 이닝에 마침표를 찍었다.

롯데는 최근 어깨 부상인 선발투수 찰리 반즈와 결별했다. 대신 지난 14일 감보아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이적료 10만 달러, 연봉 총액 33만 달러(연봉 30만 달러, 옵션 3만 달러)에 합의했다.

감보아는 최근까지 미국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 산하 트리플A팀 오클라호마시티 코메츠에 몸담았다. 현재 다저스에서 뛰고 있는 김혜성의 동료로 이름을 알렸다.

마이너리그 통산 성적은 131경기(선발 41경기) 359⅔이닝 28승22패 3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4.23으로 준수했다. 올해는 8경기(선발 2경기) 19⅓이닝서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4.19를 기록했다.




감보아는 입국 후 지난 18일 롯데의 홈인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첫 불펜 피칭에 임했다. 주형광 1군 메인 투수코치, 포수 유강남과 정보근이 투구를 지켜봤고 구위는 충분하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이후 감보아는 지난 21일 퓨처스리그에 선발 등판해 실전 경기를 소화했다. 삼성 2군 선수단과 맞붙어 3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 투구 수 40개를 선보였다. 패스트볼(25개)과 슬라이더(6개), 커브(5개), 체인지업(4개)을 구사했고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53km/h였다.

27일 삼성 1군 선수단을 상대로 공식 데뷔전을 펼쳤다. 경기 전 김태형 롯데 감독은 "감보아는 오늘 투구 수 90개를 넘기진 않을 것이다. 많으면 85개 정도 생각 중이다"며 "1선발을 교체했기 때문에 그 역할을 기대 중이다"고 말했다.

또한 김 감독은 "첫 등판이 가장 중요하다. 타자들에게 맞든 안 맞든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는 모습, 경기 운영 능력, 커맨드 등을 집중해서 보려 한다"며 "그런 점들을 보면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온다. 선수 본인도, 팀도 기대는 많이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반면 삼성의 전략은 주효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구위가 좋다고 보고 받았다. 약점을 찾아 파고들기로 했다.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뛰는 야구를 해보려 한다"고 예고했다. 계획대로 감보아를 공략하는 데 성공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