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지(Bungie), 신작 '마라톤' 아트 도용 인정했다
게임와이
입력 2025-05-25 21:08:49 수정 2025-05-25 21:08:49

 세계적인 게임 개발사 번지(Bungie)가 자사의 신작 게임 '마라톤(Marathon)' 알파 버전에서 아티스트의 작품을 무단으로 사용한 사실이 밝혀져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 사건은 디지털 아티스트 @4nt1r34l(이하 안티리얼)의 폭로로 시작되었으며, 번지는 이를 인정하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 사건은 번지의 지속적인 아트 도용 문제와 스튜디오 내부의 사기 저하 문제를 부각시키며 업계와 팬들 사이에서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5월 15일, 안티리얼은 X 플랫폼에서 마라톤 알파 버전의 환경 디자인에 2017년 자신이 제작한 포스터 디자인이 대거 포함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안티리얼은 자신의 작품과 마라톤의 게임 내 스크린샷, 공식 웹사이트 이미지, 프레스 키트 아트를 비교하며 명백한 유사성을 지적했다. 특히 그녀의 그래픽 디자인, 텍스트 요소, 심지어 개인 로고까지 게임 내 구조물 표면에 그대로 사용된 점을 강조했다.

안티리얼은 게시글에서 "번지가 지난 10년간 제가 다듬어온 디자인 언어를 과도하게 차용해 게임을 제작할 때 저를 고용할 의무는 없지만, 제 작업물이 보수나 크레딧 없이 게임 전반에 걸쳐 도용당했다는 사실은 명백하다"고 밝혔다. 그녀는 이어 "10년간 이 작업으로 꾸준한 수입을 얻지 못했고, 대형 회사 디자이너들이 제 작업을 무단으로 활용하는 동안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해왔다"며 심경을 토로했다.


@4nt1r34l가 도용을 주장한 디자인


@4nt1r34l가 도용을 주장한 디자인

이에 대해 번지는 5월 16일 공식 X 계정(@MarathonDevTeam)을 통해 입장문을 발표했다. 번지는 "마라톤에서 아티스트 데칼이 무단으로 사용되었다는 우려를 즉시 조사했고, 전직 번지 아티스트가 이를 텍스처 시트에 포함시켜 게임에 사용된 것이 확인되었다"고 밝혔다. 또한 "현재 아트 팀은 이 문제를 전혀 알지 못했고, 이러한 감독이 어떻게 발생했는지 검토 중"이라며, 안티리얼과 직접 연락을 취해 문제를 해결하고 아티스트에게 정당한 보상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번지는 추가적으로 "아티스트의 허락 없이 작품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정책"이라며, "유사한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게임 내 모든 자산, 특히 전직 아티스트가 작업한 부분을 철저히 검토하고, 모든 아티스트 기여를 문서화하는 엄격한 절차를 도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번지 왈: "아티스트의 허락 없이 작품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정책"

번지의 공식 입장에도 불구하고, 커뮤니티와 팬들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특히 번지가 이번 사건을 '전직 직원의 실수'로만 치부하려는 태도에 대해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X 사용자 @LUCKYY10P는 "마라톤의 현재 아트 팀과 직원들이 안티리얼을 이 앱에서 팔로우하고 있다. 10년 이상 이 독특한 스타일을 개발한 소규모 아티스트를 팔로우하면서도 크레딧을 전혀 주지 않았다는 게 말이 되나? 우연히 게임 전체 테마가 그녀의 스타일과 일치했다는 변명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이번 사건은 번지의 첫 아트 도용 논란이 아니다. @GaminCounselor는 과거 번지의 유사 사례를 언급하며, "데스티니 2(Destiny 2)"의 2021년 '퀸 트레일러'와 2023년 컷신, 2024년 '에이스 오브 스페이드(Ace of Spades)' NERF 건 디자인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4년간 4번의 아트 도용 논란이 발생한 점은 번지의 아트 부서가 표절 문제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번 논란은 단순한 아트 도용 문제를 넘어 번지 내부의 더 큰 문제를 드러냈다. 유로게이머(Eurogamer)와 포브스(Forbes)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번지 스튜디오의 사기는 "자유 낙하" 상태에 있으며, 직원들은 마라톤 프로젝트의 방향성과 리더십에 대해 깊은 불만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분위기가 이보다 나쁜 적이 없었다"고 밝혔다.

특히 마라톤 개발팀은 5년 전부터 경영진에게 게임 디자인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으나 무시당했다고 주장한다. 개발자들은 PvE 요소 추가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며, 이번 아트 도용 논란으로 인해 마케팅 계획 변경과 플레이테스트 일정 조정, 심지어 예정된 2023년 9월 23일 출시 일정에도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X 사용자 @PaulTassi는 포브스 기고를 통해 "마라톤은 더 이상 성공의 길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며, 1600단어 분량의 분석 기사에서 프로젝트의 미래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아트 도용 논란과 더불어 알파 테스트에서 받은 엇갈린 피드백이 번지의 위기를 가중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안티리얼의 사례는 게임 산업에서 아티스트의 권리가 종종 무시되는 현실을 보여준다. 그녀는 "법적 대응을 할 자원도, 에너지도 없다"며 대형 스튜디오와의 불공정한 관계를 지적했다. 번지의 아트 디렉터 조셉 크로스(Joseph Cross)를 포함한 여러 직원이 그녀를 팔로우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연락도 없었다는 점은, 그녀의 디자인이 의도적으로 활용되었을 가능성을 의심케 한다.

더 나아가, 안티리얼의 작업은 마라톤의 "그래픽 리얼리즘" 스타일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윈도우 센트럴(Windows Central)은 "마라톤의 아트 디렉션은 팬들이 가장 사랑하는 요소 중 하나지만, 그 기반에는 도용된 작업물이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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