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김혜성이 최근 두 경기 연속 선발로 나와 맹활약한 가운데 LA 다저스 팬들은 그가 마이너리그로 돌아갈 가능성에 대해 압도적인 반대표를 던졌다.
미국 유력지인 'LA 타임스'도 그의 빅리그 잔류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LA 다저스 김혜성은 1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시작된 2025 MLB 애슬레틱스와의 경기에 9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3안타 2타점 4득점 2볼넷 1도루를 기록하며 최고의 하루를 만들었다.
김혜성은 전날 애슬레틱스전에서 빅리그 데뷔 첫 홈런을 쏘아올리는 등 '멀티히트'를 뽑아내는 기염을 토한 김혜성은 하루 만에 한 발 더 나아가 3안타를 찍었으며 5타석 모두 출루하는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이로써 김혜성은 28타수 12안타를 기록하며 타율 0.429를 기록, '꿈의 4할 타율' 진입을 이뤄냈다. OPS(출루율+장타율)는 무려 1.038까지 치솟았다.
다저스도 초반에 화력을 쏟아내며 원정팀을 19-2로 대파했다. 이날 승리로 다저스는 29승 15패(승률 0.659)를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를 지켰다.

이날 다저스는 오타니(지명타자)~무키 베츠(유격수)~프레디 프리먼(1루수)~맥스 먼시(3루수)~앤디 파헤스(우익수)~마이클 콘포토(좌익수)~달튼 러싱(포수)~스티브 아웃맨(중견수)~김혜성(2루수)으로 이어지는 라인업을 내세웠다.
김혜성의 타격을 첫 타석부터 불을 뿜었다.
김혜성은 다저스가 3-2로 앞서고 있던 2회 1사 1루에서 1B 상황에서 상대 투수 우완 오스발도 비도의 2구를 때려 우익수 앞 안타를 만들었다.
다저스는 이후 1사 1, 3루 찬스에서 후속 타자 오타니 쇼헤이가 희생타를 쳐 한 점 더 뽑아내고 4-2로 달아났다.
여기서 김혜성의 빠른 발이 위력을 떨쳤다. 오타니 다음 타자인 무키 베츠 타석 때 오스발도의 3구 이후 도루를 시도해 성공했다. 이어 베츠가 볼카운드 2B 2S에서 적시타를 때렸다. 김혜성이 '혜성'처럼 빠른 발을 이용해 2루에서 순식간에 홈을 밟고 득점까지 일궈냈다.
김혜성은 연속 타석 안타를 일궈냈다. 다저스가 6-3으로 앞선 3회 1사 1, 2루 기회에서 원정팀 바뀐 투수 스콧 알렉산더의 초구를 때려 좌익수 앞 안타를 일궈내고 타점을 올렸다.

김혜성은 후속타자 오타니의 3점포 때 홈을 밟아 이날 두 번째 득점을 올렸다.
3~4번째 타석에선 빅리그에 온 뒤 첫 볼넷을 연속 타석으로 골랐다. 특히 3번째 타석이었던 4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등장해 출루에 성공했다. 오타니가 투런포를 쳐내면서 김혜성은 이날 3번째 득점을 올리고 뒤에 걸어들어오던 오타니와 하이파이브를 했다.
김혜성은 8회에 무사 1, 2루에서 한 번 더 등장해 이날 타점과 득점을 하나씩 더 추가했다. 애슬레틱스는 8회 야수인 조니 페레다를 마운드에 올렸다. 김혜성의 타구는 우익선상 라인 안쪽을 맞고 관중석으로 들어가면서 1타점 2루타가 됐다. 김혜성은 후속타자 적시타로 이날 4번째 득점을 올렸다.
앞서 김혜성은 15일 애슬레틱스전 2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상대 선발 거너 호그런드의 6구째 체인지업을 때려 2루수 앞 내야 안타를 날렸다. 김혜성의 빠른 발로 만든 내야 안타였다.
이어 5회말엔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서 호그런드의 2구째 92.2마일(시속 약 148km) 포심 패스트볼을 통타해 타구 속도 167km/h가 측정된 비거리 123m짜리 우중월 동점 솔로 홈런을 때렸다. 메이저리그 데뷔 첫 홈런을 쏘아 올렸다.
16일에도 활약을 펼치면서 김혜성이 빅리그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다저스 팬들과 현지 언론도 김혜성의 빅리그 잔류 필요성을 일제히 강조하고 나섰다.
김혜성은 지난 4일 2루수와 중견수를 오가던 전 한국 대표 토미 에드먼이 발목 부상으로 열흘짜리 부상자 명단(IL)에 오르자 공백을 메우기 위해 빅리그 콜업을 받고 당시 진행 중이던 애틀랜타 원정에 합류했다.
최근엔 또 다른 야수 테오스카 에르난데스도 왼쪽 내전근을 다친 상태다.
둘의 복귀가 점점 다가오고 있어 빅리그에 잘 적응하고 있는 김혜성 거취에 대한 관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김혜성은 오타니 앞에 찬스를 만들어주는 최고의 9번 타자 역할을 해내는 중이다.
팔로워가 30만명에 육박하는 '다저스 네이션'은 17일 오전 3시32분부터 "에드먼과 테오스카가 복귀하면 다저스가 김혜성을 내보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란 질문을 던졌다. 같은 날 오전 6시까지 2500여명이 투표에 참가한 가운데 82%가 '안 된다'에 표를 던져 '그렇다' 15%를 훨씬 앞섰다.
김혜성이 빅리그 입성 보름도 되지 않아 다저스의 고민이었던 하위 타순 위력 상실 문제를 해결했다는 의견에 동의한 셈이다.

유력지인 LA 타임스도 같은 날 보도를 통해 "김혜성은 좋은 타격과 훌륭한 발을 통해 다저스의 공격력을 변화시켰다"며 "다저스에 계속 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저네이션과 뉴스위크 소속인 노아 캠라스 LA 다저스 담당 기자는 개인 SNS 계정을 통해 "김혜성은 단지 26인 로스터에 있을 자격만 있는 게 아니다. 매일 선발로 나설 자격이 있다"며 극찬했고, "다저스 타선에서 9번 타자로 완벽히 들어맞는 선수"라고 높이 평가했다.
다저스는 17일 오전 11시10분 같은 LA를 연고로 하는 LA 에인절스와 인터리그 홈 경기를 치른다. 김혜성이 처음 만나는 팀을 상대로 어떤 활약을 펼칠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